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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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아침을 일찍 지어먹고 가실은 고국을 향하여 떠나기로 하였다.
노인 양주에게 세 번 절하여 하직하고 삼년동안 정들인 동네의 동구로 나올 때에는 노인은 손수 노자할 돈을 가실의 짐에 넣어주고 노파는 의복과 삶은 닭을 싸서 들어다 주며 동네 사람들도 여러 가지 물건과 먹을 것을 싸다가 가실의 집에 넣어주며, ”부디 잘가라”고, ”죽기 전 한번 만나자.”고 언짢은 얼굴로 작별하는 인사를 하며 동구 밖 강까지 나온다. 가실은 ”동네 어른들께 신세 많이 졌노라.”고 ”그러나 천여리 먼 나라에 다시 올 길이 망연하다.”고 손을 잡고는 작별의 인사를 하고 손을 잡고는 또 작별의 인사를 하였다.
나루 배에 오를 때에 노인은 뱃머리에 서서 가실의 손을 잡고,
“부디 잘 가게, 잘 가서 잘살게. 이 늙은 것이 다시 보기야 어찌 바라겠나 마는 가 보아서 설씨의 딸이 다른 집에 시집을 갔거던 내게로 돌아오게. 이제부터 이태 동안을 딸을 시집보내지 아니하고 날마다 자네 돌아오기만 기다리겠네.”하며 눈물을 흘린다.
가실도 눈물을 흘리며 다만,
“네…아버지”할 따름이었다.
참아 손을 놓지 못하여 한참 서로 잡고 울다가 마침내 배가 떠났다. 사공이 “어야 어야”하고 젓는 서슬에 파랗게 맑은 가을 강물에 잔물결이 일어 배가 저쪽 언덕을 향하고 비스듬이 건너간다. 가실은 뒤를 돌아보며 떠나온 언덕에 모여선 수십 명 남녀를 향하고 손질을 하였다. 그 사람들도 잘가라고 하면서 손을 두른다. 노인은 아직도 배 떠나던 자리에 서서 멀거니 가실을 바라보고 이따금 한마디씩 무슨 소리를 친다.
가실은 배를 나려 한 번 더 저편에 선 사람들을 향하여 손질을 하고 짐을 짊어지고 짚팽이를 끌면서 서리마저 마른 풀 사이로 길을 찾아 동으로 동으로 향하고 간다. 가끔 뒤를 돌아보고 손을 둘렀다. 저쪽에서도 손을 두른다. 가실은 조그마한 산구비를 돌아설 때에 마지막으로 두 팔을 높이 들며 소리를 높여,
“잘 있으오”를 서너 번이나 웨첬다. 저편에서도 팔을 들고, “잘가오”하는 소리가 모기 소리처럼 들린다. 가실은 마음으로 그 노인을 생각하면서 동으로 동으로 신라를 향하여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