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of 29
九月十六日、
가을비가 연일 마치 장맛비처럼 내린다. 밤에 벽 위 서축(書幅)을 갈아 걸었다.
碧樹如烟覆晩波。清秋無尽客重過。故園今即如烟樹。鴻雁不来風雨多。 강봉원(姜逢元)
푸른 나무 안개처럼 저녁 물결 덮고, 맑은 가을 다함없이 길손은 거듭 지난다. 옛 동산 이제 곧 안개 자욱한 숲과 같으니, 큰기러기 오지 않고 비바람만 잦구나.
等閑世事任浮□。万古滄桑眼底収。偶□心期帰図画。□□蘆荻一群鴎。 왕일정(王一亭)
세상사 등한히 흘러가는 대로 두니, 만고의 창상이 눈 아래 들어온다. 우연히 마음 두는 바 그림으로 돌아가니, 갈대 우거진 곳에 한 무리의 갈매기뿐. (□는 원본 결자)
선친이 소장하신 서화 가운데, 일정 왕진(一亭 王震)이 그린 갈대와 기러기 그림은 내가 늘 곁에 두고 어루만지기를 그치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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