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십 년 전, 열여섯 소년이었던 나는 학교 뒷산에 드러누워 하늘을 흐르는 구름을 올려다보며, 「자, 장차 무엇이 될까.」 따위를 생각하곤 했습니다. 대문호, 좋다. 큰 부자, 그것도 좋다. 총리대신, 조금 나쁘지 않은걸. 정말이지 이 가운데 어느 것이든 곧 될 수 있을 듯한 기분이었으니 대단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예상 외에, 그 무렵의 나에게는 또 한 가지, 매우 즐겁고 마음 깊이 간직한 바람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프랑스(仏蘭西)에 가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로 무엇을 하러, 라는 것도 아니고, 그저 놀러 가고 싶었던 것입니다. 어찌하여 특별히 프랑스를 골랐는가 하면, 아마 그것은 「프랑스」라는 말의 울림이 지금도 이 나라의 젊은이들에게 지니고 있는 매력 탓이기도 하였겠으나, 또 동시에 그 무렵 내가 읽고 있던 나가이 가후(永井荷風)의 「프랑스 이야기(ふらんす物語)」와, 이건 이쿠타 슌게쓰(生田春月)인지 우에다 빈(上田敏)인지의 번역인 「베를렌(ヴェルレエヌ)」의 영향이기도 했던 듯합니다. 얼굴 곳곳에 솟아나는 여드름을 짜내면서, 다 아는 듯한 얼굴로 베를렌의 우리말 번역 따위를 읽고 있었으니, 정말이지 지금 생각해도 어지간히 비위 거슬리는, 「얄미운」 소년이었겠으나, 그래도 그 무렵은 자못 진지하게 「거리에 비 내리는 듯이 내 마음에 눈물」을 흩뿌리고 있었던 셈입니다. 그러한 까닭에, 나는 프랑스에 ― 그중에서도 이 「술꾼(よひどれ)」 시인이 그곳의 술집에서 압생트(アプサン, absinthe)를 들이켜고, 그곳의 마로니에 가로수 아래를 비척비척 비틀거리며 가던, 저 파리에 가고 싶다고 여겼던 것입니다. 샹젤리제, 부아 드 불로뉴, 몽마르트, 카르티에 라탱, …… 학교 뒷산에 누워 하늘을 흐르는 구름을 올려다보며 몇 번이나 나는 그것들 위로 마음을 달렸던지요.
그러고서 봄바람 가을비, 여기 십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일찍이 품었던 희망의 갖가지는 얼굴의 여드름과 함께 사라지고, 옛적에는 멀리 이름만 듣고 있던 물랭 루주(ムウラン・ルウジュ)와 같은 이름의 극단이 도쿄에 등장한 오늘날, 요코하마는 난킨초(南京町, 차이나타운)의 아파트에서 홀로 쓸쓸히 처박혀 답답하게 지내는 나입니다만, 그래도 가끔 항구 쪽에서 흘러드는 출범 기적 소리를 들을 때면, 역시 그 옛날의 꿈만 같던 공상을 떠올려 회구(懷舊)의 정에 견디지 못하는 일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한 때, 책상 위에 펼쳐 놓은 책에는 짓궂게도 이러한 글귀가 나와 있기도 합니다.
프랑스에 가고 싶다 생각하건만
프랑스는 너무도 멀어라
차라리 새 양복을 떨쳐입고서
내키는 대로 여행이나 떠나 보리라……
「하하, 이 시인도 예외 없이 별로 부자는 아닌 모양이군.」 하고 그리 여기면서, 나도 가라앉은 기분을 떨치려 이 시인을 좇아, (프랑스에 가지 못하는 분풀이로,) 차라리 새 양복이라도 떨쳐입고 ― 아니, 농담이 아니지, 그런 호사를 누릴 수가 있나. 차라리 새 모자 ― 아니, 그것도 아직 지나친 사치다. 에잇, 차라리 새 넥타이 정도로 참아 두고서, 그러고는 지갑 바닥을 한 번 헤집어 본 뒤에, 산책이라도 가자며 나서는 것입니다. 마치 십 년 전에 외운 베를렌의 시구 그대로, 「가을날의 비올롱(ヴィヲロン)의, 한숨이 몸에 스며, 한결같이 슬프디슬픈」 기분에 잠긴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