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of 1

Chapter 1

첼로 켜는 고슈

미야자와 겐지

고슈는 마을 활동사진관에서 첼로를 켜는 담당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다지 잘 켜지 못한다는 평판이었습니다. 잘 켜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사실은 동료 악사들 가운데서 가장 서툴렀기 때문에, 늘 악장에게 시달리곤 했습니다.

한낮이 지나 모두가 분장실에 둥그렇게 둘러앉아 이번에 마을 음악회에서 연주할 제6교향곡을 연습하고 있었습니다.

트럼펫은 죽을힘을 다해 노래하고 있습니다.

바이올린도 두 가닥, 바람처럼 울리고 있습니다.

클라리넷도 부우 부우 거기에 거들고 있습니다.

고슈도 입을 꾹 다물고 눈을 접시처럼 동그랗게 뜬 채 악보를 노려보면서 한마음으로 켜고 있습니다.

갑자기 짝 하고 악장이 두 손을 마주쳤습니다. 모두 딱 하고 곡을 멈추고 조용해졌습니다. 악장이 호통쳤습니다.

「첼로가 늦었다. 토오테테 테테테이, 여기서부터 다시. 자.」

모두가 방금 그곳보다 조금 앞에서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고슈는 얼굴을 새빨갛게 한 채 이마에 땀을 흘려 가며 가까스로 방금 지적받은 부분을 지나갔습니다. 후 하고 안심하면서 이어 켜고 있는데 악장이 또 손을 짝 하고 마주쳤습니다.

「첼로! 줄이 안 맞잖나. 답답하군. 나는 자네에게 도레미파를 가르치고 있을 시간 따위는 없는데 말이지.」

모두는 안쓰러운 듯이 일부러 자기 악보를 들여다보거나 자기 악기를 튕겨 보거나 하고 있습니다. 고슈는 허둥지둥 줄을 다시 맞췄습니다. 이는 사실 고슈도 잘못이지만 첼로 쪽도 어지간히 안 좋았습니다.

「방금 앞 소절부터. 자.」

모두는 또 시작했습니다. 고슈도 입을 비뚤어뜨린 채 죽을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고서 이번에는 꽤 진행되었습니다. 형편이 좋다 싶어 하는데 악장이 으름장을 놓는 듯한 모양으로 또 짝 하고 손을 마주쳤습니다. 또구나 하고 고슈는 가슴이 철렁했습니다만, 다행히 이번에는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고슈는 거기서, 아까 자기 차례에 모두가 했던 대로 일부러 자기 악보에 눈을 가까이 가져가 무언가 생각하는 시늉을 했습니다.

「자, 곧 방금 그 다음. 자.」

옳거니 하고 켜기 시작하자마자, 별안간 악장이 발을 쿵 하고 구르며 고함치기 시작했습니다.

「틀렸어. 영 형편이 없어. 이 부근은 곡의 심장이란 말이야. 그게 이렇게 부스럭부스럭한 꼴로. 제군. 연주까지 이제 열흘밖에 안 남았네. 음악을 본업으로 삼는 우리가 그 편자장이며 설탕가게 사환들의 모임 같은 데에 져 버린다면 대체 우리 면목은 뭐가 되겠는가. 이보게 고슈 군. 자네는 골치란 말이야. 표정이라는 게 도무지 안 돼. 화내는 것도 기뻐하는 것도, 감정이라는 게 도통 나오지 않는단 말일세. 게다가 어떻게 해도 다른 악기와 딱 맞지를 않으니 말이지. 늘 자네만 풀어진 구두끈을 끌면서 모두의 뒤를 따라 걷는 것 같단 말이야. 답답하군, 정신 좀 차려 주지 않으면 곤란해. 영광스러운 우리 금성음악단이 자네 한 사람 때문에 악평을 듣게 된다면, 모두에게도 정말 안된 일이지 않겠나. 그럼 오늘은 연습을 여기까지, 쉬었다가 여섯 시에는 어김없이 박스에 들어와 주게나.」

모두는 인사를 하고 나서, 담배를 물고 성냥을 켜거나 어디론가 나가거나 했습니다. 고슈는 그 보잘것없는 상자 같은 첼로를 끌어안고 벽 쪽으로 향한 채 입을 비뚤어뜨리고 뚝뚝 눈물을 흘렸습니다만, 마음을 다잡고 자기 혼자 지금 한 부분을 처음부터 조용히 다시 한 번 켜기 시작했습니다.

그날 밤 늦게 고슈는 무언가 커다란 검은 것을 짊어지고 자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이라고 해도 그것은 마을 변두리 강가에 있는 부서진 물레방앗간으로, 고슈는 거기서 단 혼자 살면서 오전에는 오두막 둘레의 작은 밭에서 토마토 가지를 치거나 양배추 벌레를 잡거나 하다가, 한낮이 지나면 늘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고슈는 집에 들어와 등불을 켜자 아까 그 검은 보따리를 풀었습니다. 그것은 다른 게 아니라 그 저녁때의 우락부락한 첼로였습니다. 고슈는 그것을 마룻바닥에 살며시 놓고 나서, 곧장 선반에서 컵을 집어 들고 양동이의 물을 벌컥벌컥 마셨습니다.

그러고는 머리를 한 번 흔들고 의자에 걸터앉더니, 마치 호랑이 같은 기세로 한낮의 악보를 켜기 시작했습니다. 악보를 넘기며 켜다가 생각하고, 생각하다가 켜며, 죽을힘을 다해 끝까지 가면 또 처음부터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우당탕 우당탕 켜 나갔습니다.

한밤중도 한참 지나 마침내는 자기가 켜고 있는 건지조차 알 수 없게 되어, 얼굴도 새빨개지고 눈도 핏발이 서서 매우 무시무시한 표정이 되어,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이 보였습니다.

그때 누군가 뒤쪽 문을 똑똑 두드리는 자가 있었습니다.

「호슈 군이냐.」 고슈는 잠에 취한 듯이 외쳤습니다. 그런데 스윽 하고 문을 밀어 들어온 것은 지금까지 대여섯 번 본 적이 있는 큰 얼룩 고양이였습니다.

고슈의 밭에서 따 온 반쯤 익은 토마토를 자못 무거운 듯이 가져와 고슈 앞에 내려놓고 말했습니다.

「아아, 지쳤다. 영 운반이 만만치가 않구먼.」

「뭐라고.」 고슈가 물었습니다.

「이거 선물입니다. 드십시오.」 얼룩 고양이가 말했습니다.

고슈는 한낮부터의 짜증을 한꺼번에 내질렀습니다.

「누가 너 따위에게 토마토를 가져오라 했더냐. 첫째로 내가 너 같은 것이 가져온 걸 먹을 성싶으냐. 그리고 그 토마토만 해도 내 밭의 것이다. 뭐냐, 빨갛게 익지도 않은 걸 따 와서. 지금까지도 토마토 줄기를 갉아 먹거나 짓밟거나 한 게 너 아니냐. 가 버려라, 이 고양이야.」

그러자 고양이는 어깨를 둥글게 움츠리고 눈을 가늘게 뜨고 있었습니다만, 입가에 야릇한 미소를 띠며 말했습니다.

「선생님, 그렇게 화내시면 몸에 해롭습니다. 그것보다 슈만의 트로이메라이를 켜 보십시오. 들어 드리겠으니까요.」

「건방진 소리를 하는구나. 고양이 주제에.」

첼로 연주자는 부아가 치밀어 이 고양이 녀석을 어떻게 해 줄까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아니, 사양하실 것 없습니다. 부디. 저는 어쩐지 선생님의 음악을 듣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답니다.」

「건방지다. 건방지다. 건방지다.」

고슈는 완전히 새빨개져서 한낮에 악장이 한 것처럼 발을 구르며 호통쳤습니다만, 갑자기 마음을 바꾸어 말했습니다.

「그럼 켜 주마.」

고슈는 무엇을 생각했는지 문에 자물쇠를 채우고 창문도 모두 닫아 버리고는, 그러고서 첼로를 꺼내 등불을 껐습니다. 그러자 바깥에서 스무날 지난 달의 빛이 방 안으로 절반쯤 들어왔습니다.

「뭘 켜라고.」

「트로이메라이, 로맨틱 슈만 작곡.」 고양이는 입을 닦으며 시침을 떼고 말했습니다.

「그래. 트로이메라이라는 건 이런 곡이냐.」

첼로 연주자는 무엇을 생각했는지 우선 손수건을 찢어 자기 귀의 구멍에 빽빽이 틀어막았습니다. 그러고는 마치 폭풍 같은 기세로 「인도의 호랑이 사냥」이라는 악보를 켜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고양이는 한참을 고개를 갸웃거리며 듣고 있었습니다만, 갑자기 빠빡빠빡 눈을 깜박이는가 싶더니 휙 하고 문 쪽으로 펄쩍 뛰어올랐습니다. 그러고는 곧장 쿵 하고 문에 몸을 부딪쳤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고양이는 「자, 이건 정말 일생일대의 실수를 했다」는 듯이 당황하며 눈과 이마에서 빠지직빠지직 불꽃을 튀겼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입의 수염에서도 코에서도 튀었기에, 고양이는 간지럼을 타는지 한참을 재채기를 하는 듯한 얼굴을 하다가, 그러고서 다시 「자,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라는 듯이 뛰어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고슈는 완전히 재미있어져 점점 더 신이 나서 켜 댔습니다.

「선생님, 이제 됐습니다. 됐다고요. 부디 그만둬 주십시오. 앞으로는 결코 선생님의 음악에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않을 테니까요.」

「닥쳐라. 이제부터 호랑이를 잡을 차례다.」

고양이는 괴로워하며 펄쩍 뛰어 빙빙 돌거나 벽에 몸을 붙이거나 했습니다만, 벽에 붙은 자리는 한참을 푸르게 빛나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에 고양이는 마치 바람개비처럼 빙글빙글 빙글빙글 고슈 주위를 돌았습니다.

고슈도 조금 어지러워졌기에,

「자, 이쯤에서 봐주마」 하고 말하며 가까스로 그만뒀습니다.

그러자 고양이도 시치미를 뚝 떼고는,

「선생님, 오늘 밤 연주는 어딘가 좀 이상하군요.」 하고 말했습니다.

첼로 연주자는 또 부아가 확 치밀었습니다만 아무렇지 않은 척 궐련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물고, 그러고서 성냥 한 개비를 집어,

「어떠냐. 속이 안 좋지 않으냐. 혀를 좀 내밀어 보아라.」

고양이는 깔보는 듯이 뾰족하고 긴 혀를 날름 내밀었습니다.

「하하, 좀 거칠어졌구나.」 첼로 연주자는 말하면서 별안간 성냥을 혀에 슉 하고 그어 자기 담배에 불을 붙였습니다. 그러자 고양이는 어찌나 놀랐는지, 혀를 바람개비처럼 휘저으면서 입구의 문으로 가서 머리로 쿵 부딪치고는 휘청, 다시 돌아와 또 쿵 부딪치고는 휘청, 또 돌아와 또 부딪치고는 휘청, 도망갈 길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고슈는 한참을 재미있다는 듯이 보고 있다가,

「내보내 주마. 다시는 오지 마라. 이 바보야.」

첼로 연주자는 문을 열어 고양이가 바람처럼 억새풀 사이를 달려 가는 것을 보고 살짝 웃었습니다. 그러고는, 겨우 시원해졌다는 듯이 푹 잠들었습니다.

다음 날 밤도 고슈는 또 검은 첼로 보따리를 짊어지고 돌아왔습니다. 그러고는 물을 벌컥벌컥 마시자 어젯밤과 똑같이 척척 첼로를 켜기 시작했습니다. 열두 시는 머지않아 지나고 한 시도 지나고 두 시도 지났는데도 고슈는 아직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이제 몇 시인지도 모르고 켜고 있는지조차도 모른 채 우당탕 우당탕 켜고 있는데, 누군가 천장을 톡톡 두드리는 자가 있었습니다.

「고양이냐, 아직 정신을 못 차렸느냐.」

고슈가 외치자 별안간 천장 구멍에서 포롱 하는 소리가 나며 잿빛 새 한 마리가 내려왔습니다. 마룻바닥에 내려앉은 것을 보니 그것은 뻐꾸기였습니다.

「새까지 오다니. 무슨 용건이냐.」 고슈가 말했습니다.

「음악을 배우고 싶습니다.」

뻐꾸기는 시침을 떼고 말했습니다.

고슈는 웃으며,

「음악이라고. 너의 노래는 「뻐꾹, 뻐꾹」 그것뿐이지 않으냐.」

그러자 뻐꾸기가 매우 진지하게,

「예에, 그것 말입니다. 그런데 그게 어렵거든요.」 하고 말했습니다.

「어렵기는 뭐가 어려워. 너희 것은 많이 우는 게 굉장한 것일 뿐, 우는 방식은 별것도 아니지 않으냐.」

「그런데 그게 굉장한 겁니다. 예를 들어 「뻐꾹」 하고 우는 것과 「뻐꾹」 하고 우는 것은 듣고 있어도 어지간히 다르지요.」

「다르지 않은데.」

「그러시면 당신께는 모르시는 거지요. 우리 동료들이라면 「뻐꾹」을 일만 번 운다 해도 일만 번 다 다른 것입니다.」

「제멋대로구나. 그렇게 잘 알고 있다면 굳이 내 처소에 오지 않아도 좋지 않으냐.」

「그런데 저는 도레미파를 정확하게 하고 싶은 것입니다.」

「도레미파고 똥이고 어디 있느냐.」

「예에, 외국에 가기 전에 꼭 한 번 필요하답니다.」

「외국이고 똥이고 어디 있느냐.」

「선생님, 부디 도레미파를 가르쳐 주십시오. 저는 따라서 노래할 테니까요.」

「귀찮구나. 자, 세 번만 켜 줄 테니 끝나면 곧장 돌아가는 거다.」

고슈는 첼로를 들어 올려 보롱보롱 줄을 맞추고는 도레미파솔라시도 하고 켰습니다. 그러자 뻐꾸기는 허둥지둥 날개를 푸드덕거렸습니다.

「틀렸어요, 틀렸어요. 그게 아니랍니다.」

「귀찮구나. 그럼 네가 한번 해 보아라.」

「이렇게 하는 거예요.」 뻐꾸기는 몸을 앞으로 굽혀 한참 자세를 잡고 나서,

「뻐꾹」 하고 한 번 울었습니다.

「뭐냐. 그게 도레미파냐. 너희들에게는 그것이 도레미파도 제6교향곡도 같은 셈이로구나.」

「그건 다릅니다.」

「어떻게 다르냐.」

「어려운 것은 이걸 많이 이어 우는 게 있는 거지요.」

「그러니까 이런 거구나.」 첼로 연주자는 또 첼로를 들어, 「뻐꾹 뻐꾹 뻐꾹 뻐꾹 뻐꾹」 하고 이어 켰습니다.

그러자 뻐꾸기는 매우 기뻐하며 도중부터 「뻐꾹 뻐꾹 뻐꾹 뻐꾹」 하고 따라 외쳤습니다. 그것도 죽을힘을 다해 몸을 굽힌 채 하염없이 외치는 것이었습니다.

고슈는 마침내 손이 아파져,

「이놈, 적당히 좀 하지 않겠느냐.」 하고 말하며 그만뒀습니다. 그러자 뻐꾸기는 안타깝다는 듯 눈을 치켜뜨고는 한참 더 울고 있었습니다만, 가까스로,

「⋯뻐꾹 뻐꾸 뻐꺽뻐꺽뻐꺽뻐꺽뻐꺽」 하고 말하고는 그만뒀습니다.

고슈가 완전히 화가 나서,

「이놈, 새야, 이제 볼일이 끝났으면 돌아가라.」 하고 말했습니다.

「부디 한 번 더 켜 주십시오. 당신 것은 그럴듯한데 조금 다른 것입니다.」

「뭐라고. 내가 너 따위에게 배우고 있는 게 아니다. 안 돌아가겠느냐.」

「부디 딱 한 번만 더 부탁입니다. 부디.」 뻐꾸기는 머리를 몇 번이고 톡톡 숙였습니다.

「그럼 이번뿐이다.」

고슈는 활을 잡았습니다. 뻐꾸기는 「쿡」 하고 한 번 숨을 쉬고는,

「그럼 되도록 길게 부탁드리겠습니다.」 하고는 또 한 번 인사를 했습니다.

「짜증 나는구나.」 고슈는 쓴웃음을 지으며 켜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뻐꾸기는 또 마치 진심이 된 듯 「뻐꾹 뻐꾹 뻐꾹」 하고 몸을 굽혀 실로 죽을힘을 다해 외쳤습니다. 고슈는 처음에는 짜증이 났지만, 하염없이 이어 켜는 동안에 문득 어쩐지 이건 새 쪽이 진짜 도레미파에 들어맞는 게 아닌가 하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어쩐지 켜면 켤수록 뻐꾸기 쪽이 좋게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에이,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하다가는 내가 새가 되어 버리는 것 아니냐.」 하고 고슈는 별안간 딱 첼로를 그만뒀습니다.

그러자 뻐꾸기는 쾅 하고 머리를 얻어맞기라도 한 듯이 휘청하더니, 그러고는 또 아까처럼,

「뻐꾹 뻐꾹 뻐꾹 뻐꺽뻐꺽뻐꺽뻐꺽뻐꺽」 하고 말하고는 그만뒀습니다. 그러고는 원망스러운 듯이 고슈를 보고,

「왜 그만두셨습니까. 우리네라면 아무리 못난 녀석이라도 목에서 피가 날 때까지는 외친답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뭐라고 건방지게. 이런 바보 같은 짓을 언제까지 하고 있을 수 있겠느냐. 어서 나가라. 봐라. 날이 밝아 오지 않느냐.」 고슈는 창을 가리켰습니다.

동쪽 하늘이 어슴푸레 은빛이 되어 가고, 그곳을 새카만 구름이 북쪽으로 빠르게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면 해님이 뜰 때까지 부디. 한 번만 더. 잠시면 됩니다.」

뻐꾸기는 또 머리를 숙였습니다.

「닥쳐라! 우쭐대고 있구나. 이 바보 새 같으니. 나가지 않으면 털을 뽑아 아침 식사로 먹어 버리겠다.」 고슈는 쿵 하고 마룻바닥을 굴렀습니다.

그러자 뻐꾸기는 갑자기 깜짝 놀란 듯이 곧장 창을 향해 날아올랐습니다. 그러고는 유리에 격하게 머리를 부딪치고 퍽 하고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뭐냐, 유리에다 부딪치고. 멍청한 녀석이로구나.」 고슈는 황급히 일어나 창을 열려고 했습니다만, 원래 이 창은 그렇게 언제든 술술 열리는 창이 아니었습니다. 고슈가 창틀을 자꾸 덜컥덜컥 흔들고 있는 사이에 또 뻐꾸기가 휙 부딪쳐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보니 부리 뿌리에서 피가 조금 흐르고 있습니다.

「지금 열어 줄 테니 기다리고 있으라니까.」 고슈가 가까스로 두 치 정도 창을 열었을 때, 뻐꾸기는 일어나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에야말로」라는 듯이 가만히 창 너머의 동쪽 하늘을 응시하고는, 있는 힘을 다한 기세로 휙 날아올랐습니다. 물론 이번에는 전보다 더 심하게 유리에 부딪쳐, 뻐꾸기는 아래로 떨어진 채 한참을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잡아서 문으로 내보내 주려고 고슈가 손을 내밀자, 별안간 뻐꾸기는 눈을 뜨고 펄쩍 뛰어올랐습니다. 그러고는 또 유리에 뛰어들 듯이 합니다. 고슈는 자기도 모르게 발을 들어 창을 휙 하고 걷어찼습니다. 유리는 두세 장 무서운 소리를 내며 부서지고, 창은 틀째로 바깥으로 떨어졌습니다. 그 텅 비게 된 창의 자리에서 뻐꾸기가 화살처럼 바깥으로 날아 나갔습니다. 그러고는 그저 어디까지나 어디까지나 곧장 날아가서 마침내 보이지 않게 되어 버렸습니다. 고슈는 한참을 어이없다는 듯이 바깥을 보고 있었습니다만, 그대로 쓰러지듯 방 한구석으로 굴러가 잠들어 버렸습니다.

다음 날 밤도 고슈는 한밤중을 지나 첼로를 켜다 지쳐 물을 한 잔 마시고 있는데, 또 문을 똑똑 두드리는 자가 있습니다.

오늘 밤은 무엇이 와도 어젯밤의 뻐꾸기처럼 처음부터 으름장을 놓아 쫓아 버리리라 생각하며 컵을 든 채 기다리고 있는데, 문이 살짝 열리고 너구리 새끼 한 마리가 들어왔습니다. 고슈는 곧 그 문을 좀 더 넓게 열어 두고 쿵 하고 발을 구르며,

「이놈, 너구리야, 너는 너구리탕(狸汁)이라는 걸 아느냐.」 하고 호통쳤습니다. 그러자 너구리 새끼는 멍한 얼굴을 하고 가지런히 마룻바닥에 앉은 채 도무지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각하고 있다가, 한참이 지나서,

「너구리탕이라니, 나 몰라.」 하고 말했습니다. 고슈는 그 얼굴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터질 뻔했습니다만, 그래도 억지로 무서운 얼굴을 한 채,

「그럼 가르쳐 주마. 너구리탕이라는 건 말이다. 너 같은 너구리를 양배추랑 소금이랑 섞어서 푹 푹 끓여 이 어르신의 끼니가 되게 하는 것이지.」 하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너구리 새끼는 또 신기하다는 듯,

「하지만 우리 아빠가요, 고슈 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고 무섭지 않으니 가서 배우라고 했어요.」 하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고슈도 결국 웃음이 터져 버렸습니다.

「뭘 배우라고 했단 말이냐. 나는 바쁘지 않으냐. 게다가 졸려.」

너구리 새끼는 갑자기 기운이 난 듯 한 발 앞으로 나섰습니다.

「나는 작은북 담당이거든요. 첼로에 맞춰 보고 오라고 했어요.」

「어디에도 작은북이 없지 않으냐.」

「자, 이거.」 너구리 새끼는 등에서 막대기 두 자루를 꺼냈습니다.

「그걸로 어찌하겠다는 게냐.」

「그럼 말이죠, 「유쾌한 마차장이」를 켜 주십시오.」

「뭐냐, 유쾌한 마차장이라니, 재즈냐.」

「아아, 이 악보예요.」 너구리 새끼는 등에서 또 한 장의 악보를 꺼냈습니다. 고슈는 그것을 손에 들고 웃음이 터졌습니다.

「후우, 이상한 곡이로구나. 좋다, 자, 켤 테다. 너는 작은북을 두드리느냐.」 고슈는 너구리 새끼가 어떻게 하나 싶어 슬쩍슬쩍 그쪽을 보면서 켜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너구리 새끼는 막대를 들고 첼로의 브리지 아래쪽을 박자에 맞춰 통통 두드리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꽤나 그럴듯해서, 켜고 있는 동안 고슈는 「이거 재미있는걸」 하고 생각했습니다.

끝까지 다 켜자 너구리 새끼는 한참을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각했습니다.

그러고는 가까스로 생각해 냈다는 듯이 말했습니다.

「고슈 씨는 이 두 번째 줄을 켤 때 묘하게 늦으시네요. 어쩐지 제가 발이 걸리는 것 같아요.」

고슈는 흠칫했습니다. 분명히 그 줄은 아무리 손을 빨리 놀려도 약간 시간이 지나야만 소리가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 어젯밤부터 있었던 것입니다.

「응,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 첼로가 안 좋은 거지.」 하고 고슈는 슬프다는 듯이 말했습니다. 그러자 너구리는 안쓰러운 듯이 또 한참을 생각하더니,

「어디가 안 좋은 걸까요. 그럼 한 번만 더 켜 주실 수 있어요?」

「되고말고, 켤 테다.」 고슈는 시작했습니다. 너구리 새끼는 아까처럼 통통 두드리면서 때때로 고개를 갸우뚱 첼로에 귀를 갖다 대듯이 했습니다. 그러고서 끝까지 왔을 때는 오늘 밤도 또 동쪽이 어슴푸레 밝아져 있었습니다.

「아아, 날이 밝았다. 정말 고마워요.」 너구리 새끼는 매우 황급히 악보와 막대를 등에 메고 고무 테이프로 찰칵 묶고는, 인사를 두세 번 하더니 서둘러 바깥으로 나가 버렸습니다.

고슈는 멍하니 한참을 어젯밤 깨진 유리에서 들어오는 바람을 들이마시고 있었습니다만, 마을로 나갈 때까지 잠을 자 기운을 회복하려고 서둘러 잠자리로 기어 들어갔습니다.

다음 날 밤도 고슈는 밤새도록 첼로를 켜다 새벽녘 가까이 자기도 모르게 지쳐 악보를 손에 든 채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또 누군가 문을 똑똑 두드리는 자가 있습니다. 그것도 마치 들리는지 안 들리는지 할 정도였습니다만, 매일 밤의 일이라 고슈는 곧 알아채고 「들어와라.」 하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문틈으로 들어온 것은 들쥐 한 마리였습니다. 그러고는 매우 작은 새끼를 데리고 종종걸음으로 고슈 앞으로 걸어 왔습니다. 그 들쥐 새끼란, 마치 지우개만 한 크기밖에 안 됐기에 고슈는 자기도 모르게 웃었습니다. 그러자 들쥐는 무엇이 그리 우스운가 하는 듯이 두리번두리번하면서 고슈 앞으로 와서, 풋밤 한 알을 앞에 놓고 단정히 인사를 한 다음 말했습니다.

「선생님, 이 아이가 몸이 좋지 않아 죽을 듯합니다만, 선생님 부디 자비로 낫게 해 주시옵소서.」

「내가 의사 노릇을 할 수 있겠느냐.」 고슈는 조금 무뚝뚝하게 말했습니다. 그러자 들쥐 어머니는 고개를 숙이고 한참을 잠자코 있다가 또 결심한 듯이 말했습니다.

「선생님, 그것은 거짓말이옵니다. 선생님은 매일 그렇게 솜씨 좋게 모두의 병을 낫게 해 주시지 않사옵니까.」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구나.」

「하지만 선생님, 선생님 덕분에 토끼 할머니도 나으시고, 너구리 아저씨도 나으시고, 그렇게 심술궂은 부엉이까지도 나았는데 이 아이만 도움을 받지 못한다니 너무도 야속한 일이옵니다.」

「이봐, 이봐, 그건 무언가 착오일 게다. 나는 부엉이의 병 같은 걸 낫게 해 준 적이 없으니까. 다만 너구리 새끼는 어젯밤 와서 악대 흉내를 내고 갔지만 말이지. 하하.」 고슈는 어이없다는 듯 그 새끼 쥐를 내려다보며 웃었습니다.

그러자 들쥐 어머니는 울음을 터뜨려 버렸습니다.

「아아, 이 아이는 어차피 병이 들 바에야 좀 더 일찍 들었으면 좋았을 것을. 아까까지 그만큼이나 우당탕 울려 주셨는데, 병이 든 것과 동시에 딱 소리가 멈춰 더는 아무리 부탁해도 울려 주지 않으시다니. 얼마나 박복한 아이일까요.」

고슈는 깜짝 놀라 외쳤습니다.

「뭐라고. 내가 첼로를 켜면 부엉이나 토끼의 병이 낫는다고. 어떻게 된 일이냐, 그것은.」

들쥐는 한 손으로 눈을 비비고 비비며 말했습니다.

「예에, 이 근방의 것들은 병이 들면 모두 선생님 댁의 마룻바닥 아래에 들어가 치료하는 것이옵니다.」

「그러면 낫는다고.」

「예에. 온몸의 피가 정말 잘 돌게 되어 매우 기분이 좋아져, 곧장 낫는 분도 있고 집에 돌아가서 낫는 분도 있사옵니다.」

「아아 그렇구나. 내 첼로 소리가 우당탕 울리면, 그게 안마 대신이 되어 너희들의 병이 낫는다는 거구나. 좋다. 알았다. 해 주마.」 고슈는 잠시 끼익끼익 줄을 맞추고는, 이어 별안간 들쥐 새끼를 집어 들어 첼로의 구멍으로 안에 넣어 버렸습니다.

「저도 함께 따라 들어가겠사옵니다. 어느 병원에서나 그러하옵니다.」 어머니 들쥐는 미친 듯이 첼로에 매달렸습니다.

「너도 들어가겠느냐.」 첼로 연주자는 어머니 들쥐를 첼로의 구멍으로 빠져 들어가게 해 주려 했습니다만, 얼굴이 절반밖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들쥐는 발버둥치면서 안에 있는 새끼에게 외쳤습니다.

「얘야, 거기는 괜찮니. 떨어질 때 늘 가르치는 대로 발을 가지런히 해서 잘 떨어졌느냐.」

「응. 잘 떨어졌어.」 새끼 쥐는 마치 모기 같은 작은 목소리로 첼로의 바닥에서 답했습니다.

「괜찮으니까. 그러니까 우는 소리 내지 말랬잖느냐.」 고슈는 어머니 쥐를 아래로 내려놓고 그러고서 활을 들어 무언가 광시곡(rhapsody)이라던가 하는 것을 우르릉 콰르릉 켰습니다. 그러자 어머니 쥐는 자못 걱정스럽게 그 음의 상태를 듣고 있었습니다만, 끝내 참다못한 듯이,

「이제 그만 됐사옵니다. 부디 내보내 주십시오.」 하고 말했습니다.

「아니, 이걸로 됐단 말이냐.」 고슈는 첼로를 기울여 구멍 자리에 손을 받쳐 기다리고 있었더니 머지않아 새끼 쥐가 나왔습니다. 고슈는 잠자코 그것을 내려놓아 주었습니다. 보니 완전히 눈을 감고 부들부들 부들부들 떨고 있었습니다.

「어떠냐. 좋으냐, 기분은.」

새끼 쥐는 조금도 대답을 않은 채 한참을 눈을 감고서 부들부들 부들부들 떨고 있었습니다만, 별안간 일어서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아, 좋아졌어요. 고맙사옵니다. 고맙사옵니다.」 어머니 쥐도 함께 달리고 있었습니다만, 머지않아 고슈 앞으로 와서 자꾸자꾸 인사를 하면서,

「고맙사옵니다, 고맙사옵니다」 하고 열 번쯤 말했습니다.

고슈는 어쩐지 마음이 가엾어져,

「이봐, 너희들은 빵은 먹느냐.」 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들쥐는 깜짝 놀란 듯이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둘러보고 나서,

「아니옵니다, 빵이라는 것은 밀가루를 반죽하거나 쪄서 만드는 것으로 푹신푹신 부풀어 있어서 맛있는 것이라 들었사옵니다만, 그렇지 않아도 저희들은 댁의 찬장에 들어간 적도 없사옵고, 하물며 이만큼이나 신세를 지면서 어찌 그것을 가지러 갈 수 있겠사옵니까.」 하고 말했습니다.

「아니, 그런 뜻이 아니다. 그저 먹느냐고 물은 거다. 그럼 먹는 거구나. 잠시 기다려라. 그 배 아픈 아이에게 줄 테니까.」

고슈는 첼로를 마룻바닥에 놓고 찬장에서 빵을 한 줌 떼어 들쥐 앞에 놓아 주었습니다.

들쥐는 이제 마치 바보처럼 되어 울다가 웃다가 인사를 하다가 하더니, 자못 소중한 듯이 그것을 입에 물고 새끼를 앞장세워 바깥으로 나가 버렸습니다.

「아아아, 쥐와 이야기를 하는 것도 어지간히 지치는구나.」 고슈는 잠자리에 푹 쓰러져 곧장 쿨쿨 잠들어 버렸습니다.

그러고서 엿새째 되는 날 밤이었습니다. 금성음악단의 사람들은 마을 공회당의 홀 뒤편에 있는 대기실로, 모두 얼굴이 확확 달아오른 채 저마다 악기를 든 채 줄줄이 홀의 무대에서 내려왔습니다. 무사히 제6교향곡을 마친 것입니다. 홀에서는 박수 소리가 아직도 폭풍처럼 울리고 있습니다. 악장은 호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박수 따위 아무래도 좋다는 듯 어슬렁어슬렁 모두의 사이를 걷고 있었습니다만, 사실은 어찌 된 일인지 기쁨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모두는 담배를 물고 성냥을 켜거나 악기를 케이스에 넣거나 했습니다.

홀은 아직도 짝짝 박수가 울리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점점 그 소리가 높아져 무언가 무서운, 손쓸 수 없는 듯한 소리가 되었습니다. 큰 흰 리본을 가슴에 단 사회자가 들어왔습니다.

「앙코르를 하고 있습니다만, 무언가 짧은 것이라도 들려주실 수 없겠습니까.」

그러자 악장이 단호한 얼굴이 되어 답했습니다. 「안 되네. 이런 큰 곡 뒤에 무얼 내놓아도 이쪽 마음에 차도록 되지를 않는단 말일세.」

「그럼 악장님 나가서 잠깐 인사라도 해 주십시오.」

「안 돼. 이보게, 고슈 군, 자네 무어라도 나가서 켜 주게나.」

「제가 말입니까.」 고슈는 어이가 없어졌습니다.

「자네야, 자네야.」 바이올린 첫 번째 사람이 별안간 얼굴을 들고 말했습니다.

「자, 나가게나.」 악장이 말했습니다. 모두도 첼로를 억지로 고슈에게 들려서 문을 열고는 별안간 무대로 고슈를 떠밀어 버렸습니다. 고슈가 그 구멍 뚫린 첼로를 들고 정말 곤혹스러운 채 무대로 나가자, 모두가 「거 봐라」는 듯이 한층 더 격하게 손뼉을 쳤습니다. 와아 하고 외친 사람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어디까지 사람을 바보 취급하는 게냐. 좋아, 보고 있어라. 인도의 호랑이 사냥을 켜 줄 테니.」 고슈는 완전히 가라앉아 무대 한가운데로 나갔습니다.

그러고는 그 고양이가 왔을 때처럼 마치 화가 난 코끼리 같은 기세로 「호랑이 사냥」을 켰습니다. 그런데 청중은 쥐 죽은 듯이 죽을힘을 다해 듣고 있습니다. 고슈는 척척 켜 나갔습니다. 고양이가 괴로워하며 빠지직빠지직 불꽃을 튀기던 부분도 지났습니다. 문에 몸을 몇 번이고 부딪치던 부분도 지났습니다.

곡이 끝나자 고슈는 이제 모두의 쪽은 보지도 않고, 마치 그 고양이처럼 재빨리 첼로를 들고 분장실로 도망쳐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분장실에서는 악장을 비롯한 동료들이 모두 화재라도 만난 뒤처럼 눈을 가만히 한 채 조용히 앉아 있습니다. 고슈는 「에라, 될 대로 되라」 하고 모두의 사이를 척척 걸어가 맞은편 긴 의자에 풀썩 앉아 다리를 꼰 채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러자 모두가 한꺼번에 얼굴을 이쪽으로 돌려 고슈를 보았습니다만, 역시 진지한 얼굴이고 별달리 웃고 있는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오늘 밤은 이상한 밤이로구나.」

고슈는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악장은 일어나서 말했습니다.

「고슈 군, 좋았어, 정말. 그런 곡이긴 하지만 여기서는 모두가 꽤나 진지하게 듣고 있었네. 일주일이나 열흘 사이에 어지간히 마무리해 냈군 그래. 열흘 전과 비교하면 마치 갓난아이와 군인이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자네.」

동료들도 모두 일어나 와서 「좋았네」 하고 고슈에게 말했습니다.

「아니, 몸이 튼튼하니까 이런 일도 할 수 있는 게야. 보통 사람이라면 죽어 버릴 테니까.」 악장이 저쪽에서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날 밤 늦게 고슈는 자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고는 또 물을 벌컥벌컥 마셨습니다. 그러고서 창을 열고, 언젠가 뻐꾸기가 날아갔다고 여겼던 먼 하늘을 바라보면서,

「아아, 뻐꾸기야. 그때는 미안했다. 나는 화가 나서 그랬던 게 아니었다.」 하고 말했습니다.

Chapter 1 of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