Chapter 1 of 1

Chapter 1

나는 늘 똑같은 말만 되풀이한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그래도 나는 언제까지나, 스스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만큼은 떼쟁이 아이가 뭔가를 조르는 것보다도 더 성가시다고 여겨질 만큼 말하고 싶다. 나 자신이 이미 그러하거니와, 우리 주변의 어느 사람이든 너무 바쁘다. 남이 하는 말은커녕 자신이 한 말조차 조금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고, 벌써 다음 자신의 말에 열중하고 있다. 남의 말을 하나하나 머릿속에서 음미하는 사람 같은 건 거의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그러니 나는 꼭 받아들여 주었으면 하는 중요한 것만큼은 언제까지나 귀찮다고 호통을 들을 만큼 계속 말하고 싶다.

마땅히 걸어야 할 길로서 내가 스스로 걸어온 길을 돌아볼 때, 나는 돌이킬 수 없는 실책을 많이 안고 있다. 아직도 아찔하고 꽤나 통과하기 힘든 곳도 지나왔다. 지금 이렇게 여러 사건이 있었던 과거를 되돌아볼 때, 가장 나 자신을 이끌고 가르쳐 준 것은 내심의 쟁투였다. 나에게 가장 고통스러웠던 것도 바로 그것이었다.

꽤 편안한 학교 생활을 마치고 처음 부딪힌 것은 불법적인 주변의 압박에 대한 반항이었다. 누구에게나 대개 같은 형식으로 찾아오는 결혼이었다. 나는 그것을 뿌리쳤다. 그러나 꽤 성가신 인정의 올가미가 촘촘히 엉켜든 귀찮은 결과를 불러왔다. 나는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힐책과 속박과 조롱을 받았다. 모든 것이 적의를 품고 보이는 한가운데에서, 나는 반항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따금 육친들의 감상적인 태도에 반항의 기세가 꺾일 것 같기도 했다. 그러나 더 많은 진심으로 나를 감싸 주는 애인이 있었다. 그렇게 헤쳐 나왔을 때, 나는 훌륭한 일 하나를 해낸 기분이었다. 남들이 모르는 많은 고통을 나 혼자 맛본 기분이었다. 정말로 대단한 일을 한 기분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나에게는 그것이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다. 나는 더 많고 더 깊은 고통을 알지 않으면 안 되었다.

처음으로 남들만의 세계에서 교섭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비로소 자신이라는 존재의 비참함을 보았다. 정말로 혼자다, 라고 생각했을 때, 내 마음은 저절로 두고 온 고향 친구들에게로 이끌려 갔다. 내가 아무리 습속을 경멸하고 반항으로 가득 차 있어도, 나의 겁 많은 마음은 그 반항을 남들에게, 일찍이 육친에게 향했던 것처럼 쉽게 향하기를 허락하지 않았다. 내 몸 속을 사람들에 대한 혐오와 반항과 경멸이 소용돌이치며 출구를 찾아 조급해하는 때에도, 나는 그 소용돌이의 출처를 쉽게 찾으려 하지 않았다.

나는 자신의 그 이상한 모순을 가만히 응시했다. 그 소용돌이를 가라앉히기보다 드러내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 내게도 분명했다. 그때마다 언제나 이번에야말로 하는 결심을 했다. 그러나 그것이 언제나 바로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마침내 내 내심에서는 결심을 단행할 용기가 나오지 않는 것이냐고 하는, 자신의 나약한 의지에 대한 분노가 불타올랐다. 나의 혈구 속에, 세포 하나하나에까지 파고든 습속 앞에서 나의 분노는 아무런 저항력도 없이 무너져 내렸다. 나는 자신에게 절망할 뻔했다.

그래도 나는 그 일에 대해 꽤 생각했다. 그 비겁한 태도가 남에게 나쁜 인상을 주고 싶지 않다는 허영심에서 비롯됨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그것을 깨부수지 않았다. 곧 나는 내가 아무리 그렇게 좋게 보이려 애써도 그것이 아무 효과도 없음을 알게 되었다. 내 진짜 가치 이상으로 조금이라도 좋게 봐 달라 한들 소용없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다. 나의 쓸데없는 사양이나 조심성은 차츰차츰 사라져 갔다. 그래도 주요한 교섭에서는 역시 그것이 고개를 들어 곤란했다. 나는 정말 사소한 일이지만, 육친과 타인이라는 관계의 구분이 너무도 깊이 내 안에 배어 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냉정하게 비판하는 데 있어서는 육친도 타인도 같다. 내 머릿속에서는 부모든 타인이든 일절 개의치 않고 거리낌 없이 해부하고 비판한다. 그러나 그것이 한번 실생활에 관여하게 되면, 이상한 사랑이 육친에 대한 경멸의 마음을 밀어내고, 타인에 대해서는 그대로의 비판이 여전히 지배한다. 이것도 나를 얼마나 괴롭혔는지 모른다. 특히 나는 사랑하는 낭군의 육친에 대해서는 타인이었다. 억지로 교섭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전에 내가 육친을 거스를 때의 고통보다도 몇 배나 더한 괴로움을 그 교섭 속에서 겪지 않으면 안 되었다. 처음에는 그것이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왜 나는 이렇게까지 괴로워해야 한단 말인가. 이런 고통에 사로잡혀 있을 바에야 이런 사람들과 교섭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내가 그 사람들에게 불쾌한 감정을 가지면 가질수록 자신의 육친에 대한 사랑을 더욱 힘차게 떠올리게 되는 것을, 나는 가만히 바라보고 그냥 넘길 수 없었다. 낭군은 내가 그를 사랑하는 것처럼 나를 사랑해 준다. 내가 육친을 사랑하는 것처럼 그도 육친을 사랑함에 틀림없다.

예로부터 얼마나 많은 부인들이 이 일로 괴로워해 왔는지를 생각했을 때, 나는 이 괴로움이 결코 어처구니없는 것이 아님을 알았다. 이 괴로움을 어떻게 해결하는가 하는 것에 자기 자신에 대한 흥미를 느꼈다. 모두가 이 괴로움을 체념하며 통과해 왔다. 나 자신도 남들처럼 이 길에 발을 들여놓았다. 나는 결코 이것이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여겨서는 안 된다. 어떻게든 이 길을 얼버무리지 않고 통과하고 싶다고 바랐다.

그러나 내가 그렇게 생각했을 때에는 그 고통이 그다지 강한 것은 아니었다. 차츰차츰 자신과 타인의 구분을 세울 수 있게 되었다. 타인이 하거나 말하는 것이 신경 쓰이지 않게 되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한다. 말하고 싶은 것을 한다. 타인도 마음대로 하게 두고 말하게 한다는 것을 태연히 할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의 가치가 좋게 말해지거나 나쁘게 말해지는 것에 따라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는 자각이 분명해졌다.

나는 무엇 때문에 쓸데없는 경험담을 꺼낸 것인가? 모든 젊은 부인들 앞에 펼쳐진 길이 지금도 같다는 것을 내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낯선 사람들로부터, 젊은 부인들로부터 자신의 처지를 호소해 오는 많은 편지에서도 알 수 있고, 그 밖에 우리들의 좁은 견문 속의 많은 부분을 그러한 문제가 차지하고 있지만, 그녀들은 대체로 완강하게 반항하지 못하는 것 같다. 설령 했다 하더라도 앞서 내가 쓴 것처럼, 이미 그 반항이 훌륭한 자신의 힘을 증명한 사실로서 안심하고 있는 사람이 더 많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것은 관문을 벗어난 데 불과하고, 그 이후 자신 하나를 남들 속에 밀어 넣고 교섭하기 시작할 때에 진짜 일이 기다리고 있다. 타인과의 교섭에는 오만과 허위가 어떻게 해도 용납되지 않는다. 어쩌면 오만이 아닐 수도 있다. 육친에 대할 때와 같은 “제멋대로”와 반항을 그대로 타인에게 향하려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실패한다. 그렇게 해서 자신이 한 일에 권위가 없어진다. 일찍이 나도 그 길을 걸었다. 오해받고 화를 냈지만, 그 오해는 당연한 것이었다. 걸어야 할 길은 피할 수 없다. 나는 여기에 적은 내 내심의 경험이 앞으로 그러한 길을 걸어야 할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노인 같은 생각으로 써 보았다. 모든 사람에게 한결같이 내가 생각하는 만큼 중대한 일인지 어떤지는 나로서도 알 수 없다. 다만 이것은 나 한 사람의 과오를 돌아보고 떠오른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

[『제삼제국(第三帝國)』 제39호, 1915년 5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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