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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Public Domain
Chapter 8 of 15

Chapter VI. WEAK POINTS AND STRONG

[장예(張預)는 편의 순서를 이렇게 풀이하려 한다: “제4편 군형(軍形)은 공격과 수비를 다루었고, 제5편 병세(兵勢)는 정공(正攻)과 기습(奇襲)의 방법을 다루었다. 훌륭한 장수는 먼저 공격과 수비의 이치를 익히고, 그런 다음 정공과 기습의 방법에 주의를 돌린다. 그는 허실(虛實)의 문제로 나아가기에 앞서 이 두 방법을 변화시키고 조합하는 기술을 익힌다. 정공이나 기습의 활용은 공격과 수비에서 비롯되고, 허실을 가려내는 것은 다시 이 두 방법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 편은 병세를 다룬 편 바로 다음에 놓인다.”]

1. 손자가 말하였다: 먼저 싸움터에 나아가 적이 오기를 기다리는 자는 기운차게 싸우고, 뒤늦게 싸움터에 나아가 서둘러 전장으로 달려가야 하는 자는 지쳐서 도착한다.

2. 그러므로 영리한 전사는 자신의 뜻을 적에게 강요하되, 적의 뜻에 끌려다니지 않는다.

[위대한 군인의 한 표지는 자신이 정한 조건으로 싸우거나 아예 싸우지 않는다는 것이다.[1]]

3. 이로움을 내걸어 적이 제 발로 다가오게 할 수 있고, 해를 가하여 적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할 수 있다.

[앞의 경우에는 미끼로 적을 꾀어내고, 뒤의 경우에는 적이 반드시 지켜야 할 요충지를 친다.]

4. 적이 편안히 쉬고 있다면 그를 괴롭힐 수 있고,

[이 구절은 매요신(梅堯臣)의 제1편 제23절 풀이를 반박하는 증거로 인용될 만하다.]

식량이 넉넉하다면 굶주리게 할 수 있고, 조용히 진을 치고 있다면 움직이게 만들 수 있다.

5. 적이 서둘러 지키러 와야 할 지점에 나타나고, 예상치 못한 곳으로 재빨리 진군하라.

6. 군대는 적이 없는 땅을 지나 행군한다면 먼 거리도 지치지 않고 갈 수 있다.

[조조(曹操)는 매우 잘 요약한다: “허공에서 나타나[말하자면 ‘청천벽력처럼’] 급소를 치고, 지켜지는 곳을 피하며, 뜻밖의 방향에서 공격하라.”]

7. 지켜지지 않는 곳만을 공격한다면 반드시 공격에 성공할 수 있다.

[왕석(王晳)은 “지켜지지 않는 곳”을 이렇게 풀이한다: “약점, 곧 장수가 역량이 모자라거나 병사들이 사기가 없는 곳, 성벽이 충분히 튼튼하지 못하거나 대비가 충분히 엄중하지 못한 곳, 구원이 너무 늦거나 군량이 너무 모자란 곳, 또는 수비하는 자들이 서로 불화하는 곳을 말한다.”]

공격당할 수 없는 자리만을 지킨다면 수비를 확실히 안전하게 할 수 있다.

[곧 위에서 말한 약점이 하나도 없는 곳이다. 이 뒤 구절의 풀이에는 제법 미묘한 점이 있다. 두목(杜牧)과 진호(陳皞)와 매요신은 그 뜻을 이렇게 본다: “수비를 참으로 안전하게 하려면 공격받을 것 같지 않은 곳조차 지켜야 한다.” 그리고 두목은 덧붙인다: “하물며 공격받을 곳이야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이렇게 보면 이 구절은 앞 구절과 균형이 덜 맞으니, 중국어 특유의 지극히 대구적인 문체에서는 늘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그래서 장예가 이렇게 말한 것이 더 정곡을 찌르는 듯하다: “공격에 능한 자는 하늘 가장 높은 곳에서 번개처럼 나타나 [제4편 제7절 참조] 적이 막아 낼 수 없게 만든다. 그러하니 내가 공격할 곳은 바로 적이 지킬 수 없는 곳이다…. 수비에 능한 자는 땅속 가장 깊이 숨은 곳에 몸을 감추어 적이 그 소재를 헤아릴 수 없게 만든다. 그러하니 내가 지킬 곳은 바로 적이 공격할 수 없는 곳이다.”]

8. 그러므로 적이 무엇을 지켜야 할지 모르게 만드는 장수는 공격에 능하고, 적이 무엇을 공격해야 할지 모르게 만드는 장수는 수비에 능하다.

[전쟁의 기술 전체를 한마디로 압축한 경구다.]

9. 오, 미묘함과 은밀함의 신묘한 기술이여! 그대를 통해 우리는 보이지 않는 법을 배우고, 그대를 통해 들리지 않는 법을 배우니,

[글자 그대로는 “형체도 소리도 없이”이나, 물론 이는 적의 입장에서 하는 말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적의 운명을 우리 손안에 쥘 수 있다.

10. 적의 약점을 향해 나아가면 누구도 막아 낼 수 없이 진격할 수 있고, 적보다 빠르게 움직이면 추격에서 안전하게 물러날 수 있다.

11. 우리가 싸우고자 한다면, 적이 높은 성벽과 깊은 해자 뒤에 숨어 있더라도 교전을 강요할 수 있다. 그가 반드시 구원하러 와야 할 다른 곳을 치기만 하면 된다.

[두목은 말한다: “적이 침입해 온 쪽이라면 우리는 그 보급로를 끊고 그가 돌아가야 할 길목을 차지할 수 있다. 우리가 침입하는 쪽이라면 군주 자신을 직접 겨냥해 공격할 수도 있다.” 손자가, 얼마 전 보어 전쟁의 몇몇 장군들과는 달리, 정면 공격을 믿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12. 우리가 싸우고 싶지 않다면, 진영의 선을 그저 땅 위에 그어 놓았을 뿐이라도 적이 우리와 교전하지 못하게 막을 수 있다. 그저 이상하고 종잡을 수 없는 무언가를 그가 가는 길에 던져 놓기만 하면 된다.

[이 극히 간명한 표현을 가림(賈林)은 이렇게 알기 쉽게 풀어낸다: “성벽도 해자도 쌓지 않았을 때조차 그러하다.” 이전(李筌)은 말한다: “우리는 낯설고 이상한 배치로 적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그리고 두목은 마침내 세 가지 예화로 그 뜻을 확실히 못 박는다—그 하나는 제갈량(諸葛亮)의 일화로, 그가 양평(陽平)을 점거하고 있다가 사마의(司馬懿)의 공격을 앞두고 있을 때 별안간 깃발을 내리고 북소리를 멈추게 하고 성문을 활짝 열어젖힌 채 병사 몇이 땅을 쓸고 물 뿌리는 모습만 보여 준 일이다. 이 뜻밖의 조치는 의도한 효과를 거두었으니, 사마의가 매복을 의심하여 실제로 군대를 물려 퇴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손자가 여기서 내세우는 것은 다름 아닌 “허장성세”를 때맞추어 쓰는 것일 뿐이다.]

13. 적의 태세는 알아내면서도 우리 자신은 보이지 않게 함으로써, 우리 병력은 집중된 채로 두고 적의 병력은 나뉘게 만들 수 있다.

[이 결론이 그리 뚜렷하지 않을 수도 있으나, 장예(매요신을 따라)는 이렇게 옳게 풀이한다: “적의 태세가 훤히 보이면 우리는 한 덩어리로 뭉쳐 그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반면 우리 태세는 비밀에 부쳐지므로 적은 사방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병력을 나눌 수밖에 없다.”]

14. 우리는 하나로 뭉칠 수 있는 반면 적은 여러 조각으로 쪼개질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온전한 하나가 온전한 것의 나뉜 부분들과 맞서게 되니, 이는 곧 우리가 다수로 적의 소수에 맞선다는 뜻이다.

15. 이렇게 우세한 병력으로 열세한 병력을 칠 수 있다면, 우리 적수는 궁지에 몰릴 것이다.

16. 우리가 싸우려는 지점은 알려져서는 안 된다. 그래야 적이 여러 지점에서 있을지 모를 공격에 대비하게 된다.

[셰리든은 언젠가 그랜트 장군의 승리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였다: “그의 적수들이 그가 무엇을 할지 궁금해하느라 여념이 없는 동안, 정작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할지를 가장 많이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병력이 이렇게 여러 방향으로 흩어져 있으니, 우리가 어느 한 지점에서 맞닥뜨려야 할 수는 그만큼 적어질 것이다.

17. 적이 전위를 강화하면 후위가 약해지고, 후위를 강화하면 전위가 약해지며, 좌익을 강화하면 우익이 약해지고, 우익을 강화하면 좌익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사방에 증원병을 보낸다면 그는 사방에서 약해질 것이다.

[프리드리히 대왕의 『장군들에게 주는 훈령』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수비전은 걸핏하면 우리를 지나치게 잦은 병력 분산으로 몰아넣는다. 경험이 적은 장수들은 모든 지점을 지키려 들지만, 자신의 본업에 더 밝은 장수들은 오로지 핵심 목표만을 염두에 두어 결정적 타격을 막아 내고, 더 큰 불행을 피하고자 작은 불행은 감수한다.”]

18. 병력의 열세는 있을 법한 공격에 대비해야 하는 데서 비롯되고, 병력의 우세는 우리 적수가 우리에 맞서 이런 대비를 하도록 강요하는 데서 비롯된다.

[최고의 용병술이란, 헨더슨 대령의 말을 빌리면, “적으로 하여금 군대를 흩어 놓게 강요한 다음, 그 조각 하나하나에 차례로 우세한 병력을 집중하는 것”이다.]

19. 다가올 싸움의 장소와 시각을 알면 아무리 먼 거리에서도 모여들어 싸울 수 있다.

[손자가 뚜렷이 염두에 둔 것은, 장수로 하여금 길고 빠른 행군을 위해 군대를 나누었다가 나중에 바로 그 지점과 그 시각에 정확히 합류하여 압도적인 병력으로 적과 맞서게 해 주는, 그 정교한 거리 계산과 노련한 전략 구사다. 전쟁사에 기록된 이런 성공적 합류는 많은데, 그중 가장 극적이고 결정적인 것의 하나가 워털루 전장에서 결정적 순간에 나타난 블뤼허였다.]

20. 그러나 시각도 장소도 알지 못한다면, 좌익은 우익을 구원할 수 없고 우익도 마찬가지로 좌익을 구원할 수 없으며, 전위는 후위를 구할 수 없고 후위도 전위를 지원할 수 없다. 하물며 군대의 가장 먼 부분들이 백 리 안쪽으로 떨어져 있고 가장 가까운 부분들조차 몇 리씩 떨어져 있다면 어떠하겠는가!

[이 마지막 문장의 한자는 다소 정밀함이 떨어지지만, 우리가 그려야 할 심상은 아마도 여러 갈래로 나뉜 군대가 정해진 집결지를 향해 나아가되, 갈래마다 정해진 날짜에 그곳에 이르라는 명을 받은 모습일 것이다. 장수가 여러 분견대를 시각과 집결 장소에 대한 정밀한 지시 없이 되는 대로 나아가게 둔다면, 적은 군대를 각개격파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장예의 주석을 인용할 만하다: “우리가 적수들이 모이려는 장소나 교전할 날짜를 모른다면, 우리의 단결은 수비 준비에 쏟느라 흐트러지고 우리가 지키는 자리는 불안해질 것이다. 강력한 적을 별안간 맞닥뜨리면 우리는 당황한 채로 싸움에 끌려들 것이며, 특히 군대의 맨 앞과 맨 뒤 부대 사이에 큰 거리가 있다면 좌우익이든 전위든 후위든 서로 도울 길이 없을 것이다.”]

21. 내 헤아림으로는 월(越)나라 병사의 수가 우리보다 많다 하나, 그것이 그들의 승리에 아무런 보탬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말하건대, 승리는 이룰 수 있다.

[아, 이 호기로운 말이여! 두 나라의 오랜 다툼은 기원전 473년, 오(吳)나라가 구천(句踐)에게 완전히 패하여 월나라에 병합되며 끝이 났다. 이는 틀림없이 손자가 죽은 지 한참 뒤의 일이다. 이 대목의 주장을 제4편 제4절과 비교해 보라. 언뜻 모순처럼 보이는 이 점을 짚은 것은 장예뿐이며, 그는 이렇게 풀이한다: “군형편에서는 ‘이길 줄은 알아도 그것을 해내지 못할 수 있다’고 하였는데, 여기서는 ‘승리’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그 까닭은 이러하다. 앞의 편에서는 공격과 수비를 논하며, 적이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면 그를 이긴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 구절은 특히 월나라 병사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손자의 계산으로는 그들이 다가올 싸움의 시각과 장소를 모르는 채로 있게 될 것이다. 그래서 여기서는 승리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22. 적이 수에서 우세하더라도 우리는 그가 싸우지 못하게 막을 수 있다. 그의 계획과 그 성공 가능성을 알아내도록 계책을 꾸미라.

[가림이 내놓는 다른 독법은 이러하다: “우리의 성공과 적의 실패로 이어질 모든 계책을 미리 알라.”

23. 그를 흔들어 움직임과 멈춤의 이치를 알아내라.

[장예는, 이렇게 흔들었을 때 적이 내보이는 기쁨이나 분노를 살피면 그의 방침이 몸을 낮추는 것인지 그 반대인지를 알아낼 수 있다고 전한다. 그는 제갈량이 사마의를 파비우스식 지연 전술에서 끌어내고자 여인의 머리 장식을 조롱조로 선물한 일화를 예로 든다.]

적이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수 없게 하여 그 약점을 찾아내라.

24. 적군을 아군과 세심히 견주어 어디서 힘이 넘치고 어디서 모자라는지 알라.

[제4편 제6절 비교.]

25. 군형을 갖출 때 이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경지는 그것을 감추는 것이니,

[이 역설의 묘미는 번역하면 사라져 버린다. 은폐란 어쩌면 실제로 보이지 않게 되는 것(앞의 제9절 참조)이라기보다, 무엇을 하려는지, 머릿속에 어떤 계획을 세웠는지 “낌새를 전혀 보이지 않는 것”에 가깝다.]

태세를 감추라. 그러면 가장 교묘한 첩자가 엿보아도, 가장 지혜로운 두뇌가 술책을 꾸며도 안전할 것이다.

[두목은 풀이한다: “적에게 아무리 영리하고 유능한 장교가 있다 해도, 그들은 우리를 상대로 어떤 계책도 세울 수 없을 것이다.”]

26. 적의 전술 그 자체에서 어떻게 우리 군의 승리를 빚어내는가—그것이야말로 뭇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바다.

27. 모든 사람이 내가 이기는 전술은 볼 수 있으나, 그 승리가 빚어져 나오는 전략은 아무도 볼 수 없다.

[곧, 누구나 싸움을 어떻게 이겼는지는 겉으로 볼 수 있으나, 그 싸움에 앞서 있었던 길고 긴 일련의 계획과 조합은 볼 수 없다는 것이다.]

28. 한 번 승리를 안겨 준 전술을 되풀이하지 말고, 무궁무진하게 변하는 상황에 따라 방법을 정하라.

[왕석이 현명하게도 말하듯: “승리의 밑바탕에는 오직 하나의 근본 원리가 있을 뿐이나, 거기에 이르는 전술은 그 수가 무궁무진하다.” 이를 헨더슨 대령의 말과 견주어 보라: “전략의 법칙은 몇 가지 안 되고 간단하다. 일주일이면 배울 수 있다. 익숙한 예화나 열두어 개의 도표로도 가르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지식만으로는, 문법 지식이 사람을 기번처럼 글 쓰게 가르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폴레옹처럼 군대를 이끌게 가르치지는 못한다.”]

29. 군사 전술은 물과 같으니, 물은 본디 높은 곳을 피해 아래로 서둘러 흘러내리기 때문이다.

30. 그처럼 전쟁에서도 길은 강한 것을 피하고 약한 것을 치는 데 있다.

[물처럼, 가장 저항이 적은 길을 따르는 것이다.]

31. 물은 흘러가는 땅의 성질에 따라 물길을 이루고, 병사는 마주한 적에 따라 자신의 승리를 이루어 낸다.

32. 그러므로 물이 일정한 형태를 지니지 않듯, 전쟁에도 일정한 상황은 없다.

33. 적수에 맞추어 전술을 바꿈으로써 승리를 거두는 자는 하늘이 낸 장수라 불릴 만하다.

34. 오행(五行, 수·화·목·금·토)은 언제나 똑같이 우세한 것은 아니고,

[곧, 왕석의 말처럼: “그것들은 번갈아 가며 우세해진다.”]

사계절은 번갈아 가며 서로에게 자리를 내준다.

[글자 그대로는 “고정된 자리가 없다”이다.]

낮이 짧은 날도 있고 긴 날도 있으며, 달에는 이지러지고 차오르는 시기가 있다.

[제5편 제6절 비교. 이 구절의 취지는 그저 자연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변화로써 전쟁에 정해진 틀이 없음을 보여 주려는 것뿐이다. 그러나 이 비유는 그리 적절하지 못한데, 손자가 든 현상의 규칙성은 전쟁에서는 결코 그에 견줄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1] 헨더슨 대령의 『스톤월 잭슨 전기』(1902년판) 제2권 490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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