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of 1

피리

피리

피리

보름이라 밤 하늘에

달은 높이 켠 등불 같아라

임아 홀로 가신 임아

이 몸은 어찌하라 홀로 두고

임만 혼자 훨훨히 가셨는고

 

아으 피 맺힌 내 마음

피리나 불어 이 밤 새우리

숨어서 밤에 우는 두견새처럼

나는야 밤이 좋아 달밤이 좋아

 

이런 밤이사 꿈처럼 오는 이들

달을 품고 울던 「벨레이느」

어둠을 안고 간 「에세이닌」

찬 구들 베고 눈 감은 古月 凉火…

 

낮일랑 게인 양 엎디어 살고

밤일랑 일어나 피리나 불고지고

어두운 밤의 장막 뒤에 달 벗삼아

임이 끼쳐주신 보배랑 고이 간직하고

피리나 불어 설운 이 밤 새우리

 

다섯 손가락 사뿐 감아 쥐고

살포시 혀를 대어 한 가락 불면

은쟁반에 구슬 굴리는 소리

슬피 울어 예는 여울물 소리

왕대숲에 金바람 이는 소리…

 

아으 비로소 나는 깨달았노라

서투른 나의 피리소리이언정

그 소리 가락가락 온 누리에 퍼지어

메마른 임의 가슴속에도

붉은 핏방울 방울 돌면

차디고 헝어진 마음 다시 엉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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