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이쁜이와 용이
Table of Contents
이쁜이와 용이
조명희
Reading Settings
Font size
18px
Theme
Light
Dark
Sepia
Eye care
Line spacing
Reading mode
Translation Pagera AI
Original Public Domain
Chapter 7 of 10

이쁜이와 용이 — 제7장

7

손은 나갔다. 방문 다치는 소리에 잠들었던 갓난이가 깨여 운다. 그는 토닥토닥 두드려 재우랴 들었으나 아이는 이내 보채기만 한다. 배가 곺아서 그럼인가 방이 차서 그럼인가 좀처럼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 그는 하는 수 없이 무릎 우에 들처 안고서는 잠을 재운다.

"해 있어서 나간 계집년이 이때 안 올 때에는 웬 까닭이야 저녁이라고는 찬밥 한 술을 두고 나가서… 경을 칠년… 아모리 없는데 쪼들려 지내기로서니 그럴 수가 있는가 망할 년… 사회제도가 근본으로 잘못되어 그런 것이니 약한 계집만 나물할 것도 아니지마는 어쨋든 망한 것은 계집이고 세상도 망한 세상이야… 그런 꼬락선이가 눈앞에 보이지 않는 세상이 얼른 오도록 하게 해야지… 주리를 할…"

그는 품에 잠든 아이를 연해 무의식적으로 토닥토닥하며 역증난 푸념을 잇대어 한다.

"나도 제게 향하는 정이 처음 같지는 않지마는 저도 내게 대해서 그렇게 쓸쓸하여 갈 수가 있을가?… 더구나 없고 신산한 살림에 쪼들려서 그만… 사랑이고 무엇이고 다…"

그는 안해을 원망하는 생각, 세상을 원망하는 생각이 뒤섞여 나온다. 아니다 그가 좀더 냉정하게 생각할 때에는 안해보다도 사회를 원망하는 생각이 더 났었다.

"내가 벌써 자식을 둘째나 났구나―… 서울 온 지도 그럭저럭 벌써 사 년이로구나―제리를 할…"

동무와 같이 큰일을 의논할 때의 억새떨기같이 뺃처 올랐던 신경은 안해를 원망하는 생각에 한풀이 꺼저가드니 다시 더 회상의 골작으로 나려 갈 때에 바람에 쏠린 풀 잎덕같이 착 가라안고 말았다. 거기에는 옛날에 들리던 새 소리, 물소리도 들리고 가다가는 바위에 부드치는 폭포소리도 들리게 되었다. 말하자면 그는 묵은 곡조에 다시 귀를 기울이고 묵은 그림을 다시 펼쳐놓는 셈이다.

생각하면 벌써 사년 전 일이다. 그가 새말 최첨지네 집에 들었다가 주인딸 이쁜이와 같이 눈이 맞고 정이 들게 되었다가 그 몹쓸 강부자(돈)에게 그만 이쁜이를 빼앗기게 되었을 때에 그는 떠도는 마음을 걷잡을 수가 없어서 날과 밤으로 앞 주막에 가서 술타령만 하게 되었었다. 그러다가 얼마 되지 아니하여 최첨지는 그만 죽어버리고 말았다. 일 해 여들에를 두고 가지 않던 최첨지네 집장사 마당에를 그는 가게 되였다. 자기가 사나이답지 못하다는 것을 스스로 책망한 일도 있었지마는 그래도 행여나 마지막으로 이쁜이 얼굴이나마 한번 더 보좌함이었었다. 사실 그때, 그는 최첨지네 집에서 삭영돈을 벌써 찾아 들고서는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하던 판이다.

가지를 쪽진 이쁜이가 앞에서 스처지나치는 꼴을 보고 우으로 치뜨던 그의 눈에는 하늘빛이 처음으로 붉은 줄을 깨달았었다. 그러나 그는 그것도 참았었다. 저녁상식 때 섫있게 골아저우는 이쁜이 가슴 슬픔 속에는 자기를 생각하는 슬픔도 꺼들어자기 않았나 하고도 생각하였었다. 과연 초종날 밤차령하던 새벽 모든 사람이 곯아떨어졌을 때, 그 집 굴뚝 모퉁이에서는 새각씨 이쁜이가 용이의 품에 안겨 느껴 울음을 볼 수 있었다. 그 때 용이가 불덩이 같은 더운 손으로 색씨의 등을 어루만지며 나즈막이 떨리는 말소리로

"왜 부자 남편을 얻어갔으니 여북 좋텐데 무엇이 부족해서?…"

할 때에 저쪽에서는 더 밧삭 붓들고 매이달리며

"싫어 나는 부자고 무엇이고 다 싫어, 나는 굶어죽드라도 당신을 따라 갈 테야"

하고 더 울었다.

그 이튿날 장사를 마치고난 밤중에 그들은 사십 리나 되는 정거장 길을 남 몰래 걸어와서 서울차를 타고 왔던 것이었다.

Chapter 7 of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