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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ory of Heosaeng (Lee Kwangsu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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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ory of Heosaeng (Lee Kwangsu edition)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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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lation Pagera AI
Original Public Domain
Chapter 2 of 19

安城장

安城장

구월 그믐날 점심때 안성 장 유 진사 집에 변 진사 집에 왔던 그 선비가 그때와 꼭 같은 땟국이 꾀죄 흐르는 외관으 로 찾아왔습니다. 그래도 양반의 행색이라 뒤에 애꾸눈이 비부 한 놈이 생원님 이상으로 꾀죄 흘러가지고 따라 섰습 니다. 유 진사 집 서사들은,

『어디서 웬 거지가 또 왔는고.』

하고 눈도 거들떠보지 아니합니다. 그 선비는 방에 떡 들 어서며,

『유 진사 계시오?』

하고 엄전히 묻는 바람에 무슨 치부를 하고 앉았던 작자 가,

『왜 무슨 일이요?』

하고 가장 시끄러운 듯이 마주 물으며,〈아니꼬운 자식.〉 하는 듯이 눈으로 선비를 훑어봅니다. 이때에, 『이놈 양반 을 몰라복 ……이놈 이 양반께서 누구신줄 알고.』

하는 소리가 나며, 그 선비의 뒤에 비슬거리고 섰던 애꾸 눈이 비부가 와락 달려들어 그 작자의 멱살을 추켜들고, 두 눈에서 쌍줄 번개가 나도록 따귀를 붙입니다.

『아고고!이 놈이 사람 치네.』하고 고양이에게 물린 쥐 모 양으로 이리 굴고, 저리 굴며 악을 씁니다. 애꾸눈이 딱 하 개를 더 붙이며,

『이놈아! 아직도 말버릇을 못 고쳐?』

이 통에 사랑에 있던 사람들이 욱 달려들었으나 애꾸눈이 주먹 바람 발 바람에 모두 달아나고 말았습니다.

『돌쇠야! 이놈 또 일을 저지르는 구나.』하고 그 선비가 눈을 흘기니 그제야 애꾸눈이가 스르르 그 작자를 놓으며,

『이런 놈들은 주먹을 한 개식 먹어야 정신을 차립니다.』

하고 싱글싱글 웃습니다.

이때에 유 진사가 안으로서 나오다가 이 광경을 보고, 얼 른 선비 앞으로 와서

『허생원이십니까?』하고 공손히 읍합니다.

『예 그렇소이다. 노형이 유 진사시오?』유 진사는 한 번 더 공손히 읍하면서,

『변 진사헌테서 그저께 편지가 왔기에 날마다 허생원께서 오시기를 기다렸었지요. 그런데 집에 있는 사람들이 누구신 지를 모르고 이렇게 불공한 일을 저질렀으니 무엇이라고 여 쭐 말씀이 없읍니다.』하며 그 선비를 몸소 인도하여 중문 을 들여 특별히 치이 높은 인사랑으로 들여 모십니다. 자기 네들이 호랑이 무서워하는 유 진사가 이렇게 설설 기는 양 을 불떼에 애꾸눈이헌테 얻어 맞은 사람들은,

『에구! 호랑이 수염을 건들였구나.』

하고 후환이 두려워 아픈 뺨과 옆구리를 부등켜 안고, 슬 슬 피해 달아나고 말았습니다.

그 선비는 점심을 먹고 나서 돌쇠를 데리고, 한 번 안성 시장을 돌아 들어오더니 유 진사더러,

『내 돈 만 냥으로 지금부터 안성에 들어오는 과일이란 과 일을 모조리 사시오.』

하였습니다. 유진사는 이 말에 눈이 둥그러제며,

『과일을 만냥어치나 사서 무엇을 하신단 말씀이십니까?』

하고 선비를 쳐다봅니다. 선비는 조금도 태도를 변하지 아 니하고,

『내 말대로만 하시오. 지금 사람을 곧 보내서 안성 장에 있는 과일 장사를 모조리 불러 주시오.』합니다. 유 진사는 속으로는,

『미친 녀석 다 보겠네.』

하지마는 제 돈 가지고 제 맘대로 하는 것을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할 필요도 없으므로 그 말대로 사람을 내보내어 안 성장 안의 과일 장사라는 과일 장사를 모조리 불러 왔습니 다. 그때에는 충청, 전라, 경상도의 모든 과일은 반드시 안 성 장을 거쳐서야 서울로 들어오고, 또 다른 지방에도 내려 갔습니다. 그러므로 늦은 가을 한철 안성장은 과일 장이라 할 만하게 친감, 연감, 곶감이며, 각색배며, 석류, 대추 할 것 없이 갖은 과일이 소 바리 말 바리로 꾸역꾸역 안성 장 으로 들이밀렸습니다. 이것은 안성 장사들이 사들여서 다시 서울로 실어 올리는 것인데 그러므로 제 철이 되면 안성 장 에 과일 장수가 삼사십명이 되었습니다. 이 삼사십명 과일 장수가 웬 영문인고 하고 유 진사 집 사랑으로 모여들었는 데 이때에 땟국이 꾀죄 흐르는 허생원이 썩 나서며, 『여러 분!』하고 말을 합니다.

Chapter 2 of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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