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of 18
序
이것은 어느 정신병원 환자, 제23호가 만나는 사람마다 늘어놓는 이야기이다. 그는 이미 서른을 넘었을 것이다. 하지만 언뜻 보기에는 놀랍도록 젊어 보이는 광인이다. 그의 반생에 걸친 경험은, 아니, 그런 것은 어떻든 좋다. 그는 그저 두 무릎을 꼭 껴안은 채 이따금 창밖을 내다보면서 (쇠창살이 박힌 창밖에는 낙엽 하나 없는 떡갈나무 한 그루가 흐린 눈 내릴 듯한 하늘에 가지를 뻗고 있었다), 원장인 S 박사와 나를 상대로 오랫동안 이 이야기를 끝없이 늘어놓았다. 물론 몸짓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이를테면 “깜짝 놀랐다”고 말할 때면 갑자기 얼굴을 뒤로 젖히기도 했다. ……
나는 이런 그의 이야기를 꽤 정확하게 옮겨두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내 기록에 성에 차지 않는 분이 계시다면, 도쿄 근교 ××마을의 S 정신병원을 찾아가 보시면 된다.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제23호가 먼저 공손히 고개를 숙이고 이부자리도 없는 의자를 가리킬 것이다. 그러고는 우울한 미소를 띤 채 조용히 이 이야기를 되풀이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마쳤을 때 그의 얼굴빛이 떠오른다. 그는 마침내 벌떡 몸을 일으키더니, 주먹을 휘두르며 만나는 사람마다 이렇게 고함을 질러댈 것이다. “나가! 이 악당 놈아! 너도 어리석고, 질투심 많고, 음란하고, 뻔뻔스럽고, 자만심으로 가득 차고, 잔인하고, 제 잘난 체하는 동물이겠지. 나가! 이 악당 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