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of 3

한 번만 내려 주었으면 하고 바라던 여름 이슬비가 온종일 내리고 내리더니, 거리의 버드나무를 연기처럼 감쌌다 싶은 순간 그것은 이미 가을비라 불러야 했다. 명주실처럼 가볍고도 가볍게 내리는 이슬비 소리는, 나지막이 노래를 흥얼거리는 아야코의, 마침 그 비처럼 아름다운 음률에도 묻혀, 다만 고요히 은빛 가루를 흩뿌리고 있을 따름이었다. 그러는 사이 정원의 잎새 끝 그림자에서부터 아야코의 흑요석 같은 눈동자까지 촉촉이 젖어들었다. 창가에 기대어 바깥을 내다보던 그 눈에는 어느새 밤이슬 같은 눈물이 고여 있었다. …… 산골에서 쓸쓸히 살고 계시는 어머니, 이제는 이모님이라 불러야 하게 된 옛 어머니의 모습이 눈앞에 생생히 떠올랐다.

아야코가 지금의 집에서 자라게 된 것은 재작년 봄이었다. 그로부터 어느새 두 해가 흘렀다. 여름 더위는 바닷가 별장에서, 겨울 추위는 따뜻한 산속 온천에서, 아무 불편 없이 지낼 수 있는 화려한 지금의 처지였다. 게다가 지금의 어머니는 정말 간절히 아야코를 원했던 분이었으니, 그야말로 구슬처럼 소중히, 친자식처럼 아끼며 길러 주었다. 그 사실을 아야코도 잘 알고 있었다. 마음속으로는 눈물이 날 만큼 감사했다. 이토록 사랑해 주시는 어머니 앞에서 옛 어머니를 잊지 못하는 자신이, 아야코는 미안했다. 그래서 어머니 앞에서는 늘 애써 명랑하게 지내면서, 지난 일은 모두 잊은 듯 굴며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 했다. 지금의 삶이 행복하면 행복할수록, 아야코는 옛 어머니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때마다 아야코는 창가에 기대어 하늘을 바라보며 노래를 불러 마음을 달래려 했다.

비가 그쳤다. 은빛 부채가 무희의 손에서 미끄러져 떨어지듯, 비는 어느새 잊혀 있었다.

“어머, 아야코 여기 있었구나. 어머니가 한참 찾았잖아요.” 어머니는 손에 무언가가 든 상자를 들고 빙그레 웃으며 아야코 곁으로 다가왔다.

“네……” 아야코는 서둘러 눈물을 닦았다.

“어디 몸이 안 좋아요?” 어머니는 다정하게 아야코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어깨에 손을 얹었다.

“아니에요, 그냥 비가 너무 예뻐서 여기서 보고 있었어요. 어느새 그쳐 버렸네요. 정말 죄송해요, 어머니 걱정하시면 안 돼요.”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어머니는 아야코가 잠깐이라도 보이지 않으면 걱정이 되어 못 견디겠어요. 오늘 장 보러 간 김에 아야코 반지랑 리본 사 왔어요.” 어머니는 말하면서 상자 뚜껑을 열어 보여 주었다. 훌륭한 루비 반지와 예쁜 리본이 아야코의 눈앞에 나란히 놓였다.

“감사합니다.” 아야코는 그렇게 대답했지만 그것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 손조차 내밀려 하지 않았다.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눈물을 간신히 참아냈다.

Chapter 1 of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