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of 1

海野十三

1

당대의 기적(奇賊) 카라스나키 텐쿠와 끈질긴 탐정 후쿠로 네코네코의 대치도 어느덧 꽤 오래된 일이 되었다.

하지만 기적 카라스나키 텐쿠의 말로는, 후쿠로 네코네코라 하는 헛수고 탐정 따위는 안중에도 두지 않는다고 하며, 후쿠로 그놈은 기적 카라스나키를 붙잡아 교수대로 보내겠다고 평소부터 선전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도 실은 한 번도 잡은 적이 없으니, 결국 후쿠로 탐정은 이 몸 텐쿠의 명성에 편승하여 허명을 누리고 있는 셈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탐정 후쿠로 네코네코는 이렇게 말한다. “카라스나키 텐쿠 같은 안하무인의 흉적을 현대에 만연케 둔다는 것은, 우리나라 백만 태아를 신경질적으로 만들고 장차 공포정치 시대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 흉적 카라스나키 텐쿠는 하루빨리 교수대로 보내지 않을 수 없으며, 더욱이 오늘날 그를 그곳으로 보낼 능력이 있는 자는 나 네코네코를 빼고는 달리 없다”고.

도적 텐쿠와 탐정 네코네코, 어느 쪽 말이 옳은지 지금 여기서 딱 잘라 답을 낼 필요는 없으리라. 그보다 여기 한 줄 적어 두어야 할 것은, 그 카라스나키 텐쿠가 요즈음 무엇을 깨달았는지 “건전한 사회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누구라도 물건의 대금, 일에 대한 보수를 치르지 않으면 안 된다. 만일 그것을 게을리하는 자가 있다면, 그자는 진실된 인간이 아니다”라고 말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이 말에 이어 작은 목소리로 다음과 같은 문구를 덧붙였다. “……설령 전차 안의 소매치기라 할지라도, 승객에게서 지갑을 슬쩍한 때에는 그 대가로 상대 주머니에 초콜릿 따위를 찔러 넣어 두어야 한다. 그런 인의에 어긋나는 자는 고양이 짐승만도 못하다.”

개 짐승이라 해야 할 자리에 고양이 짐승이라 한 점을 곰곰이 따져 보면, 카라스나키 텐쿠는 후쿠로 네코네코를 안중에도 두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실은 역시 평소 마음 한구석에 탐정 네코네코의 모습을 새겨 두고 다소 신경 쓰고 있는 듯 보인다.

아무튼 그 텐쿠가 그런 식으로 보리심을 일으켰다는 것은 재빨리 기관지 「The Proceedings of the Institute of Nippon Suppa & Oshikomi」(닛폰 날치기·강도단 협회 회보)에 실려, 회원 및 널리 피해성 대중에 일대 감동을 주었다. 이 기사를 읽고 회원의 한 사람인 소매치기 요타로는 개탄했다. “그렇다면 전차 안에서 오백 엔짜리 지폐를 벌려면 나는 등에 초콜릿이 가득 든 큰 보따리를 짊어지고 전차에 올라타야 하는 거 아닌가. 이거 참 불편해진걸!”

2

야미(暗) 부자 가리야 간이치로 씨 댁으로, 그 아침 무시무시한 협박장이 날아들었다.

“협박장. 삼가 아룁니다. 오는 11월 11일을 기하여 귀하의 부인 마유코 님을 유괴하고자 하오니 넘겨 주시옵기 바라며, 만일 이에 응하지 않으실 때에는 귀하께서 불쾌한 일을 당하시리이다. 이상 알려 드리는 바이옵니다. 총총 경구. 카라스나키 텐구 생 배상”

실로 정성을 다한, 정중하고 은근한 협박장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정중하고 은근해도 협박장은 반갑지 않다. 받아 든 가리야 간이치로는 초조하게 숙고한 끝에 한 가지 안을 얻었다.

(이런 사건은 경찰에 알리기보다, 우선 후쿠로 네코네코 탐정에게 상의하는 편이 낫겠다. 그 탐정이라면 카라스나키 텐구 전문이니까……)

텐쿠라 쓰기도 하고, 또는 텐구라 쓰기도 한다. 이는 그의 그때그때 기분에 달려 있다. 세상 사람들은 어느덧 이 기적을 가라스 텐구라 부르기 시작했다.

협박당한 가리야 씨는 이 일을 마유코 부인에게까지 알리되 너무 놀라지 않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후쿠로 네코네코 탐정이라면 기적 카라스나키를 다루는 데 누구보다 능숙할 터이니, 기적으로 하여금 마유코 부인에게 손가락 하나 못 대게 하리라고, 선량하고 자애로운 남편은 말하였다. 그러나 부인은 남편의 설명이 끝난 뒤 카라스나키 텐구의 협박장 진필을 펼쳐 보고는, 소리도 내지 못한 채 긴 의자 위에 기절하고 말았다.

가리야 씨는 정성껏 변장한 뒤 은밀히 후쿠로 네코네코 탐정의 사무소를 방문했다.

“……그러한 사정이옵니다. 가증스러운 카라스나키 텐구는 부당하게도 제 가장 사랑하는 아내를 빼앗아 가려 하고 있습니다. 무릇 이러한 경우에 처한 남편의 몸만큼 마음 아파하는 자가 또 있겠습니까.”

“부인을 상대에게 넘기지 않으면 그쪽도 마음 졸이실 일은 없겠지요.”

검은 안경을 쓴 심한 새우등의 탐정은 아무렇지도 않게 이렇게 말했다.

“에엣, 뭐라 하셨습니까.” 가리야 씨는 놀란 나머지 끈 달린 외알 안경을 눈꺼풀 아래로 떨어뜨리며, “집사람을 가라스 텐구에게 넘기지 않아도 된다면 물론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만, 저 협박장에는 떡하니 단서가 적혀 있어 마음에 걸립니다. 즉 집사람을 넘기길 거절하면 저는 무척 불쾌한 일을 당한다 하니, 결국 다음은 제 목숨이 위태로워질 게 아닙니까. 제 목숨이 위태로워질 정도라면 차라리 집사람을 넘겨주는 편이 손해는 훨씬 적게 끝납니다.”

“그럼 부인을 넘겨주실 셈입니까.”

“아니, 당치도 않습니다. 지금은 가정에 의한 말씀을 들려드린 것뿐입니다. 실제로는 집사람을 넘기는 것은 곤란합니다. 그러나 넘기지 않으면 뒤가 두렵고……”

“뒤가 두렵지 않도록 제가 처리해 드리지요. 어김없이 상대에게 부인을 넘겨드리겠습니다.”

“아니, 그래서는 곤란합니다.”

“곤란할 것 없습니다. 이건 그쪽과 저만의 양해 사항입니다만, 그 당일 그 자리에서 부인을 넘긴 것처럼 보이게 하고 실은 부인을 넘기지 않는 겁니다.”

“으흠. 잘 모르겠군요. 네코네코 선생이 하시는 말씀의 뜻이 말입니다.”

“이걸 모르시겠습니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부인의 대역을 상대에게 넘기는 겁니다.”

“과연, 집사람의 대역을 말이지요. 호오, 이거 멋진 착상입니다. 과연 카라스나키 텐구 전문점인 명탐정 후쿠로 네코네코 선생다우십니다.”

“쉿. 큰 소리는 안 됩니다. ……아시겠지요, 이 일은 일급 비밀입니다.”

3

자, 11월 11일 당일, 가리야 저택은 경관대로 포위되어 삼엄한 경계 태세였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도 수상한 자의 모습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아, 망보는 자들도 다소 기다리다 지친 모습이었다. 그러던 정오 직전, 경찰 자동차 한 대가 앞에 도착했다. 안에서 나타난 것은 경시(警視)로, 두 명의 경부보를 거느리고 있었다.

“오, 수고하시오. 아직 도적은 나타나지 않았소?”

“네. 어찌 된 일인지, 아직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제 곧 나타날 게요. 경계 엄중히.”

“넵.”

“가리야 씨를 만나 보고 싶소. 안내해 주시오.”

“넵. 이쪽으로 오시지요…….”

경시와 가리야 일가의 회견은 자못 색다른 것이었다. 경시는 가리야 부부에게 두 손을 들어 달라고 청하고, 실내에 있는 경관들에게도 마찬가지 자세를 취하도록 강요했다. 그렇게 해 두고 경시 일행은 가리야 부인 마유코의 머리부터 담요를 씌우고는, 현관 앞에 대기시켜 둔 자동차로 옮겨 가 버린 것이다. 현관 앞에도 경관대가 있었으나, 그러한 경우 계급이 위인 경시에게 지휘권이 있었으므로, 그를 도와 가리야 부인을 자동차에 옮겨 태우는 일을 거들고 경례까지 붙여 배웅하고 말았다. 평소 딱 떨어지는 답을 내도록 습관이 든 그들 몇몇은, 경시가 가리야 부인을 다른 곳으로 옮겨 카라스나키 텐구의 유괴 행위에 맞서는 것이라 여겼다.

여기까지 말하면, 경시는 괴적 카라스나키 텐구가 변장한 자였고 뒤를 따른 두 경부보는 그의 두 부하였다는 사실을 새삼 일러둘 것까지도 없으리라. 실로 도적 카라스나키는 더없이 손쉽게 가리야 부인을 납치해 가 버린 것이다.

이는 참으로 훌륭한 플레이였으나, 그러면 명탐정 후쿠로 네코네코 선생의 면목은 어디에 있는가?

하지만 이때 후쿠로 네코네코 탐정은 의기양양의 절정에 있었다. 왜냐하면 그는 가리야 부인의 대역을 절묘하게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자면, 카라스나키가 가리야 저택에서 채간 것은 모습이야 마유코 부인이었으나, 그 속내에 이르러서는 정작 부인이 아니라 실은 네코네코 선생이었던 것이다. 명탐정이 둔 수는 멋지게 성공했다고 해야 하리라. 그리고 정작 부인의 신변은 이미 어느 곳으로 옮겨져, 그곳에서 안전하고 평온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형편이었다.

부인 대역이 가리야 저택을 떠난 지 몇 분 뒤, 가리야 씨는 탐정 네코네코와 미리 짜둔 약속에 따라 비통한 신음과 함께 “집사람을 빼앗겼다, 집사람을 되찾아 주오오” 하며 큰 소동을 피웠고, 동석한 경관들도 그 직무상 그 가짜 경시 일행의 난입과 탈출에 대해 큰 소동을 피웠다. 그러고서 소동은 검찰 본부로 파급되었고, 떠들썩하게 라디오, 텔레비전, 신문 보도로 전파되었으며, 도성 가득 사람들에게 이 놀라운 유괴 사건이 알려져 소동이 확대되어 갔던 것이다.

“미모가 꽃을 무색케 하는 마유코 부인의 실종 후, 여기 사흘째를 맞이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그 단서는 없다. 부인의 목숨은 이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 본사는 지금부터 24시간 이내에 문제의 마유코 부인의 은닉 장소 또는 그 생사를 확인하여 본사 조사부에 밀보해 주시는 분께 현상금 1만 엔을 증정한다!”

위는 어느 신문의 기사이거니와, 이 기사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사건 발생 사흘째에 이르러도 마유코 부인의 소식은 밝혀지지 않은 채, 이 사건을 화제로 도성은 들끓고 있다.

그 가운데 고요한 아침 호수 같은 자는 가리야 씨 한 사람뿐이었다.

씨는 부인 실종의 사흘째를 맞이하든, 나흘째에 이르든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다만 씨는 탐정 네코네코로부터 부인의 은닉 장소를 통보받지 못한 터라, 그날그날 부인의 안위를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씨만의 사적인 이야기로는 그 적극적인 부인에게서 단 사흘이라도 해방되었다는 것은 수명을 몇 해 늘릴 수 있는 결과가 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흘째 깊은 밤, 마유코 부인은 비틀거리며 가리야 저택 현관 앞까지 돌아왔다. 만일 이때, 부인을 데리고 온 자동차가 달려 떠나기에 앞서 의심스럽게 경적을 삼십 초간 띄엄띄엄 울려대지 않았더라면, 가리야 씨는 침대 안에서 잠을 깨지 못했으리라. 어쨌든 씨는 경적의 기이한 울림에 꿈이 깨져, 움푹 들어간 눈을 비비고 비비며 현관 앞까지 나가 보았더니, 거기 비틀거리며 쓰러져 있는 부인을 발견했던 것이다.

씨는 경악과 연민에 몸을 떨며, 부인을 부축해 일으켜 사랑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그러고 나서 정신 차리게 하는 약으로 독한 양주 병들을 잔과 함께 가지런히 들고 와서는, 컵에 브랜디와 위스키와 진과 베르무트를 따라 손가락 끝으로 휘저은 뒤, 긴 의자 위에 길게 뻗어 죽은 듯이 늘어진 마유코 부인, 즉 명탐정 네코네코 선생의 입으로 가져갔다.

강렬하고도 그윽한 휘발성 물질이 명탐정의 코와 입을 자극했는지, 그는 큰 재채기와 함께 살아 돌아왔던 것이다. 그는 부랴부랴 스스로 베일을 걷어 올리고, 그러고 나서 얼굴 전체를 감싸고 있던 수지 마스크를 쏙 벗고는, 빈사의 늑대가 헐떡이는 듯한 입에 컵의 가장자리를 끼워넣었다. 그의 목구멍이 맛있게 꿀꺽이며 울리고, 마침내 빈 컵이 테이블에 놓였을 때, 그는 그럭저럭 말을 할 만큼 기운을 회복하고 있었다.

“아니, 정말이지 끔찍한 일을 당했습니다. 도무지 말할 거리도 못 됩니다.”

탐정 네코네코는 그렇게 말하면서 성냥을 그어 보이는 시늉을 했다.

“명탐정께서 끔찍한 일을 당하셨다 하시니, 정말로 큰일이셨겠군요.”

하고 가리야 씨는 탐정에게 시가 상자를 내밀며 말했다.

“성냥을 가지고 계십니까. 아니, 라이터로 충분합니다.”

하고 탐정은 자줏빛 연기가 자욱이 피어오를 때까지 라이터에 빨아들이고 있었다.

“하여튼, 제가 다루어 온 숱한 탐정 사건 가운데, 이번 사건만큼 끔찍한 일을 당한 적이 없습니다. 글자 그대로 심신이 모두 파멸 직전에 이른 형편입니다.”

“대체 어찌 된 셈입니까. 유괴된 곳에서 어떤 일을 당하셨기에…….”

탐정 네코네코는 거기에 답하지 않은 채, 눈을 감은 채로 잠시 이마를 누르고 있었다. 그는 그 끔찍하던 시련의 장면을 또 새롭게 지금 눈앞에 떠올렸으리라. 한참 만에 탐정은 눈을 떴다. 그러고는 한숨과 더불어 입을 열기 시작했다.

“……그게 말이지요, 가리야 씨. 저는 카라스나키 텐쿠에게 유괴되어 그놈의 후궁으로 보내져 버렸습니다. 다만 제 역할은 후궁의 일원으로서 그놈을 모시는 것이 아니라, 실은 후궁의 미녀들을 시중드는 시녀 역할을 분부받은 겁니다. 사흘 동안 저는 부려졌어요. 생각이나 해 보십시오. 여자에게나 시키는 잡일을 미녀 곁에서 사흘 동안 도맡아 했단 말입니다. 이 몸은 썩은 나무가 아닙니다. 정말이지 몇 번이나 질식할 뻔했어요. 산 채로 여기 돌아올 수 있었던 게 이 무슨 기적(奇蹟)인지!”

탐정 네코네코는 진땀을 흘리며 괴이한 이야기를 한다.

“좋은 이야기 아닙니까.”

하고 가리야 씨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래 카라스나키 텐구는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던가요?”

“그게 말이지요, 예상과 어긋나게 카라스나키는 처음 저를 후궁으로 데리고 들어올 때까지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곧 어디론가 가 버려, 그 뒤 지금에 이르도록 카라스나키와 얼굴을 맞댄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그놈을 상대로 꾀한 일도 있었습니다만, 그러한 사정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그 정도의 온건한 근무라면, 굳이 집사람을 숨길 일도 없었겠군요.”

“아니, 그렇지도 않습니다. 가리야 씨. 소중한 부인을 한 번이라도 그 후궁의 공기에 자극받으시는 날엔, 외람되옵니다만 당신께서는 장수하지 못하실 겁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저는 카라스나키에 관해 새롭게 말씀드릴 거리를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선물입니까?”

“정녕 선물입니다. 돌아갈 즈음, 저는 여집사로부터 이러한 훌륭한 다이아몬드 박힌 브로치를 받았습니다. 작지만 이건 틀림없이 다이아몬드입니다. 그 여집사가 말하기를, 이것은 주인이 당신에게 지불금으로 드리는 것이니 가지고 돌아가시라고 하더군요. 즉 사흘간의 근무에 대한 대가라는 겁니다.”

“좋은 브로치로군요.”

“진작부터 카라스나키 텐쿠는, 소매치기라 할지라도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설을 내걸고 있었는데, 그는 그것을 스스로 실행하고 있는 겁니다. 저의 사흘간의 질식할 뻔한 노동에 대해 이 브로치 한 개가 대가입니다. 이건 텐쿠가 당신의 부인에게 보낸 것이니, 그쪽으로 받아 주십시오.”

하고 탐정 네코네코는 그 선물 브로치를 가리야 씨의 손에 쥐어주었다.

사건은 해결되었다. 가짜 부인이라곤 하나, 카라스나키 곁에서 돌려보내진 것이니, 마유코 부인의 해방은 곧 사건의 해결인 것이다, 라고 탐정은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가리야 씨에게 작별의 말을 건넸다.

“아, 잠깐만요. 우리 집사람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집사람에게 그리 일러서, 집으로 데려와야 합니다.”

탐정은 자신의 부주의함을 헛기침으로 얼버무리고 나서, 자, 주인의 귀에 속삭였다.

“실은 그게, 마유코 부인을 은닉해 둔 곳이라 함은 제 사무소입니다. 그곳은 늘 저 혼자만 있는 곳이라, 식료품도 요리 도구도 갖추어져 있고, 침구도 욕실도 있어 한 사람이 생활하는 데 부족함이 없습니다. 저는 부인을 제 사무소에 틀어박혀 계시도록 했습니다. 게다가 만일을 대비해 부인은 완전히 저로 변장하고 계십니다. 그러니 걱정하실 일이 아닙니다.”

“호오. 그건 의외였습니다. 과연 네코네코 선생다우신 묘안입니다. 황송할 따름입니다.”

“그러니 저는 지금부터 사무소로 돌아가, 부인을 모시고 곧장 이리로 되돌아오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탐정은 정중하게, 그리고 자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말에 거짓은 없었다. 그로부터 30분 뒤, 마유코 부인은 무사히 가리야 저택으로 돌아왔던 것이다. 씨는 안심했고, 부인은 장밋빛 뺨을 빛내며 남편에게 와락 안겼다.

이로써 마유코 부인 유괴 사건은 완전히 마무리된 듯하지만, 실은 아직 조금 더 적어야 할 것이 남아 있다.

4

지칠 대로 지쳐 자신의 사무소로 돌아온 탐정 후쿠로 네코네코였다.

바깥문 자물쇠를 잠그고, 그 밖의 모든 출입구도 엄중히 닫아건 뒤, 그는 알몸이 되어 천천히 욕조에 몸을 담갔다.

유리처럼 푸르스름한 빛깔의 물의 온기가 기분 좋게 그의 온몸을 어루만지며, 며칠간의 피로를 빨아들여 주었다.

“가만, 처음에는 어땠더라.”

그는 욕조 안에 쭉 뻗은 자신의 몸을 보살피며, 이 사건을 머릿속에서 복기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의 오랜 버릇으로, 사건이 끝나면 반드시 이렇게 한다.

그의 회상은 시간의 축 위를 만족할 만한 내용을 지닌 채 더듬어 갔다. 그리고 그 복기가 마침내 끝자락에 이르렀을 때, 그는 전화벨이 울리는 소리를 들었다.

“네에, 여보세요…….”

이럴 때를 위해서, 곁의 단추를 누르기만 해도 벽 속에서 전화기가 튀어나오는 장치로 되어 있었다.

“이쪽은 가리야입니다만,” 방금 헤어지고 온 가리야 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쩐지 웃음이 섞인 목소리로 들린다.

“우리 집사람이 고백한 바에 따르면 말이지요, 집사람은 사흘에 걸쳐 선생의 사무소에서 기거했는데, 그 사이 내내 그 가증스러운 카라스나키 텐구와 함께였다는군요. 이건 선생도 모르고 계셨던 일이지요?”

“으흠. 그건 의외인…….”

탐정 네코네코는 신음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카라스나키와 무엇을 했느냐 하면, 그 카라스나키는 집사람에게서 포테이토 요리 강습을 받고 있었다는 겁니다. 우리 집사람으로 말하자면 포테이토 요리에 있어서는 솜씨가 좋으니까요. 포테이토를 매우 좋아하는 카라스나키가 이런 계획을 꾸미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어느 쪽인가 하면 늦은 감마저 있는 일입니다. 그리고 집사람은 마지막 날에 카라스나키에게 포테이토 강습 수료증을 수여했다는군요. 또 말이지요, 이건 두말할 나위 없는 일이지만 카라스나키는 집사람에게 사흘간의 보수로 액면 육천 엔의 수표를 보내 왔습니다. 집사람은 흐뭇해하고 있어요. 그런데 카라스나키가 그런 곳에서 집사람을 활용하고 있는 줄을 정말 조금도 모르고 계셨던 겁니까?”

탐정 네코네코는 전화를 끊자, 우울이 가득한 얼굴로 욕실을 나섰다. 시시한 짓을 시작해 버린 카라스나키 텐쿠 같으니. 아무리 보수를 치르든, 대가를 보내든, 도적은 도적 아닌가. 그놈으로 말하자면…… “가만” 하고 그는 생각했다, 서재로 들어선 뒤…….

“그놈 카라스나키는 이 집을 사흘간 마음껏 사용한 게 아닌가. 그렇다면 그놈은 평소의 큰소리에 따라 나에게 사용료를 치러야 마땅하다. ……어디에 그 사용료를 두고 갔을까.”

네코네코는 그러고 나서 집 안을 뒤지고 다녔다. 그러나 도적이 두고 간 지불 물건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카라스나키 앞으로 청구서를 내려고 생각했다. 그는 큰 책상을 향해, 편지지가 들어 있는 서랍을 열었다. 그러자 그 순간 안에서 휙 튀어나오는 푸른 끈 같은 것이 있었다. 그는 “꺅!” 하고 외치며 의자와 함께 뒤로 나자빠졌다.

한 마리 독사가 유유히 융단 위를 기어가고 있었다. 그 독사의 목에는 쪽지가 묶여 있었으며,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글자가 적혀 있었다.

“이것은 아프리카산 독사 부르힐러스. 시가 팔천오백 엔이로다. 본가 사용료로서 받아 주시기 바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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