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 of 4
낙동강
병든 성운을 둘러싼 일행이 낙동강을 건너 어둠을 뚫고 건넌마을로 향하여 가던 며칠 뒤 낮결이었다. 갈 때보다도 더 몇 배 긴긴 행렬이 마을 어귀에서부터 강 언덕을 향하고 뻗쳐 나온다. 수많은 깃발이 날린다. 양렬로 늘어선 사람의 손에는 긴 외올 벳자락이 잡혀 있다. 맨 앞에 선 검정테 두른 기폭에는 ‘고 박성운 동무의 영구’라고 써 있다.
그 다음에는 가지각색의 기다. 무슨 ‘동맹’, 무슨 ‘회’, 무슨 ‘조합’, 무슨 ‘사’, 각 단체 연합장임을 알 수 있다. 또 그 다음에는 수많은 만장이다.
‘용사는 갔다. 그러나 그의 더운 피는 우리의 가슴에서 뛴다.’
‘갔구나, 너는! 날 밝기 전에 너는 갔구나! 밝는 날 해맞이 춤에는 네 손목을 잡아 볼 수 없구나.’
‘……’
‘……’
이루 다 셀 수가 없다. 그 가운데에는 긴 시구같이 이렇게 벌여서 쓴 것도 있었다.
'그대는 평시에 날더러, 너는 최하층에서 터져 나오는 폭발탄이 되라, 하였나이다. 옳소이다. 나는 폭발탄이 되겠나이다.
그대는 죽을 때에도 날더러, 너는 참으로 폭발탄이 되라, 하였나이다.
옳소이다. 나는 폭발탄이 되겠나이다.'
이것은 묻지 않아도 로사의 만장임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