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태양 매직의 노래는 이미 푸른 하늘 가득, 쉴 새 없이 와아아 와아아 와아아 와아아 울리고 있어요.
우리는 노란 실습복을 입고 무너져 가는 벽돌 분뇨통이 있는 곳에 모였어요.
겨우내 늘 입술이 새파래져서 덜덜 떨고 있던 아베 도키오(阿部時夫)가, 오늘은 아주 생기 도는 얼굴빛이 되어 싱글싱글 싱글싱글 웃고 있어요. 정말이지 아베 도키오라면, 겨우내 몸이 안 좋았던 게 아니라 셔츠를 한 장밖에 갖고 있지 않았던 것이지요. 게다가 키가 커서, 교실에서도 가장 난로에서 멀리 떨어진 부서진 문틈으로 바람이 휭휭 들이치는 북동쪽 구석 자리였던 거예요.
하지만 오늘은 이렇게 하늘이 새파랗고, 보고 있으면 정말 두근거릴 만큼, 마른 풀도 뽕나무 숲의 노란 줄기도 눈부실 정도예요. 게다가 퇴비 헛간 뒤의 두 조각 구름은 멋지게 빛나고 있고, 가까운 하늘에서는 종다리가 마치 설탕물처럼 떨려서 맑은 공기 가득 노래하고 있어요. 이제 누구라도 가슴속에서 뭉게뭉게 솟아오르는 기쁨에 웃음을 터뜨리지 않고서는 못 배기겠지요. 그렇지 않으면 억지로 입을 옆으로 크게 벌리거나, 일부러 이마를 찌푸리거나 하며 그 기쁨을 감추고 있는 거예요.
(코로나는 육십삼만이백
※‥‥‥
※‥‥‥
아아 곱구나, 정말로 새빨간 불꽃놀이 같구나.)
저것은 리튬의 홍염(紅焔)이겠지요. 정말이지 광염보살 태양 매직의 노래는 하늘에도 땅에도 있는 힘껏, 햇빛의 자그맣고 자그마한 제비꽃색이며 등자색이며 빨강 물결과 함께 한껏 울리고 있어요. 카이로 남작도 어서 최고급 비단 프록 코트를 입고 환한 곳으로 뛰쳐나오는 것이 좋겠지요.
버드나무에서도 자작나무에서도, 또 마른 풀의 땅속줄기에서도 달빛색 달콤한 수액이 살랑살랑 흔들리기 시작하고, 일찍 돋아난 원추리며 토끼풀 새싹에는 벌써 황금빛 작은 녹말 알갱이가 동동 떠올랐다 가라앉았다 하고 있어요.
(※‥‥‥
코로나는 삼십칠만십구
※‥‥‥
※‥‥‥ )
무너져 가는 벽돌 분뇨통 안에서는 맥주처럼 거품이 부풀어 오르고 있어요. 자, 차례대로 통에 길어 담읍시다. 사방이 이렇게나 환하고, 라듐보다 더 격렬하면서 또 부드러운 빛의 물결이 한껏 한껏 떨리고 있는데, 도대체 어떤 것이 더럽고 어떤 것이 나쁘다는 걸까요. 이제 거품이 펑펑 흘러넘쳐도 좋아요. 푸른 하늘 가득 울리는 저 쩌렁쩌렁한 태양 매직의 노래를 들어 보세요.
(코로나는 육십칠만사천
※‥‥‥
※‥‥‥ )
자, 그러면 모두 함께 이걸 시모다이의 보리밭까지 가져갑시다. 이쪽 벼랑은 너무 가파르니 역시 여학교 뒤를 돌아 버드나무가 있는 데의 비탈을 내려가도록 하지요. 괜찮아요, 이십 분도 안 걸려요. 되도록 키가 비슷한 사람끼리 둘이서 한 통씩 메 주세요. 그래요, 읍내 뒤를 지나가는 거예요. 아베 군은 함께 갈 사람이 없네요, 그건 나와 함께 갑시다. 아아, 울리고 있다, 울리고 있다, 사방 가득 울리고 있는 태양 매직의 노래를 보세요.
(※‥‥‥
※‥‥‥
코로나는 팔십삼만오백
※‥‥‥
※‥‥‥ )
눈부신 산의 눈 반사예요. 내가 일을 하면서, 또 무거운 짐을 나르면서, 손으로 물을 떠 마실 수도 생각에 잠길 수도 없을 때는, 그곳에서 흰빛이 얼음처럼 내 목구멍으로 밀려와서 꿀꺽 내 목구멍을 울리고는, 모두 다 낫게 해 주는 거예요. 게다가 지금이라면 우리 무릎은 마치 최고급 용수철 같아요. 작년 가을처럼 그렇게 차가운 바람 속이라면 일도 꽤나 고됐겠지만, 지금이라면 너무도 수월해서 그저 어깨가 좀 묵직한 걸 참기만 하면 돼요. 그것도 오히려 가슴이 뜨거워져서 기분 좋을 정도예요.
(코로나는 육십삼만십오
※‥‥‥
※‥‥‥ )
오 울새, 울며 가네 울며 가네, 음표처럼 날아가요. 빨간 윗옷으로 어디까지 오늘은 달려가는 거니. 좋겠다, 정말이지,
돌아오라, 울새, 아카시아 둥지.
붉은 윗옷 입고 들과 산을 넘어
(※‥‥‥
※‥‥‥
코로나는 삼십칠만이천
※‥‥‥ )
저쪽 모퉁이에서 빨간 머리 아이가 하나, 이쪽을 엿보며 웃고 있어요. 이봐, 대장, 증서는 잘 챙겨 두었니. 공책에는 반과 이름을 해서로 다 써 놓았어?
자, 봄이다, 노래하고 달리고 뛰어오르고 해 보렴. 가제노 마타사부로(風野又三郎)도 어느새 유리 망토를 팔랑팔랑 흔들며, 아주 신이 나서 머리를 찰랑찰랑 흩날리며 들판을 날아 걸으면서 봄이 왔다, 봄이 왔다 노래하고 있어. 정말로 이제, 달리고 노래하고 뛰어오르고 해 보렴. 우리는 지금 바쁘단다.
(코로나는 팔만삼천십구
※‥‥‥
※‥‥‥ )
모래 흙이 부드러운 향기의 숨을 내쉬고 있어요. 지금까지 쉬고 있던 벌레들이 어렴풋이 이제 막 눈을 뜨고, 조용히 숨을 쉬고 있는 듯해요. 보리는 반들반들 빛나고 있어요. 눈 아래에서 무사히 녹아 나온 푸른 보리예요. 어서 달려갑시다, 달려가기만 하면 보리가 곧 빨아들일 거예요.
(코로나는 팔만삼천십구)
우리가 국자로 거름을 보리에 끼얹으면, 물은 어쩌면 저렇게 아직 힘을 주지도 않았는데 수은처럼 푸르게 빛나며 방울이 되어 보리 위로 튀어 오르는 걸까요, 또 모래 흙은 어쩌면 저렇게 목마른 아이가 물을 들이켜듯이 거름을 빨아들이는 걸까요. 이제 정말이지 그래야만 하기 때문에, 그것이 단 하나의 길이기 때문에 저절로 자꾸자꾸 그렇게 되는 거예요.
(코로나는 십만팔천이백
※‥‥‥
※‥‥‥ )
이번에 돌아갈 때는 우리 지름길로 저 가파른 비탈을 올라갑시다. 저쪽 비탈이라면 삼나무가 다시마 같기도 벨벳 같기도 해요. 아베 군, 잠자코 하늘을 보며 걷고 있는데 도대체 무얼 보고 있는 거니. 그래 그래, 푸른 하늘 저렇게 높은 곳, 권운(巻雲)마저 떠 있을 듯한 곳을, 세 마리 매인지 무슨 새인지, 아니면 두루미인지 스완인지, 삼지창 끝처럼 날개를 뻗어 하얗게 빛나며 날아가고 있어요.
(코로나는 삼십칠만이백
※‥‥‥
※‥‥‥ )
어라, 이 도랑의 작년 작은 통나무 다리는 눈 녹은 물에 떠내려갔구나, 몸만이라면 금방 뛰어넘을 수 있겠지만 거름통은 어쩌나. 아베 군, 먼저 뛰어넘어 주게. 잘했어, 좀 철퍽 이끼에 빠졌지만, 뭐 괜찮아, 그러면 내가 지금 이쪽에서 통을 매달 테니 그쪽에서 받아 주게. 자, 무겁다, 나는 기중기의 일종이지. 무겁다, 호, 멜대가 저절로 자석처럼 자네 손에 빨려 들어갔구나. 태양 매직이지 정말로. 잘했어.
(※‥‥‥
※‥‥‥ )
버드나무에서도 자작나무에서도, 인광 같은 수액이 가득 맥을 치고 있어요.
●図書カー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