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현실주의자
사카구치 안고
근래 일본 제국에는 실자(實子)를 살해한 사건이라든가 젊은 아내를 살해한 사건이라든가 그 외에 갖가지 떠들썩한 문화적 사건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나 자신은 그 덕분에 매일의 신문이 지루하지 않게 읽힌다는 점 외에는 중대한 의미를 느낀 적이 없으나, 어느 날의 신문에서 요즈음 유명한 어느 비평가가 실자 살해 사건을 운운하며, 이러한 사건은 실제로 일어나 보지 않고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사건이거니와, 우리 제국의 존경해야 할 사실주의자(寫實主義者)는 (그의 표현에 따르면 소설가는, 이라는 말이 됩니다만) 이 진기한 사태에 마주친 행복을 놓치는 일 없이 즉시 이를 묘파(描破)하라, 라며 이렇듯 가르침을 베풀고 있는 것을 읽고서, 감격의 눈물에 목이 메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었던 것입니다.
내가 소화(笑話) 작가라면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한 편의 소화입니다. 다음은 사족이지만, 요즈음의 문학은 소화 이상으로 집요한 사족 없이는 좌측통행마저 못 하는 형편이오니 말을 조금 잇겠습니다.
소설의 세계에서라면, 그것이 실제로 언제 일어나든 일어나지 않든, 실자 살해도 실부(實父) 살해도 젊은 아내 살해도 애초에 인간과 함께 이미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것이 비평가의 세계에서 가능하지 않았던 것이라면, 비평가란 도대체 무엇이란 ― 다음은 부디 당신께서 좋으신 대로 글자를 채워 주십시오.
「실자 살해 사건」의 누이의 수기 따위에서 참된 현실을 발견한 자가 재판장뿐만 아니라 문학 비평가 또한 그러하였다고 한다면, 비상시 일본은 그 구원받을 길 없는 지적 빈곤을 드러낸 슬픔을 짊어져야 한다.
현실의 인간은 통속 문학이나 영화의 본보기에 의지해서도 살인을 저지를 수 있는 것이올시다. 도리어 대개는 그러한 손쉬운 본보기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자신의 행위마저 의식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참된 문학의 살인만이 늘 인간이 피할 수 없는 분열과 모순에 의해 행하여지고 있다. 그것은 니체에게, 또 프로이트에게 심리학을 가르친 그 빼어난 소설가들의 작업을 다시 들여다보면 그만이다.
늘 가능한 인간에 대하여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두뇌, 실자 살해와 같은 실례에 마주치자마자 보기 좋게 어쩔 줄 모르는 두뇌를 가지고 소설의 비평을 꾀하는 일은 무모한 짓이다.
온갖 행위가, 착란이, 분열이, 모순이 이미 인간과 함께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인간의 행동은 그 현실에서는 도리어 낭만적이고 비현실적이었으나, 빼어난 문학에서야말로 진정 현실적이었으며, 우리는 거기서 인간을 발견하였다는 ― 이것은 단순한 역설일 뿐일까? 인간의 현실은 소설의 아류라는 말도 나는 믿지 않을 수가 없다.
이는 이만큼의 말로는 지나친 말일지도 모르나, 일부의 완강한 현실주의자를 향하여 이 이상의 말과 노력을 헛되이 낭비하라 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