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충렬전 5 — 충렬의 무기 획득과 출전
을 만나시니 것지 아득하고 일월이 무광하옵나이다. 슬피 통곡하며 머리를 땅에 두달리니 산천초목도 슬퍼하며 만진 중이 낙루 아니하리 없더라. 천자 이 말을 들으시고 후회막급할 말 없어 우두커니 앉아 있더니, 태자 적진에 잡혀갔다가 본진에서 문걸 베임을 보고 탈신도주하여 급히 와서 황상 곁에 앉았다가 충렬의 말을 듣고 버선발로 내려와서 충렬의 손을 붙들고 왈, 경이 그게 웬 말인가. 옛날 주성왕도 관채의 말을 듣고 주공을 의심하더니 회과자책하여 성군이 되었으니, 충신이 다 죽기는 막비천운이라. 그런 말을 하지 말고 진충살역하여 황상을 도우시면, 태산 같은 그 공노는 천하를 반분하고 하해 같은 그 은혜는 푸를 때 자 갚으리라. 충렬이 울음을 그치고 태자 상을 보니, 천자 기상 적실하고 일대 성군 될 듯하여, 투고 벗어 땅에 놓고 천자 전에 사죄하여 왈, 소장이 아비 죽음을 한탄하여 분심이 있는 고로 격절한 말씀을 폐하 전에 아뢰었으니 죄사무석이라. 소
장이 죽사온들 폐하를 돕지 아니하오리이까. 천자 충렬의 말을 듣고 친히 게하에 내려와서 투고를 씌우면서 손을 잡고 하는 말이, 과인은 보지 말고 그대 선조 창건하던 일을 생각하여 나라를 도와주면, 태자 하던 말대로 그대 공을 갚으리라. 충렬이 청명하고 물러나와 장대에 높이 앉아 군사를 총독하니, 피병 장졸이 불과 일리 백 명이라. 천자 삼층단에 높이 앉아 하늘에 제사하고 인검을 끌어내어 충렬에게 주신 후에, 대장사명기에 친필로 쓰신 기를 대명국 대사가 도원수 유충렬이라 뚜렷이 써 내주니, 원수 사은하고 진법을 시험할 제, 장사일자진을 쳐 두미를 상합게 하고 군중에 호령하되, 남북 적병이 비록 억만 병이라도 내 혼자 당하련니와 너희들은 행오를 잃지 말라. 약속할 제, 이때 적진 중에서 문걸 죽음을 보고 일진이 진동하여 서로 나와 싸우려 할 새, 삼군 대장 최일귀 분기를 이기지 못하여 녹포운갑에 백금투고를 쓰고 장창대검을 좌웅에 갈라
들고 적제마를 채질하여 나는 듯이 달려들며 외쳐 왈, 적장 유충렬아, 네 아직 이거하여 남북 강병 억만 군을 능멸히 생각하니, 바삐 나와 죽어보라. 원수 장대에 있다가 최일귀란 말을 듣고 바삐 나와 응성하되, 정한담은 어디 가고 너만 어찌 나왔느냐. 너희 두 놈의 간을 내어 우리 부모 영위 전에 재빈하고 드리리라. 함성하고 달려들어 장성검이 번듯하며 일귀가 진장 장대검이 편패(鞭牌)가 부서지니, 최일귀 대경하여 철퇴로 치자 한들, 원수 일신이 보이지 아니하니 치자 한들 어이 하리. 석진 중에서 옥관도사 싸움을 귀경하다가 대경하여 급히 쟁을 쳐 거두오니, 일귀 겨우 본진에 돌아와 정신을 잃었는지라. 이때 북적 선봉 마룡은 헌하의 명장이라. 충렬을 잡지 못하고 돌아옴을 분이 억여 진문을 헤치며 왈, 대장은 어찌 조그만한 아이를 살려두고 오나이까. 소강이 잡아오리이다 하며 나는 듯이 들어올 제, 북적 진중에서 또한 도사 진이 나와 마룡의 말머리를 잡
고 왈, 대장은 가지 마옵소서. 저 적장의 갑주 장검을 보니 용궁의 조화라. 수년 전에 대장성이 남경에 떨어지더니, 이제 검술을 보니 북두성 대장성이 칼빛을 응하여 일광주 용인갑은 일신을 가리어 쓰니, 사람은 천신이요 말은 비룡이라. 뉘 능히 당하리요. 마룡이 분로하여 도사를 꾸짖어 왈, 대장부 앞에 요망한 도사놈이 무슨 잔말을 하느냐. 바삐 물러 쓰라. 진이 생각하되, 미구에 대환이 있을지라. 진중에 들지 말고 소로 도망하여 싸움을 귀경하리라. 이때에 마룡이 좌수의 삼천근 철퇴를 들고 우수의 창검을 들고 호통을 지르며 나와 원수를 맞아 싸우더니, 일광주에 쏘이어 두 눈이 캄캄하여 정신이 없는지라. 운무 중에 소리 나며 검광이 빛나며 원수를 치려 하니, 장성검이 번듯하며 마룡의 손을 치니, 철퇴 든 팔이 맞아 땅에 떨어지니, 마룡이 대경하여 우수에 잡은 칼로 공중에 쏘아 번개를 내리치니, 구척 장검 길고 진 칼이 낯을 과쇄하여 빗자루로 만난 듯
문지라. 제 아무리 명장인들 적수로 당할손야. 본진으로 도망코자 할 즈음에 벽력 같은 소리 진동하며 장성검이 번듯하며 마룡의 머리 안개 속에 내리지니, 목은 질러 본진에 던지고 몸은 적진에 던지며 왈, 이바 정한담아, 바삐 나와 죽기를 재촉하라. 네 놈도 이같이 죽이리라 하며, 좌우로 횡행하되 공중에 소리만 나고 일신은 아니 보이니, 적진이 대경하여 혼불부신하더라. 한담이 대로하여 용상을 치며 왈, 억만 군중에 충렬이 잡을 자 없느냐. 형사마 비끼 타고 십척 장검 빼어들며 진문 밖에 썩 나서니, 최일귀 응성하고 나와 왈, 대장은 아직 참으소서. 소장이 당하리다 하며 나는 듯이 들어가 외쳐 왈, 적장 유충렬은 어제 미결한 싸움을 결단하자. 원수 응성하고 천사마 상 번듯 올라 좌수의 신화경은 신장을 호령하고 우수의 장성검은 일월을 희롱하는지라. 적진을 바라보고 나는 듯이 들어가 혼신이 일광이 되어 가는 줄을 모를레라. 일귀를 맞아 싸워 반합이 못
하여 장성검이 번듯하며 일귀의 머리를 베어 칼 끝에 꿰어 들고 본진으로 돌아와서 천자 전에 바치며 왈, 이것이 최일귀 머리 적실하옵나이까. 천자 일귀의 목을 보고 대분하사 도매 위에 올여 놓고 점이 올리면서 원수를 치사하여 왈, 짐이 불명하여 이 놈의 말을 듣고 경의 부친을 문외출송하였더니, 이 놈이 나를 속여 만리 연경에 보냈으니, 이제 은설치하고 경의 은혜 논한다면 하부봉양도 부족이라. 백골이 진퇴되어도 그 은혜를 다 갚으리. 황태후는 어디 가고 이 놈 고기 맛볼 줄을 모르느냐. 원수의 손을 잡고 백번이나 치사하니, 원수 더욱 감축하여 고두사래하고 군중으로 물러나오니, 중군 조정만이 기쁨을 측량치 못하여 대하에 내려 배복 치사하며 길기더라. 이때 한담이 일귀 죽음을 보고 분심이 충장하여 벽력 같은 소리 천동 같이 지르고 장창대검 다 잡아쥐고, 전장 오백 보를 쏘아 뛰어서며 육경육갑을 베풀어 좌우 신장 응위하고 둔갑장신하여
변화를 부쳐두고 호통을 크게 질러 원수를 불러 왈, 충렬아 가지 말고 네 목을 바삐 납상하라. 원수 한담이 나옴을 보고 대희하여 응성하고 나올 제, 천자 원수를 당부하여 왈, 한담은 일귀 마룡의 유안이라. 천신의 법을 배워 만부당지역이 있고 변화불측하니 각별이 조심하라. 원수 크게 웃고 진전에 나서 한담을 바라보니, 신장이 십여 척이요 면목이 웅장하며 황금투고에 녹포운갑에 조화를 부쳐난데, 천상 익성의 정신을 흉중에 갈무리 쓰니, 일대 명장이요 역저 될 만한지라. 원수 기운을 가다듬고 신화경을 잠간 펴어 익성 정신을 쇠진케 하고, 장성검을 내서 봐서 채 칠 날카롭게 하고 변화에 은신하고 호통을 크게 하며 한담을 불러 왈, 네 놈은 명나라 정종옥의 자제 정한담이 아니냐. 세대로 명나라 녹을 먹고 그 인군을 섬기다가 무엇이 부족하여 충신을 다 죽이고 부모국을 치려 하니, 비단 천하 사람뿐 아니라 지하 귀신들도 너를 잡아 황제 전에 드리고자 할 것이
니, 너 같은 만고 역적이 살기를 바랄손야. 네 놈을 생금하여 전후 죄목 물은 후에 네 살을 포육 떠서 종묘에 제사하고, 그 나문 고기는 받아가 우리 부친 충혼당에 석전제를 지내리라. 바삐 나와 나를 보라. 한담이 분로하여 응성 출마 나오거늘, 원수 한담을 맞아 싸울 새, 칼로 치거드면 반합에 죽을 것이로되 살리고 잡고자 하여 장성검 높이 들어 정한담을 치려 하더니, 한담은 간 데 없고 펀체 운이 일어나며 원수의 장성검에 검팡이 없어지고 폐었던 칼이 도로 살아나거늘, 원수 대경하여 급히 불러와 신화경을 바삐 펴어 일편을 외운 후에 장성검을 세 번 치며, 풍백을 바삐 불러 체운을 쓸어 버리고 인순풍이 지 조화를 부쳐 적진을 살펴보니, 한담이 변신하여 체운에 싸이어 십척 장검 번더기며 원수를 따르거늘, 원수 그제야 깨닫고 왈, 한담은 천신이라. 산채로 잡으려 하다가는 도리어 환을 당하리라 하고, 싸우러 나갈 제 진전에 인개 자욱하며 장성검이 번개 되
어 공중에 빛나며 한담을 치라 하되, 한담의 몸에는 종시 칼이 가지기가 들지 못하거늘, 적진을 행하여 뒤로 들어 진중을 헤칠 듯하니, 한담이 원수를 따라 잡으려 하고 급히 회마차에 번개 언듯하며, 한담의 탄 말이 땅에 꺼구러지거늘, 급히 칼을 들어 한담의 목을 치니, 목은 맞지 아니하고 투고만 깨어지니, 적진에서 한담의 투고 깨어짐을 보고 대경하여 급히 쟁을 쳐 거두오매, 한담이 기운이 쇠진하여 거의 죽게 되었더니, 쟁을 쳐 거두매 본진에 돌아와 정신을 놓고 기운을 수심치 못하거늘, 좌우 구하니 겨우 정신을 차려 앉으며 왈, 선생이 어찌 알고 소장을 불렀나이까. 도사 왈, 적장의 칼 끝에 장군의 투고 깨어지기로 만분 위태하여 불렀노라. 한담이 대경하여 머리를 만져보니 과연 투고 없는지라. 더욱 놀라 왈, 적장은 일정 천신이요 사람이 아니로다. 십 년을 공부하여 사람은 천이와 귀신도 측량치 못하는 법이 많더니, 마룡과 최일귀 죽음을 조신하여
십년 배운 법을 오날 모두 베풀어 적장을 잡으려 하더니, 잡기는 새로이 기운이 쇠진하여 거의 죽게 되었더니, 천행으로 선생의 힘을 입어 목숨이 살아 쓰나, 천만 가지로 생각하되 힘으로는 잡을 수 없으니 선생은 깊이 생각하옵소서. 도사 이 말을 듣고 간담이 서늘하여 이윽히 생각하다가 군중에 정령하여 진문을 굳이 닫고 한담을 불러 왈, 적장을 잡으려 할진대 인력으로는 잡지 못할 것이니, 군장기개를 모아 여차하여 따가져 적장을 유인하여 진중에 들거드면 제 비록 천신이라도 피할 길이 없으리라. 한담이 대희하여 도사의 말대로 약속을 정제하고, 수일을 지낸 후에 갑주를 갖추고 진문에 나서며 원수를 불러 왈, 네 한 갓 혈기만 믿고 우리를 대적하니 후생이 가외로다. 빨리 나와 자웅을 결단하라. 이때에 원수의 기양하여 진전에 횡행하다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응성 출마하여, 일합이 못하여 거의 잡히게 되었더니, 적진이 또한 쟁을 쳐 거두거
늘 승축부하여 바로 적진 선봉을 헤치고 날아 들어가니, 장대에서 북소리 나며 사방 어디에도 없는 안개 사면에 가득하고 적장은 간 데 없고, 음풍이 소슬하며 한설이 분분한데 지척을 모를레라. 가련하다 유충렬이여, 적장 꾀에 빠져 함정에 들어쓰니 명재경각이라. 원수 대경하여 신화경을 펴어 놓고 둔갑장신하여 일신을 감추고 안순법을 베풀어서 진중을 살펴보니, 토굴을 깊이 파고 그 가운데 장창검극은 삼 대 같이 벌여 쓰며 사해신장이 나열하여 독한 안개 모진 사석을 사면으로 뿌리면서 함성 소리 크게 질러 항복하라 하는 소리 천지 진동하는지라. 원수 그제야 함계에 빠진 줄 알고, 신화경을 다시 펴어 육경육갑을 베풀어 신장을 호령하며 풍백을 바삐 불러 운무를 쓸어 버리니, 명랑한 청천 백일 광주를 희롱하고 장성검은 번개 되어 적진 중이 요란할 제, 적진을 살펴보니 무수한 군졸이며 진중의 모든 복병들 넘쳐 서서 백만 겹에 에워난 데 장대에서 북을 치며 군
사를 재촉하거늘, 원수 분노하여 일광주를 다시 만져 용인갑을 다시리고 천사마를 채질하여 좌우 진중에 호통하며 좌충우돌 횡행할 제, 호통 소리 지내는 곳에 번개 불이 일어나며, 번개 불 일어나는 곳에 뇌성벽력 진동하니, 군사 장수 넋을 잃고 모든 장수 귀가 먹고 눈이 어두워 제 군사를 제 모른다. 서로 발퍼 분주할 제, 변화 좋다, 장성검은 동천에 번듯하며 호적이 쓸어지고, 서천에 번듯하여 전후 군사 다 죽으니 추풍낙엽 볼만하며, 무릉도원 홍유수는 흐르는 이 피물이라. 선봉 중군 다 헤치고 적진 장대에 달려드니, 정한담이 칼을 들고 대상에 섰거늘, 호통 소리 크게 하고 장성검을 높이 들어 대칼에 베어 들고 후군에 달려드니, 이때 황후 태후는 적진에 잡혀 가서 토굴 속에서 소리하여 하는 말이, 저기 가는 저 장수는 행여 명나라 장수거든 우리 고부 살려 주소. 원수 분기 등하여 적진에 횡행하다가 슬픈 소리 나며 천사마 그곳 직행하거늘, 급히 가 보고 말게 내려 왈, 소
장은 동성문 서거하던 유주부 아들 충렬이옵더니, 아비 원수 갚으라고 만 원 천리 달여와서 정문걸을 한 칼에 버히고 그 후에 최일귀 마룡을 잡고, 한담의 목을 베려 이곳대 와 사오니, 소장과 함께 본진으로 가사이다. 황후 태후 이 말을 듣고 토굴 밖에 나와 원수의 손을 잡고 치사하여 왈, 스대 일정 유주부의 아들인가. 어데 가 장성하여 저런 명장 되었는가. 그대 부친은 이대 있는 요장군의 심을 입어 우리 고부 살려 내어 소백발에 내 몸이 천자 아들 다시 보고, 연홍안 내 며느리 황제 낭군 다시 보게 하니, 그 공노 그 은혜는 태산이 문어져서 평치가 되어도 잊을 수 없고, 천지가 변하여 벽해가 될지라도 잊을 가망 저이 없네. 머리를 베어 신을 삼고 서를 빼어 창을 박아 백년 삼만 육천 일에 날마다 이고서도 그 공노를 다 갚을까. 본진에 돌아가서 내의 아들 어서 보세. 원수 배사하고 황태후를 바삐 모셔 본진에 돌아와, 정한담의 목을 내어 천자 전에 바치려고 칼
끝에 빼어 보니, 참놈은 간 데 없고 허수아비 목을 베어 왔는지라. 원수 분노하여 다시 싸움을 돋더라. 이때 천자 양진 싸움을 귀경하더니, 원수 적진에 달려드며 사면에 안개 가득하고 적진 복병이 벌이 듯하여 빈틈없이 둘러싸고, 각 함성은 천지 진동하고 원수의 검광이 보이지 아니하거늘, 천자 대경 질역하여 발을 구르며 땅에 업드져 통곡 왈, 이제는 죽겠구나. 천행으로 충렬을 얻어서더니 이제는 죽어 쓰니, 불측한 이 내 팔자 살아 무엇 하리. 신령하신 황천 후토는 이런 경상을 살피사 유충렬을 살려 주소서. 이러타 실피 우더니, 뜻밖에 적진 중의 안개 없어지며 벽력 같은 소리 나며 장성검 번개 되어 적진 억만 병을 순식간에 쓸어져 무인지경 되었는데, 일원 대장이 진문 밖에 나서며 황후 태후를 모시고 본진으로 돌아오거늘, 천자와 태자 버선발로 달려들어 천자는 원수 손을 잡고 태자는 태후의 손을 잡고, 한데 어우러져 기쁜 마음 측량 없어 울음 절반
우심 절반 두 가지로 섞이어서, 천자는 옥새를 목에 걸고 항서는 손에 들고 항복하려 나오다가, 뜻밖에 충렬을 얻어 살아난 말씀을 하고, 황태후는 적진에 잡혀가 토굴 속에 갇히었다가 뜻밖에 원수 만나 살아온 말씀을 하고, 군사들도 기쁘워 치하 분하더라. 이때 정한담이 도사의 꾀를 듣고 적장을 유인하여 함정에 넣었더니, 죽기는 고사하고 삼군 억만 병을 한 칼에 뭇질르고, 장대에 달려들어 한담의 혼백 부친 위인을 베고 후군을 지치다가 황태후를 다려가는 양을 보고, 넋을 잃어 도사께 들어가 여쭤오되, 충렬은 일정 천신이라 이제는 백계무책이오니 선생은 어찌 하오리까. 도사 대경망극하여 아무리 할 줄을 모르다가 한 꾀를 생각하고 한담을 불러 왈, 적장 유충렬은 거년 전에 연경에 귀양 간 유심의 아들이라 하니, 이제 급히 군사를 재촉하여 유심을 잡아다가 진중에 가두고 죽이려 하면, 제 아무리 충신이나 인군만 생각하고 제 아비를 생각
지 아니하랴. 한담이 말을 듣고 대희하여 군중에 전령하되, 날쌘 군사 십여 명을 조발하여 유주부를 바삐 잡아 입하라 분부하니라. 각설, 이때 유주부가 북방 귀한지에 누년 고상하매 위인이 보잘 것 없고, 잠경에 날이 낫단 말을 듣고 주야 근심하며 행여 천자 죽을가 염예하여 동지장야 길고 진 밤에 촉불만 돋게 하고 축수 왈, 명천이 감동하사 우리 천자 살일진대 내 아들 충렬이 시려 거든 남경을 구완하고 제 아비 원수를 갚게 하소서. 이렇듯 정성을 드리더니, 뜻밖에 한 떼 군사 달어들어 유주부를 잡아내어 수레 위에 높이 싣고 불원천리 재촉하거늘, 유주부 정신 없이 인사를 놓았다가 겨우 인사를 차려 생각하되, 이제는 하릴없이 죽는 때도다. 으맃 천자 승전하야 사면 날 잡아오랴기 만무하다. 일정 한담이 역적 되어 천자를 죽이고 날도 또한 죽이려고 이 지경이 되었구나. 청천 일월도 무심하고 형
산 신령도 못 믿겠다. 내 아들 충렬이 도정영이 죽었구나. 살아 쓰면 어데 가서 아비 원수 못 갚는가. 이렇듯 실피 우니 군사들도 낙루하더라. 여러 날 만에 적진 중에 득달하니, 이때 정한담이 용상에 높이 앉아 곤룡포를 정이 입고 백관이 시위하여, 유심을 잡아다가 계하에 엎지르고 달래어 하는 말이, 그대 마음이 고집하기로 만리 연경에 수년을 고상하니 내 마음이 불안한지라. 이제는 짐이 천자 되어 백관을 거느렸더니, 그대 아들이 아직 미거하여 천위를 모르고 죽은 명제를 살리려고 우리 군사를 침노하니, 죄상을 논한다면 진직 죽일 것이로되 그대를 생각하여 아직 살려두었더니 종시 항복지 아니하기로, 그대를 다려다가 자식에게 편지나 하여 부자 함께 만나 나를 도우면 고관대작은 원대로 할 것이니 부대 사양치 말라. 유주부 이 말을 듣고 분심이 팽장하여 눈을 부릅뜨고 뼈끝에서 앉으며 왈, 네 이놈 정한담아, 천지도 무심잖고 일원도 두렵지
아니하느냐. 나는 자식도 없고 자식이 설혹 있은들, 우리 천자를 모시고 너 같은 역적 놈을 죽이려 하는데, 그 아비 무슨 일로 성군을 저버리고 역적을 도우라 하며, 내 자식을 새로이 광대한 천지간에 삼척 동자도 네 고기를 먹고자 하나니, 하물며 내 아들은 옥황이 점지하사 남경을 도우라 하여 쓰니, 만고 역적 너 같은 놈을 섬길 뜻한야. 이렇듯 공책하며 노기 등하거늘, 한담이 대로하여 유심을 잡아내어 군중에 베히라 하니, 좌에 있던 군사 벌 떼 같이 달여들어 검극을 번덕이며 유주부를 잡아내니, 도사 한담을 말려 왈, 그대 어찌 경선이 아느냐. 유심의 상을 보니 당대 왕후 기상이니 천명이 완연커늘 그를 할 가망 있을손야. 만일 죽여 따가면 대환이 목전에 앞을 것이니 분심을 참으소서. 한담이 분기를 이기지 못하여 생전 돌아오지 못한대로 다시 귀양 보내고, 거짓 유심의 편지를 만들어 무사로 하여금 명진 중에 쏘아 원수를 보게 하니, 이때 원수 장대에 안
가 따가는 데 없는 살 한 개 진중에 내려지거늘, 급히 주어다가 살을 보니 살 끝에 편지 한 장 달려 있거늘, 끌디어 보니 그 편지에 이렇게 쓰되, 연경에 적거한 유주부는 불효자 충렬에게 일장 서간 부치나니 급히 받아 띄어 보라. 오호라 네의 부모 연광이 반이 넘어 혈육 없어서더니, 남악산에 산제하고 너를 늦게야 낳아 영화를 보려더니, 재의 팔자 기박하여 천자게 득죄하고 만리 연경에 귀양 가서 사생이 관두하되 아비를 찾지 아니하는구나. 부모를 상봉함은 천륜의 당연커늘, 네의 몸만 장성하여 망한 나라 섬기려고 새 나라를 침노하니, 새 천자 네 아비를 잡아 놓아 너 같은 못실 자식 두었다 하시고 도매 위에 올여 놓고 죽이려 하나. 이 아니 망극하냐. 세상 사람이 자식 낳으면 좋다 하는 말이 자식의 심을 입어 영화를 보는 고로 생남하면 좋다 하는데, 나는 무슨 죄로 영화보기는 새로이 소소 백발에 목의 창검이 웬 일이며 피골상련 늙은 수족 수레 소를 어이
하리. 네가 일정 내의 자식이거든 급히 항복하여 우리 부자 상봉하여 만종 녹을 먹게 하라. 만일 내 말을 듣지 아니하면 죽은 혼이라도 자식이라 아니하고 모진 귀신이 되어 네 몸을 해하리라 할 말이 무궁하되 명재경각하여 황황히 끊었노라 하여, 원수 이 편지를 보고 정신이 아득하여 흉중이 막켜 인사를 모르더니, 겨우 진정하고 천자게 들어가 그 편지를 드리며 이 글을 보옵소서. 폐하 전에 일역 소신 아비의 필적을 보아 쓸 것이니 이게 정영 아비의 필적이오니이까. 천자와 태자 그 편지를 다 본 후에 박장대소하며 원수를 위로 왈, 그대의 부친이 죽은 지 오래인지라. 혼백이 사향어드래도 글씨를 보니 전후 불견 필적이라. 설령 살아 쓸지라도 입진 말을 어이 할까. 장군은 염예 말고 정한담을 사로잡아 그 곡절을 물어보면 내 말을 올타 하리라. 원수 물러나와 생각하되, 전일 강승상을 만날 때에 명나수 회사정에 부채에 빠져 죽은 표죄를 부쳐 쓰니, 부친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