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of 5
의심의 소녀 — 2
의심의 소녀 — 2
그들이 이사하여 온 지 만 이 년이나 지난 하절이라.
어떤 장날 마침 옹은 오후 이 시경에 외출하여 어슬어슬한 저녁때까지 귀 가치 않았더라. 범네는 심심함을 못 이김이던지 싸리 문 안에서 문을 방긋이 열고 내다보고 섰다. 그 때 동리 이장의 딸 특실이가 그 어머니를 찾아 방황하는 모양을 보고 살며시 문 밖으로 흰 얼굴만 나타내어 자기를 쳐다보는 특실이를 향하여 미소하여 은근하게
“네가 특실이냐?”
특실이는 반가웁게 그 지방말로
“응 너희 할아버지 어디 가셨니?”
범네는 어여쁜 얼굴에 웃음을 띠며
“벌써부터 성내에 가셨는데…….”
말 마치기 전에 은행 껍질 같은 눈꺼풀이 발그레하다. 두 소녀는 잠깐 잠잠하다.
“너는 아버지는 안 계시니?”
“아버지는 서모하고 큰 언니하고 서울 계시구…….”
또다시 눈꺼풀이 붉어진다.
“지금 같이 있는 이는 너의 누군가?”
“외할아버지 하고 밥 짓는 어멈이다…….”
두 소녀의 담화가 점점 정다워 갈 시에 멀리서 옹의 점잖고 화평한 모양이 보였다. 범네는 특실이를 향하여 온정하게 “내일 또 놀러오너라”하고 걸음을 빨리 하여 옹의 옷소매를 붙들며 옹의 귀가를 무한히 기뻐한다. 옹은 범네의 손목을 끌어 싸리문으로 들어가며
“심심하든?”한다.
범네가 이같이 특실이와 이야기 한 것도 이 년이나 한 동리 앞 뒤 집에 살았지만 처음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