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of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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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수는 사랑스럽고 얌전하고 재조있는 처녀라. 그 종형 되는 문호는 여러 종매들을 다 사랑하는 중에도 특별히 난수를 사랑한다. 문호는 이제 십팔 세 되는 시골 어느 중등 정도 학생인 청년이나, 그는 아직 청년이라고 부르기를 싫어하고, 소년이라고 자칭한다. 그는 감정적이요, 다혈질인 재조있는 소년으로 학교 성적도 매양 일, 이호를 다투었다. 그는 아직 여자라는 것을 모르고 그가 교제하는 여자는 오직 종매들과 기타 사오 인 되는 족매들이다. 그는 천성이 여자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지 부친보다도 모친께, 숙부보다도 숙모께, 형제보다도 자매께, 특별한 애정을 가진다. 그는 자기가 자유로 교제할 수 있는 모든 자매들을 다 사랑한다. 그 중에도 자기와 연치가 상적하거나 혹 자기보다, 이하되는 매들을 더욱 사랑하고 그중에서도 그 종매 중에 하나인 난수를 사랑한다. 문호는 뉘 집에 가서 오래 앉았지 못하는 성급한 버릇이 있건마는 자매들과 같이 앉았으면 세월가는 줄을 모른다. 그는 자매들에게 학교서들은 바, 또는 서적에서 읽은 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여 자매들을 웃기기를 좋아하고 자매들도 또한 문호를 왜 그런지 모르게 사랑한다. 그러므로 문호가 집에 온 줄을 알면 동중의 자매들이 다 회집하고, 혹은 문호가 간 집 자매가 일동을 청 하기도 한다. 토요일 오후나 일요일 오전에는 으레히 문호가 본촌에 돌아오고 본촌에 돌아오면 으레히 동중 자매들이 쓸어모인다. 혹 문호가 좀 오는 것이 늦으면 자매들은 모여 앉아서 하품을 하여 가며 문호의 오기를 기다리고, 혹 그 중에 어린 누이들- 가령 난수 같은 것은 앞고개에 나가서 망을 보다가 저편 버드나무 그늘로 검은 주의에 학생모를 잦혀 쓰고 활활 활개치며 오는 문호를보면 너무 기뻐서 돌에 발부리를 채며 뛰어 내려와 일동에게 문호가 저 고개 너머 오더라는 소식을 전한다. 그러면 회집한 일동은 갑자기 희색이 나고 몸이 들먹거려 혹,

" 어디까지 왔더냐? "

" 저 고개턱까지 왔더냐? "

하는 자도 있고, 혹 난수의 말을 신용치 아니하여,

"저것이 또 가짓말을 하는 게지."

하고 눈을 흘겨 난수를 보는 자도 있다. 학교에 특별한 일이 있거아 시험 때가 되어 문호가 혹 아니 올 때에는 난수가 고개에서 망을 보다가 거짓 보도를 한 적도 한두 번 있은 까닭이다.이러할 때에는 자매들은 대문 밖에 나섰다가 웃으며 오는 문호를 반갑게 맞는다. 어린 누이들은 혹 손도 잡고 매달리고, 혹 어깨에 올려 업히기도 하고, 혹 가슴에 와 안기기도 하며, 좀 낫살 먹은 누이들은 얼른 문호의 손을 만지고 물러서기도 하고, 조금 문호의 옷을 당기어 보기도 하고, 혹 마주 보고 빙긋이 웃기만 하기도 한다. 난수도 작년까지는 문호의 손에 매달리더니 금년부터 조금 손을 잡아 보고 얼굴이 빨개지며 물러서게 되고, 작년까지 문호의 가슴에 안기던 연수라는 난스의 동생이 손을 잡고 매달리게 된다. 그리고는 문호의 집에 몰려 들어가 문호의 자친께 매달리며 어리광을 부린다. 문호는 중앙에 웃으며 앉고, 일동은 문호의 주위에 돌라앉는다. 그러나 그네와 문호와의 자리의 거리는 연령에 정비례한다. 제일 나이 많은 누이가 제일 멀리 앉고 제일 나이 어린 누이가 제일 가까이 앉거나 혹 문호의 무릎에 기대기도 하고 문호의 어깨에 걸어 엎디기도 한다. 문호는 이런줄을 안다. 그러고 슬퍼한다. 이전에는 서로 안고 손을 잡고 하던 누이들이 차차차차 가까이 앉기를 그치고 손을 잡기를 그치고 피차의 사이에 점점 다소의 거리가 생기는 것을 보고 문호는 슬퍼하였다. 무슨 까닭인지 모르나 자연히 비감한 생각이 남을 금하지 못하였다. 사십이 넘은 문호의 어머니는 그 어린 질녀들을 잘 사랑하였다. 그는 문중에서도 현숙하기로 유명하거니와 문호에게는 모범적 부인과 같이 보인다.

문호는 자기가 아는 부인들 중에 그 모친과 숙모(난수의 모친)를 가장 애경한다. 도리어 그 모친보다도 숙모를 더욱 애경한다. 그래서 사, 오세 적에는 꼭 숙모의 곁에 자려 하였다.

한 번은 그 모친이,

" 문호는 나보다도 동서를 더 따러! "

하고 시기 비슷하게 탄식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문호는 모친과 숙모를 평등하게 애경한다. 그러나 친누이 되는 지수보다도 종매되는 난수를 더 사랑하였다. 문호의 종제 문해도 문호와 막형막 제한 쾌활한 소년이라 종제라 하건만 문해는 문호보다 이십여 일을 떨어져 났을 뿐이라, 용모나 거동이 별로 다름은 없었다. 그러나 문해는 그 모친의 성격을 받아 문호보다 냉정하고 이지적이라. 문호는 문해를 사랑하건만 문해는 문호의 감정적인 것을 싫어하였다. 그러므로 문호가 자매들 속에 섞여 노는 것을 항상 조소하고 자매들이 문호에게 취하는 것을 말은 못하면서도 항상 불만히 여겼다. 그러므로 문해는 자매계에 일종의 존경은 받으나 친애는 받지 못하였다. 문해는 자매들이 자기를 외경함으로 자기의 '젊지 아니하다' 는 자랑을 삼고 문호에 비하여 인격이 일층 위인 것을 자처하였다.

문호도 문해의 자기에게 대한 감정을 아주 모름은 아니나, 이는 문해가 아직 자기를 이해하기에 너무 유치한 것이라 하여 그리 괘념치도 아니 하였다. 이렇게 종형제간에 연치의 참장함을따라 성격의 차이가 생 하면서도 양인간에는 여전히 따뜻한 애정이 있었다. 물론 문호가 항상 문해를 더 사랑하고 문해는 문해는 문호에게 대하여 가끔 반감도 일으키건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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