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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년춘에 문호는 동경으로 유착을 갔다가 이태 되는 여름에 집에 돌아왔다. 그러나 앞 고개에는 이미 난수의 나와 맞음이 없고 대문 밖에는 웃고 맞아 주던 자매들이 보인다. 문호가 동경 갈 때에 십여 세 되던 자매들이 지금은 십이삼 세의 커다란 처녀가 되어 역시 반갑게 문호를 맞는다. 그러나 그 처녀들은 결코 문호의 친구가 아니리라. 문호는 방에 들어가 이전 앉던 자리에 앉았다. 그러고 처녀들도 이전 모양으로 문호를 중심으로 하고 문호를 중심으로 하고 둘러앉는다. 그 어머니는 여전히 닭을 잡고 떡을 만들어 문호와 문해와 들러앉은 처녀들을 먹인다. 그러나 삼 년 전에 있던 즐거움은 영원히 스러지고말았다. 문호는 울고 싶었다. 그러나 삼 년 전과 같이 눈물이 흐르지 아니한다. 문호는 마주 앉은 문해의 까맣게 난 수염을 본다. 그러고 손으로 자기의 턱을 쓸며,
" 문해야, 우리 턱에도 수염이 났구나. "
하며 턱 아래 한치나 자란 외대 수명을 툭툭 잡아채며 웃는다. 문해도 금석의 감을 금치 못하면서 코 아래 까맣게 난 수염을 만진다. 처녀들도 양인이 수염을 만지는 것을 보고 웃는다.
그러나 그네는 양인의 뜻을 모른다. 모친은 어린아이 둘을 안아다가 문호의 앞에 놓는다. 물끄러미 검은 양복입은 문호를 보더니 토실토실한 팔을 내어두르고 으아하고 울면서 모친의 무릎으로 기어간다. 모친은 두 아이를 안으면서,
" 이 얘들이 벌써 세 살이 되었구나. "
한다. 문호는 하나는 자기의 아들이요, 하나는 문해의 아들인 줄은 아나, 어느 것이 자기의 아들인 줄을 몰라 우두커니 우는 아이들을 보고 앉았다가 자탄하는 모양으로,
" 흥, 우리도 벌써 아버질세그려. 소년의 천국은 영원히 지나갔네그려. "
하고 웃으면서도 눈에 눈물이 고인다. 가만히 문호를 보고 앉았던 모친의 얼굴에도 전보다 주름이 많게 되었다. 문호는 정신 없는 듯이 모친만 보고 앉았다. 집 앞 버드나무에서는,
" 꾀꼬리오 "
하는 소리가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