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기
허클베리 핀의 모험
Table of Contents
허클베리 핀의 모험
Twain, Mark
Reading Settings
글꼴 크기
18px
테마
라이트
다크
세피아
눈 보호
줄 간격
읽기 모드
번역 Pagera AI
원문 Public Domain
Chapter 10 of 46

CHAPTER VII.

제7장

“일어나! 뭐 하는 거야?”

눈을 뜨고 둘러보며 어디 있는지 알아내려 했다. 해가 떠 있었고, 나는 곯아떨어져 있었다. 아버지가 시무룩하고 아파 보이는 얼굴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말했다.

“이 총은 왜 들고 있어?”

밤에 자기가 한 짓을 모르는 것 같아서 말했다.

“누가 들어오려고 해서 지키고 있었어요.”

“왜 나를 안 깨웠어?”

“깨우려고 했는데 안 일어났어요. 꼼짝도 안 했다고요.”

“알았어. 거기 서서 떠들 시간에 나가서 낚싯줄에 아침거리가 걸렸는지 봐. 나도 곧 갈 테니.”

아버지가 문을 열어주자 나는 강둑 위로 나갔다. 나뭇가지 조각 같은 것들이 떠내려오고 나무껍질도 좀 보여서 강이 불기 시작했다는 걸 알았다. 마을에 있었으면 신나겠다 싶었다. 6월 장마는 나한테 언제나 행운이었다. 강이 불면 장작감이 둥둥 떠내려오고, 통나무 뗏목 조각도 내려오는데 한 번에 통나무가 열두 개씩 붙어올 때도 있었다. 잡아서 목재 야적장이나 제재소에 팔기만 하면 됐다.

한쪽 눈은 아버지를, 다른 쪽 눈은 물에 떠내려올 것을 살피며 강둑을 걸어갔다. 갑자기 카누 한 척이 떠내려왔다. 아름다운 놈이었다. 13~14피트쯤 되는데 오리처럼 높이 떠 있었다. 나는 개구리처럼 머리부터 강둑에서 뛰어들었다. 옷도 다 입은 채로. 카누를 향해 헤엄쳤다. 분명 누가 바닥에 누워 있을 줄 알았다. 사람들이 배에 숨어서 다른 사람이 거의 끌어당길 때까지 기다렸다가 벌떡 일어나 웃는 장난을 자주 치니까. 하지만 이번에는 아니었다. 진짜 떠밀려 온 카누였다. 타고 노를 저어 강가에 댔다. 아버지가 보면 좋아하겠다고 생각했다. 10달러는 하니까. 그런데 뭍에 닿았을 때 아버지는 보이지 않았고, 버드나무와 덩굴이 우거진 도랑 같은 작은 시내에 밀어 넣다가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이걸 잘 숨겨두고, 도망칠 때 숲으로 가는 대신 강을 따라 50마일쯤 내려가 한곳에 자리 잡으면 걸어서 돌아다니는 고생을 안 해도 되겠다고.

오두막에서 꽤 가까웠고 아버지가 오는 소리가 계속 들리는 것 같았지만, 카누를 숨기고 나와서 버드나무 사이로 내다봤다. 아버지는 오솔길 좀 아래쪽에서 새한테 총을 겨누고 있었다. 아무것도 못 본 거였다.

아버지가 돌아왔을 때 나는 주낙을 걷느라 바빴다. 너무 느리다고 구시렁댔지만, 강에 빠져서 늦었다고 했다. 젖어 있는 걸 보면 물어볼 게 뻔하니까. 메기 다섯 마리를 건지고 돌아갔다.

아침 식사 후 쉬며 잠을 잤는데, 둘 다 녹초였다. 나는 생각했다. 아버지와 과부가 나를 쫓아오지 못하게 꾸며놓을 수 있다면, 멀리 가기 전에 사라진 걸 눈치채지 못하기를 바라는 것보다 확실할 것이다. 별의별 일이 다 생길 수 있으니까. 한동안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는데, 이윽고 아버지가 잠깐 일어나 물을 한 통 마시더니 말했다.

“다음에 누가 어슬렁거리면 나를 깨워, 알겠어? 그 놈이 좋은 뜻으로 온 게 아니야. 쏴버렸을 텐데. 다음에는 깨우라고, 알겠냐?”

그러고는 도로 누워 잠이 들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한 말이 바로 내가 원하던 아이디어를 줬다. 이제 아무도 나를 쫓아올 생각을 못 하게 꾸밀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열두 시쯤 일어나서 강둑을 걸어갔다. 강물이 꽤 빠르게 불고 있었고 떠내려오는 나무들이 많았다. 이윽고 통나무 뗏목 조각이 왔다. 통나무 아홉 개가 묶여 있었다. 배를 타고 나가 끌어와 뭍에 댔다. 점심을 먹었다. 아버지가 아닌 사람이었으면 하루 종일 기다려 더 건졌을 텐데, 그건 아버지 성격이 아니었다. 아홉 개면 충분했다. 당장 마을에 가서 팔아야 했다. 나를 가두고 배를 타고 뗏목을 끌며 세 시 반쯤 떠났다. 오늘 밤은 안 돌아올 것 같았다. 충분히 갔다 싶을 때까지 기다린 뒤 톱을 꺼내 통나무를 다시 톱질했다. 아버지가 강 저편에 닿기도 전에 나는 구멍으로 나왔다. 아버지와 뗏목은 저 멀리 물 위의 점에 불과했다.

옥수수 가루 포대를 카누가 숨겨진 곳에 가져가 덩굴과 나뭇가지를 젖히고 넣었다. 베이컨도 그렇게 했다. 위스키 병도. 커피와 설탕을 남김없이 챙겼고, 탄약도, 심지도, 양동이와 표주박, 국자, 양은컵, 낡은 톱, 담요 두 장, 프라이팬, 커피 포트. 낚싯줄, 성냥, 그 밖의 쓸모 있는 것은 다 가져갔다. 오두막을 깨끗이 비웠다. 도끼가 필요했지만 오두막 안에는 없었고, 장작더미 옆에 있는 것뿐이었다. 그걸 왜 남겨둘 건지는 알고 있었다. 총도 꺼냈고, 이제 준비가 끝났다.

구멍으로 기어 나오고 물건을 끌어내느라 땅이 꽤 패었다. 바깥에서 최대한 보수해서 흙을 뿌려 매끈한 자국과 톱밥을 덮었다. 그런 다음 잘라낸 통나무 조각을 제자리에 끼우고 밑에 돌 두 개, 옆에 돌 하나를 받쳤다. 그 부분이 휘어서 땅에 완전히 닿지 않았으니까. 4, 5피트 떨어져서 톱질한 걸 모르면 절대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게다가 오두막 뒤쪽이라 거기를 돌아다닐 사람이 있을 리 없었다.

카누까지 쭉 풀밭이라 발자국이 남지 않았다. 확인하러 돌아다녀봤다. 강둑에 서서 강을 내다봤다. 이상 없었다. 총을 들고 숲으로 좀 들어가 새를 찾는데 야생 돼지가 보였다. 초원 농장에서 도망친 돼지들이 이 하류 저지대에서 곧 야생이 되곤 했다. 이 놈을 쏴서 야영지로 가져왔다.

도끼를 들고 문을 박살 냈다. 한참을 때리고 쪼갰다. 돼지를 안으로 끌고 가서 탁자 근처에서 도끼로 목을 찍고 바닥에 눕혀 피를 흘리게 했다. 바닥이라고 한 이유는 정말 흙바닥이었으니까. 단단하게 다져진 흙이지 널빤지가 아니었다. 다음에 낡은 자루에 큰 돌을 잔뜩 넣었다. 끌 수 있는 만큼. 돼지 자리에서 시작해 문까지 끌고 가서 숲을 통해 강까지 끌고 갔다. 물에 빠뜨리자 가라앉아 보이지 않았다. 뭔가를 질질 끌고 간 자국이 선명하게 보였다. 톰 소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일이면 분명 관심을 보이며 근사한 장식까지 더했을 것이다. 이런 일에 톰 소여만큼 대단한 사람은 없었다.

마지막으로 머리카락을 좀 뜯어서 도끼에 피를 잘 묻히고 뒷면에 붙였다. 그러고 도끼를 구석에 던져놓았다. 돼지를 들어 올려 재킷으로 가슴에 안고(피가 떨어지지 않게) 집에서 한참 아래쪽까지 간 다음 강에 던졌다. 그러다 또 다른 것이 생각났다. 카누에서 옥수수 가루와 낡은 톱을 가져왔다. 가루 자루를 원래 있던 자리에 갖다 놓고 톱으로 바닥을 찢었다. 칼이나 포크가 없었으니까. 아버지는 요리할 때 항상 접이식 칼만 썼다. 그런 다음 가루 자루를 들고 풀밭을 가로질러 집 동쪽 버드나무 사이를 100야드쯤 지나 얕은 호수까지 갔다. 5마일 넓이에 갈대가 가득하고, 제철이면 오리도 바글바글한 곳이었다. 반대편으로 빠지는 물길이 있었는데 몇 마일이나 이어져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강으로 가는 건 아니었다. 가루가 새어 나와 호수까지 가는 자국이 생겼다. 아버지의 숫돌도 거기에 떨어뜨렸다. 실수로 그렇게 된 것처럼 보이게. 그런 다음 가루 자루의 찢어진 곳을 끈으로 묶어 더 이상 새지 않게 하고 톱과 함께 카누로 가져갔다.

이제 거의 어두워지고 있었다. 카누를 강둑에 드리운 버드나무 밑으로 내려보내며 달이 뜨기를 기다렸다. 버드나무에 배를 묶고, 뭘 좀 먹고, 이윽고 카누에 누워 파이프를 피우며 계획을 세웠다. 사람들이 돌무더기 자루의 흔적을 따라 강가에 가서 강을 뒤질 것이다. 그리고 가루 자국을 따라 호수에 가서 호수에서 빠지는 물길을 따라 내려가며 나를 죽이고 물건을 가져간 강도를 찾을 것이다. 강에서 찾는 건 내 시체뿐일 거다. 그것도 곧 싫증 나서 더 이상 나를 신경 쓰지 않겠지. 좋다. 어디든 가고 싶은 데 머무르면 된다. 잭슨 섬이 좋겠다. 그 섬은 잘 아는 데다 아무도 오지 않으니까. 밤에는 카누로 마을에 건너가 필요한 걸 슬쩍 챙기면 된다. 잭슨 섬이 답이다.

꽤 피곤했는데,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깨어났을 때 잠깐 어디 있는지 몰라서 좀 무서웠다. 일어나 둘러보았다. 그리고 기억이 났다. 강은 몇 마일이고 넓어 보였다. 달빛이 밝아서 몇백 야드 밖으로 어둡고 고요하게 미끄러져 가는 떠내려온 통나무까지 셀 수 있을 정도였다. 모든 것이 쥐 죽은 듯 고요했고, 늦은 시간 같았고, 늦은 시간 냄새가 났다. 무슨 말인지 알 거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크게 하품하고 기지개를 켠 뒤 배를 풀고 출발하려는데 물 건너에서 소리가 들렸다. 귀를 기울였다. 곧 알아챘다. 조용한 밤에 노가 노 걸이에서 움직이는 둔탁하고 규칙적인 소리였다. 버드나무 가지 사이로 내다보니 아니나 다를까, 배 한 척이 저 건너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몇 명이 탔는지는 모르겠었다. 점점 가까이 와서 내 앞을 지날 때 보니 한 명뿐이었다. 혹시 아버지인가 싶었지만 예상하지 못한 터였다. 물살을 타고 아래로 지나갔다가 이윽고 잔잔한 물가 쪽으로 돌아왔는데, 너무 가까이 지나가서 총을 뻗으면 닿을 뻔했다. 아버지가 맞았다. 노를 젓는 모양으로 보아 술이 깬 상태였다.

지체하지 않았다. 다음 순간 강둑 그늘 속에서 조용히 빠르게 하류로 내려가고 있었다. 2마일 반을 가서 강 한가운데 쪽으로 4분의 1마일 이상 나갔다. 곧 나루터 선착장을 지나갈 텐데 사람들이 나를 보고 부를 수도 있었으니까. 떠내려오는 나무들 사이로 나가서 카누 바닥에 누워 물에 맡겼다.

거기 누워 쉬면서 파이프를 피우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구름 한 점 없었다. 달빛 아래 반듯이 누우면 하늘이 정말 깊어 보인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리고 이런 밤에 물 위에서 얼마나 먼 곳의 소리가 들리는지! 나루터 선착장에서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뭐라고 하는지도 다 들렸다. 한 마디도 빠짐없이. 한 사람이 이제 낮이 길어지고 밤이 짧아지는 때라고 했다. 다른 사람이 오늘 밤은 짧은 밤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웃었고, 다시 말하자 또 웃었다. 다른 사람을 깨워 말해줬는데 그 사람은 안 웃고, 짜증 내며 내버려두라고 했다. 처음 말한 사람이 마누라한테 해줘야지, 재밌다고 하겠다고 했지만, 예전에 자기가 했던 말들에 비하면 별것도 아니라고 했다. 한 사람이 거의 세 시라며 해가 일주일 안에 떠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 뒤로 말소리는 점점 멀어져 말을 알아들을 수 없게 됐지만, 웅성거림과 가끔 웃음소리는 들렸다. 아주 멀리서.

이제 나루터 한참 아래쪽이었다. 일어나 보니 잭슨 섬이 있었다. 하류로 2마일 반쯤 되는 곳에 울창한 숲으로 뒤덮여 강 한가운데 크고 어둡고 묵직하게 솟아 있었다. 불빛 없는 증기선 같았다. 섬 앞쪽의 모래톱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물이 전부 차올랐으니까.

금방 도착했다. 물살이 하도 빨라서 섬머리를 쏜살같이 지나쳤고, 이윽고 잔잔한 물에 들어가 일리노이 쪽 기슭에 닿았다. 전에 알던 강둑의 깊숙한 홈에 카누를 밀어 넣었다. 버드나무 가지를 헤치고 들어갔는데 배를 묶으면 밖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섬 꼭대기의 통나무 위에 앉아 넓은 강과 검은 떠내려오는 나무와 3마일 떨어진 마을을 내다봤다. 불빛이 서너 개 깜빡이고 있었다. 엄청나게 큰 목재 뗏목이 1마일 상류에서 내려오고 있었는데, 가운데 등불이 켜져 있었다. 천천히 내려오는 것을 지켜보다가 내가 서 있는 곳 바로 앞에 왔을 때 한 사람이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뒤쪽 노, 거기! 이물을 우현으로!”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또렷하게 들렸다.

하늘이 조금 밝아지고 있었다. 숲으로 들어가 아침 전에 한잠 자려고 누웠다.

Chapter 10 of 46
|
광고
읽고 쓰면, 책은 무료입니다
서평단에 선정되면 출판사가 책을 보내 줍니다.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 서평을 남기면 포인트로 쌓입니다.
모집 중인 캠페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