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of 1

Chapter 1

인도 옛이야기

고다 로한

어느 나라에도 옛이야기라는 것이 있어, 좀처럼 근래의 소설가들이 지어낸들 미치기 어려운 흥취 있는 것이라네. 다만 「소국민(小国民)」을 즐겨 읽는 소년 여러분에게는 모모타로니 원숭이와 게의 싸움이니 하는 것도 새로울 리 없을 터이고, 또 『한비자』 『장자』에 실린 이야기들도 진기할 것이 없을 터이라, 일본과 중국의 것은 잠시 제쳐두고 인도 옛이야기를 모아 엮어, 앞서 「보배 창고」라 이름 붙여 학령관(学齢館)의 청을 받아 펴낸 바 있더니, 뜻밖에도 재미있다 하여 소년 여러분이 그 밖에도 이야기가 있느냐, 있거든 더 들려달라 청해 주신 분들도 계시기에, 이제 또 한 편의 이야기를 여기 실어 보려 하오. 인도는 여러분의 아버님 어머님 시절에는 천축(天竺)이라 불리던, 오래전부터 일찍이 열려 발달해 온 나라로, 오늘날 잣대로 보아도 세계 문명의 모태라 할 만한 곳이니, 따라서 흥취 있는 옛이야기에도 풍부하지요. 원하신다면 얼마든지 여러분을 위하여 진기한 이야기를 골라내어 한두 해쯤은 이 지면에 실어 보일 수 있으리. 자, 이번 호에는 리(利)와 아리(阿利) 형제의 이야기를 실어 두기로 합니다.

옛날 옛날에 한 장자가 있어 두 아들을 두었더라. 형을 리라 하고 동생을 아리라 하였는데, 노인은 늘 두 아들에게 일러, 「높은 것은 떨어지고, 덧없는 것은 사라지며, 삶이 있으면 죽음이 있고, 만난 것은 헤어짐이 있으리라」 타이르곤 하였다. 그러나 집안은 늘 부유하고 번창하여 별달리 언짢은 일도 만나지 않고, 세상을 즐겁게 살아가던 차에, 마침내 노인의 가르침이 들어맞을 때가 와서, 늙은 몸에 병을 얻으니 장자는 자리에서 끝내 일어나지 못하고, 이제 목숨이 다할 것이 결정되었다. 그때 장자는 두 아들을 머리맡에 불러, 「죽는 것도 사는 것도 천명이거늘 너희는 함부로 슬퍼해서는 아니 된다. 다만 내 임종에 임하여 너희에게 이르는 말이 있으니 마음에 새겨 잊지 말아라. 내가 떠난 뒤 너희 둘은 결단코 갈라서지 말지니, 비유하자면 한 가닥 실로는 코끼리를 매기 어려우나 많은 실을 모아 노끈으로 만들면 큰 코끼리도 맬 수 있는 것과 같이, 형제가 힘을 모아 집안을 지킨다면 집도 무사히 오래갈 것이로되, 너희가 서로 사사로운 욕심을 꾀하여 갈라져 흩어지면 한 가닥 실의 약함과 같이 되어 집안도 쇠하여 무너지리라. 이 나의 가르침을 잘 새겨 결단코 어기지 말아라」 하고 간곡히 타이르고서 이 세상을 떠나니, 형제는 함께 아버지의 유훈을 따라 서로 도와가며 편안한 나날을 보냈다.

그러는 사이 동생도 자라 혼인할 나이가 되매, 인연이 닿은 것을 다행히 여겨 형은 동생을 위해 아내를 맞이해 주었더니, 이 아내는 마음이 좁고 좋지 못한 사람이라 남편에게 이르기를, 「당신은 흡사 노예와 같소. 돈이며 살림이며 모두 형 손에 맡겨 두고 당신 소유라 할 것도 없으며, 다만 입을 것 먹을 것에 부족함이 없을 뿐이니 노예라 한들 무방하리다. 당신이 아무리 일을 한들 그저 이 집을 부유하게 만들 뿐, 당신 소유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니 정녕 즐거움이 적소」 하고 잘난 듯이 늘어놓으니, 동생은 이로부터 분가할 마음을 품게 되어 형에게 재산을 나눠 줄 것을 청하였다. 형은, 「돌아가신 아버님의 유언도 잊고 너는 분가하려느냐. 참으로 분별을 잃은 말을 어찌 입에 담을 수 있단 말이냐」 하고 거듭 동생을 타일러 동생의 청을 들어주지 않았으나, 동생이 굳게 분가하겠다 우기며 굽히지 않으매 결국 견디지 못하고, 마침내 모든 재산을 정확히 반으로 나누어 그 한쪽을 동생에게 주었다.

동생 부부는 나이 어린 까닭에 쓸데없는 사치에 재산을 탕진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 가난해지매, 형에게 도움을 청하러 왔으니, 형은 어쩔 수 없이 돈 십만을 주었더니, 그것마저 잠깐 사이에 다 써버리고 또 도움을 청하러 왔다. 하나뿐인 동생인지라, 싫은 낯도 짓지 않고 형은 청하는 대로 또 십만을 주었더니, 또 그것마저 다 써버리고 여느 때처럼 거듭 구걸하러 오는 것이었다. 앞뒤로 합쳐 이런 일이 여섯 번에 이르렀건만, 그때마다 십만씩 주고도 형은 아깝다 여기지 않더니, 일곱 번째에 이르러서는 마침내 견디지 못하고, 「아버님의 유훈을 어겼을 뿐 아니라 거듭 와서 재물을 구하는 것이 동생이라 한들 괴이하다. 가난해져 고생하는 것도 모두 자기 마음가짐 탓이다. 이번만은 십만 전을 여느 때처럼 주마. 다만 이후로는 와도 주지 않을 것이니 잘 마음을 다잡고 살림의 길을 가다듬어라」 간곡히 일러 보였다. 동생은 이를 분히 여겨 그 후로 살림의 길에 마음을 쏟아 차츰 부를 이루게 되었으되, 그와 반대로 형은 또 거듭 동생에게 재물을 주었던 까닭에 가난해져 스스로 지탱하기 어려워, 일찍이 준 일도 있으니 이제는 동생에게 잠시 도움을 받으리라 하여, 동생에게 가서, 「내가 요사이 크게 재물에 궁하니 부디 도와 다오」 하였더니, 동생은 답하기를, 「전에 내가 궁핍하여 그대 곁에 가서 약간의 도움을 청하였을 때 그대는 무어라 하셨소. 가난해져 고생하는 것도 모두 자기 마음가짐 탓이라며 매정하게 나를 책망하시지 않으셨소. 내 이제 그대에게 그 말을 돌려드리리다. 가난해져 고생하는 것도 모두 자기 마음가짐 탓이오. 나는 그대를 도울 수 없소」 하며 은혜를 잊고 거절하였더라.

형은 동생의 한심한 말에 깊은 시름을 일으켜, 「친형제이면서도 이토록 매정하고 무정한 즉, 하물며 인연 없는 세상 사람들이야 말해 무엇하랴. 아아, 혐오스러운 세상이로다」 하고 좁은 마음에 단단히 결심하여 장사를 그만두고, 승려가 되어 오로지 악한 세상을 선으로 이끌리라 수행에 마음을 맡겨, 어느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정근고행을 하고 있었더니, 세월이 흘러 한때 부유해졌던 동생 아리는 형에게 박정했던 응보 탓인지 손해만 거듭 닥쳐 다시 가난한 자가 되어, 땔나무를 팔아 겨우 입에 풀칠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때 형 리는 탁발하여 음식을 얻으려 성안으로 들어갔으나, 공교롭게 시주하는 이도 없으매 빈 바리를 들고 돌아오려던 차에, 길에서 동생을 마주쳤다. 동생은 형이 삭발염의(剃髪染衣)의 몸이 되었으리라고는 생각조차 못 하고, 형은 동생이 땔나무 장수가 되어 있으리라고는 생각조차 못 하였으니, 또한 둘 다 야위고 늙어 있어 그도 알아채지 못하였으되, 동생 아리는 존엄해 보이는 승려가 굶주린 낯빛으로 빈 바리를 받쳐 들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매, 뜻하지 않게 측은히 여기는 선한 마음이 일어, 지난날 형을 매정하게 대했던 일도 떠올라 뉘우치며, 땔나무와 바꿔 겨우 얻은 피떡이 있는 것을 드리리라 승려를 불러 세워, 「존자시여, 도를 위하여 가시는 거룩한 분이시여, 부디 제가 받드는 거친 음식을 받아 주시지 않겠습니까」 하고 여쭈니 승려는 돌아보며, 「땔나무를 파는 분이여, 세상의 욕심을 버린 우리이오니 그 갸륵한 뜻을 받을 따름이오. 미식이건 거친 음식이건 가리지 않소. 겨우 몸을 지탱할 만하면 족하오」 하매, 곧 피떡을 시주하였더니, 승려는 피떡을 다 자시고 떠나갔다.

그 뒤 아리는 땔나무를 하러 산에 갔다가, 길에서 한 마리 토끼를 보매 지팡이를 치켜들어 탁 내리쳤더니, 곧 토끼는 죽은 사람으로 변하여 아리의 목덜미에 매달려 버렸다. 「이게 웬일인가」 하고 크게 놀라 어이없어, 떼어 내려 힘을 쏟아 보아도 조금도 떨어지지 않으매, 다른 사람을 청하여 끌어 떼게 하여도 도무지 그 보람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밤을 틈타 집으로 돌아오니, 또 이 무슨 신기한 일인가, 죽은 사람의 두 손은 절로 풀어져 몸은 땅에 떨어지고, 보는 사이에 찬연히 빛을 발하여 무구한 황금상이 되는 것이었다. 아리는 크게 놀라며 그 상의 머리를 잘라 보았더니, 머리는 또 새로이 절로 생겨나고, 또 잘라 내면 또 생겨났다. 손을 잘라 내면 손이 또 생겨나고, 다리를 잘라 내면 다리가 또 생겨나, 금 머리, 금 손, 금 다리가 집안 가득 차서 휘황찬란하게 빛나니, 이 일이 왕의 귀에 들어갔다. 자초지종을 물으심에 미쳐, 「이는 선행의 응보로다, 복이 많은 사람이로다」 하시며 땔나무 장수를 곧 한 마을의 우두머리로 봉하셨다 하더라. 눈앞으로는 이익이 있더라도 불선으로 얻은 이익은 끝내 지키기 어렵고, 눈앞으로는 복을 얻지 못하더라도 선한 마음에서 비롯된 복은 끝내 큰 것이라네.

옛날 옛날 기로국(棄老国)이라 불리는 나라가 있어, 그 나라에 사는 자들은 자기 부모가 늙고 쇠하여 쓸모가 없어지면 「노인은 나라의 군더더기」라 하여 멀리 산속이며 들녘 끝이며 하는 곳에 내다 버리는 것을 통례로 삼았으며, 또한 나라의 상법(常法)으로 삼고 있었더라. 그런데 여기 효심 깊은 한 대신이 있었다. 평소에 정답게 아버지를 섬겨 효양(孝養)에 게으름이 없었으나, 세월이 흐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지라 그 아버지가 차츰 늙으매, 국법을 따르려 하면 산이건 들이건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땅에 내다 버리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본래 효심 깊은 대신이 어찌 그토록 모진 일을 할 수 있으리. 「일이 드러나 국법을 어긴 죄를 묻거든 그뿐이로다」 하고 깊이 땅을 파서 그 안에 밀실을 마련해 두고, 겉으로는 어디엔가 내다 버린 것처럼 꾸며 아버지를 그 방에 숨겨 두고서, 여전히 효양을 다하였다.

그때 마침 어느 천신이 있어 갑자기 기로국의 왕궁에 내려와, 국왕과 여러 신하들에게 손에 든 두 마리 뱀을 어전 마루에 놓고, 「보아라, 그대들이여. 그대들은 이 뱀 가운데 어느 것이 수컷이며 어느 것이 암컷인지 가려낼 수 있는가. 가려내면 좋거니와, 가려내지 못하면 국왕이여 잘 들어라. 그대를 멸하고 그대의 나라까지도 내 신력으로 멸하리라. 이레 안에 이 기로국을 진멸시키리라」 엄연히 고하니, 왕은 크게 놀라고 두려워하여 군신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답을 내리라 의논했으나, 누구라서 뱀의 암수를 가려낼 수 있을까 싶지도 않으매 그저 당혹할 뿐이었다. 「나라의 큰일이로다, 가벼이 여기지 말라. 만약 누구라도 천신의 난문을 풀어낼 수 있다면 후하게 상을 내리리라」 온 나라에 두루 알려 답을 모았으되 응하는 자도 도무지 없었다. 그 대신은 집에 돌아와, 「어쩌면 우리 아버지가 아실는지도 모르지」 하고 여느 때처럼 밀실에 가서 이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그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부드럽고 가는 것을 뱀에 가까이 대어, 펄쩍 움직이는 쪽을 수컷이라 알고, 잠잠한 쪽을 암컷이라 알면 된다」 하고 일러 주매, 대신은 곧 왕궁에 가서 이 뜻을 아뢰고 시험해 보니 과연 그 말과 같이 암수가 어김없이 분명하였다. 왕은 기뻐하며 천신에게 「이것은 암컷이오 이것은 수컷이라」 답하매 그 답에 잘못이 없으니, 천신은 또 한 마리 큰 흰 코끼리를 나타내어, 「이 코끼리의 무게가 몇 근 몇 냥이냐. 답하지 못하면 나라를 뒤엎으리라」 하고 난제를 내었다.

왕도 신하들도 「어떻게 저울판에도 올리기 어려운 이 큰 코끼리의 무게를 알 수 있으랴」 답을 못해 헤매고 있었더니, 그 대신은 또 아버지께 여쭤 보매, 「그것은 쉬운 일이다. 코끼리를 배에 태워 물이 배를 잠그는 곳에 표시를 해 두고, 그 다음 코끼리 대신 돌을 실어 앞서의 표시까지 배가 물에 잠기는 것을 가늠하여, 하나하나 돌의 무게를 달아 모으면 곧 코끼리의 근량을 얻을 수 있다」 일러 주시매, 「이치에 맞다」 수긍하고 이 지혜로 천신에게 답하였다. 「좋다, 그러면 또 묻노라. 한 움큼의 물이 큰 바다보다 많은 일이 있다 하니, 이 이치를 아느냐」 천신이 여느 때와 같이 난문을 내리매, 여느 때와 같이 왕 등은 또 답을 못해 곤란해하였으되, 그 대신은 여느 때와 같이 노부의 가르침을 얻어, 「그 말은 풀기가 매우 쉽습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자비심으로써 부모와 세상의 병자 따위에게 물을 베푼다면, 비록 그 양이 적어 겨우 손바닥에 움킬 만한 정도라 하더라도, 그 공덕이 광대무변하여 큰 바다라 한들 비할 바 못 됩니다」 하니, 이번에는 천신이 갑자기 몸을 바꾸어, 눈썹은 곱고 빛깔은 선연하여 옥이라 할까 꽃이라 할까 싶을 만큼 어여쁜 여인으로 변하면서, 「세상에 나만큼 단정하고 엄한 자가 있겠는가」 물어 왔다.

왕 등은 여느 때처럼 답이 없었으되 대신은 또 아버지께 여쭈니, 「세상에는 더 단정하고 묘한 것이 없지 않다. 도를 지켜 마음을 바르게 하고, 부모를 섬김에 효성스럽고 임금을 섬김에 충성스럽고, 다른 이를 대함에 온화하며, 마음에 큰 자비를 품은 자가 있다면 그 단정함이 천만 배니라. 지금의 그대를 그에 비하면 원숭이만큼이나 못하리라」 답하매, 천신은 또 전단(栴檀)나무의 머리와 꼬리를 알 수 없는 것을 내어, 「어느 쪽이 나무뿌리 쪽이며 어느 쪽이 나무 끝 쪽이냐. 어서 답하라」 닦달하였다. 왕 등은 또 답하지 못하였으되 그 대신은 또 아버지께 일러 받아, 「나무를 물속에 던져 넣어 보아 떠오르는 쪽이 곧 나무 끝이오. 뿌리 쪽은 나뭇결이 촘촘하여 절로 무거우니 아래로 가라앉는 법이외다」 답하매, 천신은 또 같은 모양의 암말 두 마리를 가리키며, 「어느 것이 어미요 어느 것이 새끼냐」 닦달하였다. 임금과 신하 모두 여느 때처럼 답을 못하매, 그 대신은 또다시 아버지께 일러 받아, 「풀을 한꺼번에 먹이면 어미 말은 반드시 새끼에게 먼저 먹게 하고, 망아지는 어미보다 뒤늦게 먹는 일이 없으리이다」 이치를 짚어 답하니, 천신은 크게 칭찬하여, 「몇 번이고 내 난문을 일일이 풀어내었으니, 국왕과 군신은 안심할지어다. 이제부터는 내 이 나라를 지키어 외적이 침해할 수 없게 하리라」 이르고 하늘로 올라갔다.

국왕은 크게 기뻐하며, 「이 또한 모두 그 사람의 지혜가 있었던 까닭이로다」 하시고 그 대신을 불러내어 은상을 내리고자 하시매, 「이 은상으로는 부디 신의 죄를 면해 주옵소서. 실은 신이 국법을 어겨 늙은 아버지를 버리지 않고 있었사온데, 그 아버지께 여쭈어 하나하나 답을 얻은 것이옵니다」 아뢰니, 왕은 크게 감탄하시어 그 노부를 불러내어 스승으로 삼고, 대신을 후하게 상 주시고, 또한 나라 안에 영을 내려 늙은이를 버리는 일을 엄히 금하고, 사민(士農工商)에게 효행을 두텁게 권하셨다 하더라. 늙은 사람이라 하여 업신여겨서는 아니 된다. 쓸모없어 보이는 사람이라도 물건이라도 함부로 버리지 않으면, 또한 이로움을 가져오는 일이 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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