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아침 이야기
미야모토 유리코
一、올해는 보기 드물게 풍년의 가을이라 하여, 가루뿐인 식탁에도 한 줄기 환한 빛이 듭니다.
一、오늘 아침도 또 이른 시각에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시간 방송에 무언가 따지는 듯한, 말하자면 교양인 양 짐짓 차리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늘 어울리지 않게 느껴집니다.
一、어떤 분이라도 아침에 일어나 이제부터 하루의 활동에 들어가려고 그런 마음으로 식탁을 마주하고 몸단장도 갖출 때, 저마다 자기 나름의 무언가 하루의 계획을 갖지 않는 분이 있을까요.
하루의 계획은 아침에 있다, 라는 말은 온 세계에서 두루 일컬어져 왔습니다.
一、그렇다면 모든 분이 자기 나름의 하루의 계획을 가지고 충실한 기분을 지키고자 바라고 계실 때, 곁에서 생각지도 않은 이야기가 쏟아져 들어오는 것은 즐거운 일일까요. 오히려 차분하고 기분 좋은 음악이라도 들으며 활동의 채비를 하고 싶다고 여기지 않으실까요.
一、그런데 지금, 여러분의 마음에는 어떤 생각이 있을까요. 실로 가지가지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一、오늘은 책 한 권을 사야지, 구두를 한 번 닦이러 가야지, 그리 생각하고 계신 분도 있고, 오늘은 면도날을 하나 사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고, 오늘이야말로 그 이야기를 매듭지어야지, 하고 일을 궁리하고 계신 분도 있겠지요. 지금 이 순간 마음속에 떠올리고 계신 일이 오늘 하루 안에 그 얼마만큼이나 이루어져 갈까요.
一、대체로 무언가를 생각한다, 라는 것을 우리는 지금까지 너무 거창하게, 너무 어려운 일로 여겨 온 듯합니다.
언제든 사람이라는 존재는 그저 살기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겪고 있는 일을 마음에 받아들이고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생각을 간추려 가는 법이라는 것을, 우리는 너무 모르고 살아온 듯합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생각한다, 라고 하면 늘 어떤 어려운 제목이라도 내건 듯한 일을 격식 차려 따져야 하는 것처럼 여겨, 조금 세상물정에 익숙해지면 생각한다는 것을 귀찮아하는 것이 우리, 특히 일본인의 버릇입니다. 생각해 봐야 소용없다. 곧잘 그리 말합니다. 그런 것을 생각하는 건, 내 그릇이 아니다, 라고도.
그러고는 학생 시절에만 무언가를 생각하는 시기라는 식이 되어 버립니다.
一、그러나 생각한다는 것, 또 판단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게 모르게 늘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를테면 (오늘 책을 사더라도 산미도(三味堂) 이야기를 들자면) 요즘 연극 표를 사는 사람의 사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고 들립니다. 예금 봉쇄 강화와 실업의 위협에 시달려,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도 닥치는 대로 돈을 내지 않게 된 셈입니다. 책방에서도 같은 말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정말로 좋은 책, 꼭 필요한 책이 아니면 팔리기 어려워졌다고요.
여기에, 생활의 조건과 꼭 들어맞는 사람의 생각, 판단이라는 것이 드러나 있는 셈입니다.
오늘 책을 사더라도, 그 판단을 보여 주는 한 권의 책 사는 방식에 우리가 오늘 지닌 문화의 수준도 흐름도 절로 드러나는 셈입니다.
一、그런데 재미있게도, 그렇게 자기들의 문화 수준을 환히 드러내며 한 권의 책을 사는 분에게 「오늘날의 문화에 대해 의견을」 청하기라도 하면, 그분은 무어라 답하실까요. 「아유, 저는 그런 어려운 이야기를 할 그릇이 못 됩니다」라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一、민주적인 사회에서 중한 것은 다수의 사람들의 의견이며, 다수의 사람들이 자기 의견을 내놓고 그 결론을 서로 출발한 자리보다 높고 풍성하고 합리적인 곳으로 키워 가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一、여론(輿論)이라 하면 어렵게 들리겠지만, 누구든 오늘의 현실에 즉해 마음에 두고 계신 생활의 이런저런 일이 저마다 한 줄기씩 의견과 여론의 바탕이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쿄 시내에서 요사이 여기저기 봉오도리(盆踊り) 북이 울렸습니다. 「하아, 춤출 거라면」 하는 노래가 흐르고, 밤 깊도록 젊은 사람들이 춤추었습니다. 올해는 풍년이라 그래서 저렇게 춤판이 벌어진 것일까요.
그 북소리를 듣고 떠올리신 분이 많을 것입니다. 전쟁이 한층 심해지기 조금 전에 정부는 일본 곳곳에 춤을 유행시켜, 무언가를 진지하게 연구하거나 생각하는 나이대의 젊은 사람들을 실컷 춤추게 만들었습니다.
춤에 빠져 있을 때, 머릿속에 무엇이 있을까요. 오늘, 풍년이라 하는 일본의 가을에는 깊은 실업의 문제가 우리를 위협하고 있어 그 대상은 우선 부인과 청년입니다. 국철(國鐵)을 보아도 그것은 곧장 알 수 있습니다. 요사이 그 춤에 열중한 것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요. 젊은 부인과 젊은 남자들이었습니다. 북이 울립니다. 노래가 들립니다. 그리고 우리는, 몇 해 전에 이 젊은 사람들의 운명이 모질어지려 할 때 도리어 젊은 사람들을 춤추게 하는 북이 울렸음을 떠올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러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여기에 우리들 생활에 즉한 생각의 실마리가 있고, 정부가 권하는 거리의 춤에 대한 민중의 목소리가 있었던 셈입니다. 모두가 생각한 바를 모두가 표현할 자신을 가지기만 한다면, 사회의 진보를 위한 여론은 활발해집니다. 우리 자신의 풍요로움도 늘어납니다.
제목조차 붙지 않는 단 몇 마디의 생각, 그것을 우리는 소중히 여기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한다는 것을 어렵고 격식 차린 일로 다루지 말고, 우리가 살아 있는 한 생각하지 않고 있는 일은 없다는, 생각하면서 잠자코 있을 까닭도 없다는, 그 당연한 일로 다루는 데에 익숙해지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은 뜻밖에 날카롭게 사물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서로 믿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생각은 어려운 책을 읽고 있을 때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진지하게 사물을 받아들이는 마음만 있다면 좋은 음악을 듣고 있어도 충분히 깊은 사색에 보탬이 되는 것이며, 유머는 사회 비판이라는 것을 알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생각하는 능력을 지금까지의 딱딱한 수양(修養) 수양이라는 틀에서 〔숫자 부분 파손〕 자발적인 하루의 계획에 경의를 표하여, 일본의 라디오도 민중의 마음(エイチ)에 기대어 훌륭한 음악이라도 흘려보내는 쪽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생각합니다.
〔1946년 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