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충렬전 9 — 태평성대와 대단원
하심이 내오다가 제 어미를 만나니, 관비 그 기미를 알고 대로하여 원수 전에 아뢰고 낭자와 연심을 죽이고자 하여 급히 들어가 문안하고 여쭤오되, 소인의 딸이 얼굴이 절색이오 태도 있는 고로 상공 전에 수청을 보내더니, 제 몸은 피하고 다른 연이 뒤로 들어 갔사오니 두 년을 치죄하옵소서. 원수 대로하여 데려온 여를 나입하라. 연심이 잡혀 들어 게하에 복지하니, 원수 문왈, 너는 부질없는 욕심으로 대신을 잘 다니느냐. 죽을 데도 대로 갈가. 연심이 여쭤오되, 소녀 비록 천비이오나 일생에 수절하는 사람을 불상히 여기옵더니, 수년 저에 어미 외촌에 갔다 어떠한 여자를 데려다가 수양딸을 삼아 등내마다 수청을 드리고자 하되, 그 여자 굳은 절개 청천에 일월 같고 삼동에 촉불 같이 변할 기리 있는 고로 소녀 매양 구네하옵더니, 마침 대상공이 행차하옵시매 그 여자를 구완하여 대로 왔사오니 죄를 주옵소서. 원수 이 말을 듣고 마음이 절로 비감하여 의심이 나는지
라. 다시 왈, 그 여자의 성명이 무엇이며 절개 있다 하니 뉘 집 여자냐. 연심이 대왈, 그 여자 소녀의 사오 년을 동거하되 종시 성명을 모른다 하고 제 집이란 말을 아니 하더이다. 원수 고히 여겨 왈, 적실리 그러할진대 바삐 입시하라. 이때 낭자 연심이 잡혀갔단 말을 듣고 고신세를 자탄하더니, 뜻밖에 만비 십여 명이 나와 잡아다가 게하에 복지하니, 원수 창문을 열고 낭자의 상을 보니 숙면인듯 하고 심신이 비감하여 자게이 보니, 의상은 남루하나 기생되 기생심박기요 천인 자식 아깝 또다. 원수 소해를 낮게이 하여 낭자에게 왈, 거동을 보니 천인 자식 아니요. 여자의 말을 들으거니와 수절을 한다 하니 뉘 집 자손이며, 낭자임을 어찌 되었는지. 진정을 은위치 말고 날더러 이르면 알 일이 있으리라. 말을 자상이 하라 하니, 이때 낭자 게하에 복지하여 원수의 말을 들으매, 낭군과 이별할 때 하직하고 가던 말
이 두 귀에 쟁하여 일분도 다름이 없는지라. 낭자 전일은 도망하여 왔기로 성명 거지를 여더니, 마음이 자연 비감하여 진정으로 여쭤오되, 소녀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이 골 월계촌 사는 강승상의 무남독녀이옵더니, 부친이 말리 연경에 귀양 간 유주부를 위하여 상소하였더니, 만고 역적 정한담이 충신을 무함하여 승상을 옥문관에 귀양하고, 소녀의 모녀를 잡아 궁비 속공하려 하고 금부도사와 잡아 갈 제, 청수에 야간 도주하여 모친은 물에 빠져 죽고, 소전도 죽으려 하더니, 영능 관비 외촌에 갔다 오는 길에 달아나고 제 집에 와 험악이 무수하되 연심의 힘을 입어 이때가지 살았으나, 오늘은 이 말을 원수 전에 고하고 하릴없이 자결코자 하나이다. 원수 이 말을 듣고 당에 뛰어 내려서며, 이게 웬 말인가. 영능 태수 바삐 불러 강승상을 오시라 하니라. 이때 강승상이 처자를 생각하여 잠을 못 자니 몸이 곤하여 조으더니, 뜻밖에 원수 오시란 말에 놀내어 들어오
니, 원수 왈, 이게 강낭자 아니 온니이까. 강낭자 살아왔나이다. 승상이 말을 듣더니 정신이 아득하여 천지가 캄캄한지라. 원수 이별할 때 서로 주던 신포를 내어 놓고 상고하니 일호도 의심이 없는지라. 승상이 낭자의 목을 안고 궁글며 왈, 내 딸 경화야. 청수에 죽었다더니 혼백이 살아왔냐. 꿈이냐 생시냐. 너의 낭군 유충렬이 와 쓰니 소식 듣고 찾아 왔냐. 우리 집이 쏘오되 예전 푸른 가지 집은 빈터만 남아 쓰니 슬픈 마음 어찌 다 진정하리. 원수 낭자를 보고 하는 말이며 세정담을 어찌 다 기록하리. 이때 장부인이 내 동원에 있다가 이 기별을 듣고 급히 나와 보니, 낭자 부지 예로 문안하고 살아난 말씀을 자상이 하니, 장부인이 손을 잡고 오라. 세상 사람이 고상이 많다 하나 우리고 녹난 듯. 원수 동원에 높이 앉아 관비를 잡아 들여 수죄 왈, 너를 죽일 것이로되 너 같은 천시년이 사람을 알아보겠느냐. 청
수에 가 낭자 구한 일로 방송하나니 덕인 줄 알라. 연심을 불러 무수이 치사하고 보내려 하니, 낭자 곁 태 앉았다가 왈, 연심은 날과 백년의 인이니 일시 치사뿐 아니라 평생을 함께 지내고자 하나니 황성으로 데려가사이다. 원수 그 말을 옳이 여겨 연심을 불러 무인을 착시리 모시라. 연심이 황공하여 하더라. 원수 전후 사연을 낱낱이 기록하여 나라에 장계하고 길을 떠나올 새, 장부인은 금등을 차고 강낭자와 조낭자는 옥교를 타고 좌우로 모시고, 강승상은 수레 타고 오국 사신이 모셔난 데, 원수는 일광주 용이 갑에 장성검을 들고 대완마 상 높이 앉아 오마대로 행군하여 완연히 나오니, 그 거동과 그 영화는 천고의 처음이라. 게양에 지내어 청수가에 다르니, 소부인 죽던 곳이라. 원수 승상을 위하여 영능 태수 바삐 불러 제물을 장만하여 승상을 주인 삼고, 조낭자는 집사 되어 원수는 축관 되고, 독축하며 통곡하는 말이 회수에 모친 제사할 때와 다름없더
라. 제를 파한 후에 행군하여 올라올 제, 이때 천자와 황태후며 연왕과 조정에서 충렬을 가달 국에 보내고 주야 생각하며 장부인을 찾아오는가 하여 일야 한탄하더니, 뜻밖에 원수의 장계를 보고 기쁜 마음 측량 없이, 장안 백성들이 이 말을 듣고 각자 자식을 보려 하고 다토와 나오더라. 천자와 태후와 연왕이 백 리 밖에 나와 맞이할 새, 원수의 위염을 보니, 서천 삼십육 도며 남만 오국이며 금은 예단과 일등 미색들이 차례로 말을 타고 오국 사신이 선봉 되어 낭자하게 들어오고, 그 가운데 금등 옥교 떠오는 데 강낭자는 좌편이오 조낭자는 우편이라. 좌우 청장 고여난 데 금수 단양산대는 반공에 솟아 또다. 강승상이 수레 위에 높이 앉아 오며 군사 전후 나열하고, 그 뒤에 따로나는 이십 장 홍모 사명기는 한 가운데 세워 오고, 용정 봉기 대장기며 기치 창검 삼천 병마 전후에 작대하고, 승전고와 행군고는 원근 산천에 진동하며, 도원수는 일광주 용인갑 장성검 높
이 들고 천사마 비끼 타고 황용수를 거사리고 봉의 눈을 반만 떠서 군사를 재촉하니, 웅장한 거동은 일대 장관이요 천추의 비문이라. 이때 장안 만민이 남적에 잡혀 갔던 며나리며 딸이며 동생들이 본국에 돌아온단 말을 듣고 호산대 십 리 뜰에 빈틈없이 마조 나와, 각각 만나 옥수나 삼분 어여 잡고 가루던 그 정곡 못내 길거하여, 울음 소리 우심 소리 반공에 뒤섞이어 호산대가 떠나 간 듯. 원수를 지사하고 장부인을 치사하는 소리 낭자하여 요란하고, 금산성 하에 다다르니, 천자와 황태후 옥연에 바삐 내려 장막 밖에 나서니, 원수 갑주를 갖추고 군례로 선신하니, 천자와 태후 원수의 손을 잡고 못내 치사 왈, 과인의 수족을 만리 타국에 보내고 주야 염예하더니, 이렇듯 무사이 돌아오니 기쁜 마음 어찌 다 층찬하며, 회수에 죽은 모친 데려온다 하니 만고에 없는 일이며, 옥문관에 강승상과 청수에 죽은 낭자를 살려오니 천추의 드문 일이라. 그대의 은혜는 백
골난망이라, 그 말이야 잊지다 하리요. 황태후 원수 치사한 후에 강승상을 부르시니, 승상이 바삐 들어와 복지하니 천자 내려와 승상의 손을 잡고 위로 왈, 과인이 불명하여 역적의 말을 듣고 충신을 원방에 보냈으니, 무슨 면목으로 경을 대면하리요. 그러하나 왕사는 물론하오. 이때 황태후 승상을 보고 하시는 말씀이야 어찌 다 성언하리. 이때 연왕이 다른 사처에 있다가 장부인이 금등을 타고 오는 것을 보고 마음이 건공에 떠서 충렬이 나오기를 고대하더니, 원수 천자게 물러나와 부왕 전에 복지주 왈, 불효자 충열이 남적을 소멸하고 오는 길에 회수에 와 제사하옵다가 천행으로 모친 만나왔나이다. 연왕이 반가움을 칭양치 못하여 왈, 너의 모친이 어내 오느냐. 이때 장부인이 이 모장 밖에 있다가 주부의 말소리를 듣고 반가운 마음은 어떻다 할 수 없어 여광여취 들어가니, 연왕이 부인을 붙들고 왈, 그대 일정 장상서의 딸이오. 멀고 먼 황천 길에 죽은 사람들
살아오는 법이 있는가. 회수 창과 만경 중에 백골이 되었을 제 어떤 사람이 살려 왔나. 뉘 집 자손이 모셔 왔나. 충렬아, 네가 일정 살려왔나. 북방 천리 만리 호국에 잡혀 죽게 된 유주부와, 만경창파 회수 중에 십년 전의 일은, 장씨 다시 만나 기쁠 줄과, 칠세 자식 환란 중에 이렇더니 다시 만나 영화볼 줄 꿈중이나 생각할가. 장부인이 석장동 마철의 집에 잡혀 갔던 말이며 옥함을 가지고 야간 도망하여 노구 집에서 환 만나던 말이며, 옥함을 물에 넣고 죽으려 하다가 활인동 이처사 집에 살아난 말을 낱낱이 설화하며 길기니 그 정곡은 측량치 못할레라. 원수 곁 태 앉았다가 왈, 소자 가달 국에 갔을 제 적진 선봉이 마철의 삼형제라, 한 칼에 베어 원수를 갚았나이다. 연왕과 부인이 못내 길기더라. 천자를 모시고 성중에 들어올 새, 자식 만나 치하하는 소리며 만조 제신 하례하는 말을 어찌 다 기록하리. 이때 황후 태후 강낭자를 입시하여 전후 왕사를 낱낱이 물을 제 부
인의 고상한 말을 낱낱이 하고 서로 울며 장부인이 치사하기를 마지 아니하더라. 이때 원수가 천자와 부왕을 모셔 황극전에 전좌하시고, 오국 사신 례를 받아 문목 수죄한 연후에, 옥관 도사를 잡아 들여 게하에 엎지르고 수죄 왈, 간사한 도사놈아, 네 천지 조화지술을 배워 정한담을 가르쳐 신기한 영웅이 황성 내에 있는 줄을 알고 광덕산에 살아나서 너 죽일 줄을 모르느냐. 네 전일에 정한담에게 하기를, 천재일시라 급격물실하라 하더니, 어찌 조그만한 유충렬을 못 잡아서 너의 놈들이 먼저 다 죽느냐. 도사 여쭤오되, 패군지장은 불가이어룡이라 하니, 차 막비 천명이라 무슨 말씀 하오리까. 만은 소인이 신기한 술법을 배워 전장에 나올 제, 사해신장이며 대명국 강산신령과 천귀만신과 이매방량 어두 귀면 지졸과 천지개벽 후에 신장 귀졸을 모두다 불러 내어 지위 간에 넣어두고 승천입지하며 성산성해하며 변화무궁하더니, 그 중에 유독 서해 광덕산 백용
사에 있는 노승과 남해 형산 화선관이 소인 령을 좇지 아니하기로 고이 알었삽더니, 전일 원수 접전하시는 법을 보오니 갑주 창검도 천신의 조화거니와, 백용사 노승은 원수 우편에 옹위하고 남악 형산 화선관은 좌편에 시위하여 쓰니, 소인인들 어찌 하오리까. 주판지세로 싸우기는 이리 될 줄을 알았으나, 죽사온들 무슨 한이 있사오리까. 원수 마음에 그 놈의 지조를 탄복하고 군사를 재촉하여 장안시에 처참한 후에, 오국 사신을 각각 돌아보내고, 황성 동문 밖 인가를 다 허러 별궁을 지은 후에 직첩을 도도올 새, 산동 육국에 들어오는 결총은 모두다 연왕에 부치고, 원수로 남평여원 양국 옥새를 주워 남만 오국을 차지하여 녹을 붙쳐 쓰되, 대사마 대장군 겸 승상 인수를 주어 국중 만사를 모두다 맡겨 실하에 떠나 지 못하게 하고, 장부인으로 정열부인에 겸 동궁야후 연국 왕후를 동하여 경양궁에 거처하게 하고, 강승상으로 달왕 직첩을 주어 빈사 지위에
있게 하고, 강부인으로 정숙부인에 겸 동궁후 언성황후를 봉하여 시녀 삼백에 강승상의 위장 삼아 봉황궁에 거처하고, 활인동 이처사로 간의 태부 도훈관에 이부상서를 겸하여 육조를 다스리게 하고, 영능 관비 연심으로 남평왕의 후궁을 봉하여 인성왕후 직첩을 주워 봉황궁에 강부인을 모시고, 그 나문 제장은 차례로 벼슬을 도도니라. 이때 남국에 잡혀 가 강승상을 부모 같이 섬기던 여자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술 한 잔 받아들고 원수 전에 자례하던 노인의 딸이라. 그 노인을 불러 상면한 후에 조낭자로 남평왕의 우부인을 봉하고, 그 오라비로 총융대장을 삼아 그 아비를 봉양하게 하니, 장하인민이 송덕하는 소리 천지 진동하니 그 아니 태평인가 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