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of 1

Chapter 1

어떤 사건

아리시마 다케오

그는 끝내 어찌할 바를 몰라, 곁에서 잠들어 있던 아내를 흔들어 깨웠다. 아내는 잠결에 아까부터 아이의 떼쓰는 소리와 그것을 어르다 지친 남편의 목소리를 의식하고 있었으나, 이불 위로 그의 손길이 닿자 경종을 들은 소방수의 민첩함으로 벌떡 일어났다. 그러나 의식이 흐릿한 채로 무얼 하지도 못하고 그저 한참을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러나 그의 짜증 섞인 목소리는 곧 아내를 정신 차리게 했다. 아내는 별안간 눈꺼풀의 무게가 걷힌 듯 일어서서 작은 잠자리 곁으로 다가갔다. 이불에서 반쯤 몸을 내밀고 아이를 재우려 애쓰던 그는, 아내가 아니면 아이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짧게 일러 주고는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다. 한겨울 한밤중의 추위는 양어깨를 얼음처럼 차게 했다.

아내가 어르면 잠재울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빗나갔고, 그는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아내가 다정한 목소리로 한밤중이니 얌전히 잠들라고 타이를수록 아이는 코맹맹이의 어리광 섞인 목소리로 떼를 쓰기 시작했다. 베개를 뒤집으라느니, 뒤집은 베개가 차다느니, 소매로 눈물을 닦으면 안 된다느니, 이불이 무겁지만 걷어내면 안 된다느니, 아내가 하는 일과 말 하나하나에 청개구리처럼 토를 달았기에, 처음에는 가급적 거스르지 않으려고 이런저런 말로 달래던 아내도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듯 추위에 몸을 떨면서도 한두 마디 야단을 쳐 보기도 했다. 그것을 들으면 아이는 그 틈을 타듯 일부러 목소리를 흐리며 몸부림을 쳤다.

그는 코끝까지 이불에 파묻힌 채 눈을 크게 뜨고, 어슴푸레하게 보이는 높은 천장을 바라보며 잠자코 있었다. 늦게까지 일을 하고 잠자리에 들었던 터라, 묵직한 졸음이 머리 안쪽으로 밀려나 한 덩어리의 가시 돋친 응어리가 되어 그의 기분을 불쾌하게 했다.

그는 무어라 말하려 했으나 귀찮아 입 밖에 내지 않고 잠자코 있었다.

십 분.

십오 분.

이십 분.

아무 보람이 없었다. 아이는 반쯤 잠든 상태에서 점점 또렷해지더니, 그를 불쾌하게 한 그 똑같은 졸음에 시달리면서도 자기를 잊은 듯 짜증을 한층 높였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그는 다시 벌떡 일어나 아내 곁에 다가가 아이에게 가까이 가 보았다. 아이는 그것을 보더니 일종의 질투라도 느낀 듯 미친 듯이 날뛰며, 손으로 그의 얼굴을 할퀴어 밀쳐 냈다. 세는 나이로 네 살밖에 안 된 아이의 팔에도 이런 때에는 부아가 치밀 정도로 짓궂은 힘이 실려 있었다.

「엄마 곁에 오면 안 돼」

그렇게 말하며 아이는 그를 노려보았다.

그는 조금 엄격하게 어서 잠들라고 일러 보았으나, 소용없다 싶어 다시 이부자리로 들어갔다. 아내는 그동안 잠자코 앉아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나 애써 재우려 하는데도, 그 긴 시간 추위 속에 자기 혼자만 일으켜 놓고 모르는 척 누워 있는 그를 차가운 마음으로 곱씹으며, 아이의 행동을 마음 깊은 곳에서는 justify하고 있는 듯이 그에게는 여겨졌다.

그는 아이 쪽으로 등을 돌리고, 그쪽에는 귀를 빌려주지 않은 채 잠들어 버리려 자세를 잡았다.

그러나 아이의 잔소리는 귀로뿐만 아니라 목구멍으로도 가슴으로도 스며들어 오는 듯했다. 그는 조금씩 짜증이 일기 시작했다. 큰일 났다 싶었지만 이미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이것이 그의 버릇이다. 평소에는 좀처럼 화내지 않는 그는, 스스로 화내고 싶었던 갖가지 경우를 가슴속의 선반 같은 자리에 차곡차곡 개어 두었다가, 어쩌다 한 번씩 별것 아닌 계기를 빌려 단번에 폭발시키곤 했다. 그렇게 되면 그는 자기 자신을 어찌할 수 없었다. 안절부절못하는 사이에 그 상황 그 상황에 따라, 가장 위험하고 가장 파괴적이며 가장 어이없는 짓을 정신없이 저질러 버리고는, 나중에 가서 정말로 후회막급한 견딜 수 없는 회한에 사로잡히는 것이었다.

아내는 여전히 시원찮은 잔소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면서도, 그러면서도 끈질기게 아이를 상대하고 있었다. 짜증이 난 그에게는 아이가 짜증을 부리는 까닭이 가슴에 사무치는 듯했다. 저렇게 미적지근하고 시무룩하게, 머리도 꼬리도 없이 잔소리를 듣고 있다가는 견딜 수 있겠는가, 어째서 좀 더 또렷하게 말하지 않는 거야, 라고 생각하니 그의 이가 저절로 단단히 맞물렸다. 그는 그렇게 단단히 이를 악물고 눈꺼풀을 꼭 감은 채 다시 한 번 잠들려 애써 보았다. 그러나 응어리가 된 졸음은 뒤통수 한구석으로 물러나 박혀, 눈 안쪽이 또렷하게 깨어 욱신거릴 뿐이었다.

「얼른 자지 않으면 엄마가 또 너를 구멍에 넣어 버린다」

처음엔 제법 힘이 실린 말이라고 생각하며 듣고 있다가도, 끝에 가서는 평범한 가락이 되고 만다. 아이는 그런 말 따위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으로, 사람을 안달 나게 하도록 만들어진 울음소리를 한껏 높여, 이불을 밟아 헤집으면서 계속 울었다. 그는 끝내 견딜 수 없어, 가능한 한 목소리의 가락을 부드럽게 한답시고,

「저렇게까지 울리지 않아도, 좀 다른 식이 있을 법도 한데 말이지」

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이 자기 귀에도 제법 까칠하게 들렸다. 아내는 그의 말로 주의를 받았는데도 아이를 다루는 태도를 고칠 기색이 없이, 잠자코 헛되이 차이는 이불을 자꾸만 아이에게 덮어 주려 하기만 했다.

「이봐, 어떻게 좀 못해」

그의 가락은 점점 더 날카로워졌다. 그는 이미 곧장 자기 짜증에 빨려 들어가, 가슴속에서 분노의 감정이 쑥쑥 자라나는 것이 기분 좋게 느껴졌다. 그는 조금 떨림이 섞인 목소리를 한껏 높여 호통을 쳤다.

「히카루! 아직도 우는 거냐. 입 다물고 자라」

아이는 기에 눌려 잠시 조용해졌으나, 곧 낮은 흐느낌부터 다시 시작해 전보다 더 과장된 울음으로 번졌다.

「울면 아빠가 진짜 화낸다」

그래도 울고 있다.

그 순간 온몸의 피가 머리로 확 치솟았다 싶더니, 그는 앞뒤 분간도 없이 일어섰다. 아내가 깜짝 놀랄 새도 없이 그 곁을 빠져나가, 양손을 아이의 머리와 무릎 아래에 받치자마자 작은 몸을 둥글게 끌어안았다. 갑작스러운 놀라움에 숨을 들이켠 아이가 필사적으로 불붙은 듯 「엄마…… 엄마…… 아빠…… 이제 안 그럴게요…… 다시는 안 그럴게……」 하고 울기 시작했을 때에는, 그는 이미 침실 문을 발로 박차고 복도로 나와 있었다. 차가운 마룻바닥이 그의 달궈진 발바닥에 서늘히 닿는 그 감촉만이 그에게는 느껴졌고 기분 좋게 여겨졌다. 그 외에 그는 아무것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팽팽히 당겨진 잔혹한 큰 힘이, 어떤 헤아림도 없이, 팽팽히 당겨진 작은 힘을 안고 있었다. 그는 떨리는 손을 어둠 속으로 내밀어, 계단 아래 외투걸이의 벽장 손잡이를 더듬었다. 아이는 허리 아래쪽이 자유로워졌기에 있는 힘껏 두 다리를 버둥거리고 있었다. 문이 열렸다. 아이는 그 소리를 듣자 미친 듯이 그의 목에 매달렸다. 그러나 소용없다. 그는 덩굴처럼 휘감기는 그 손발을 무자비하게 떼어내고는, 외투와 모자와 신과 청소 도구가 뒤섞여 새카만 그 안으로 아이를 던져 넣었다. 그때의 결기로 보면 그는 살인죄도 저지를 수 있었으리라. 감정의 격앙으로 그의 가슴은 큰 파도처럼 들썩였고, 목구멍은 호각처럼 울리려나 싶을 만큼 바짝 마르고, 귀를 멀게 할 만큼 안에서 울리는 소음에 막혀 아이의 목소리 따위는 한마디도 들리지 않았다. 외투 자락인지, 빗자루 자루인지, 아니면 아이의 가냘픈 손인지, 문을 닫을 때 약한 저항을 한 그것을, 그는 분간할 새도 없이 힘껏 밀어붙여 손잡이를 끝까지 돌려 버렸다.

그때 그는 만족을 느꼈다. 펄쩍 뛰어오르고 싶을 만큼의 만족을 그 짧은 순간에 마음껏 느꼈다. 그러고 나서야 비로소 바깥세상에 대해 귀가 열렸다.

문 너머에서 우는 아이의 목소리는 가련하고 애처로웠다. 그와 아내에게 핥듯이 사랑받아 온 이 아이는 지금까지 한밤중에 이런 일을 한 번도 겪어 본 적이 없었다.

그는 무엇엔가 취해 흐트러진 사람처럼, 옷매무새도 어수선한 채 휘청휘청 비틀거리며 침실로 돌아와, 지칠 대로 지쳐 자기 잠자리로 쓰러졌다. 살그머니 고개를 돌려 아내를 보니, 옆 아이의 머리맡에 풀이 죽은 채 저쪽을 향해, 머리카락을 흐트러뜨리고 고개를 숙인 채 앉아 있었다.

그것을 보자 그의 분노는 다시 사나운 밀물처럼 밀려 돌아왔다.

「당신은 아이 키우는 법을 대체 뭐로 알고 있는 거야」

숨이 가빠 다음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연극에서 배를 가른 배우가 대사 사이에 그러듯, 깊은 호흡을 한참 동안 괴로운 듯 몰아쉬고 있었다.

「응석만 받아 주면 그만인 게 아니야」

그는 다시 숨을 몰아쉬었다. 그는 아직 무어라 더 말할 작정이었으나 모두가 어이없어, 그대로 입을 다물어 버렸다. 그러고는 깊은 호흡을 가쁘게 이어 가고 있었다.

외투걸이에서는 목숨을 쥐어짜듯 비는 아이의 사죄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는 다시 한 번 아내를 보았고, 아내가 아까부터 그 소리에 정신이 팔려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쓰디쓴 적개심이 다시 가슴을 치밀어 올라왔다. 질투라는 말로나 표현해야 할 적개심이.

「그러지 않아도 아빠는 무서운 사람이란 말이야, 게…… 다가……」

아빠 혼자만 매를 들면 더더욱 겁만 줄 뿐이고, 끝내는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알 수 없게 된다. 사내아이는 일곱 살 여덟 살이 되면 이미 완력으로 어머니에게서 독립한다. 여자도 다룰 수 있는 동안에 어머니의 강함도 단단히 느끼게 해 두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전부터 거듭 말해 오던 일이 아닌가. 그것을 한때의 정에 끌려 미봉책으로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만큼의 말을 할 작정이었으나, 도저히 입에 담지 못하겠다 싶어 잠자코 있던 것이다. 아내는 추위 속에 단정히 앉아, 몸도 떨지 않은 채 아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듯했다.

「이제 자」

그는 한참이 지나서야 이런 거친 말투로 아내를 다그쳤다.

「꺼내 주지 않아도 괜찮을까요」

그의 말에는 답하지도 않은 채, 아내는 평평한 가락으로 등을 돌린 채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 침착해 보이는, 조금도 따스함이 묻어나지 않는 차가운 아내의 태도가 도리어 분노를 더 부추겼고, 그는 아내의 눈앞에서 아이를 매달아 베어 보이고 싶을 만큼 거친 기분이 되었다. 분노의 작은 마귀가 몸 안에서랄 것도 없고 바깥에서랄 것도 없이, 그의 눈을 부릅뜨게 하고, 이를 악물게 하고, 목을 옥죄게 하고, 움켜쥔 손에 기름땀이 배어나게 했다. 그는 불꽃에 휩싸여 허공에 떠 있는 듯한, 어지러울 만큼 가벼운 마음을 느끼며, 모든 굴레를 끊어 내어 어디까지든 날개를 펼 수 있을 것 같다고도 생각했다. 그는 그 허무적인 기분에 잠기고 싶어, 일부러 연극을 꾸며 분노의 술에 취하려 애쓰고 있는 것도 같았다.

아무튼 그는 마음껏 격정의 손에 놀아나는 대로 자기 마음을 놀게 했다. 삶 전체의 미세하고도 강렬한 떨림이, 대합주의 Finale 악음처럼 씩씩하고도 광기 어리게 서로 맞부딪쳐, 한 발만 더 가면 회복할 수 없는 파멸을 부르려나 싶은 그 경계를, 그의 마음은 가련하게도 울며 웃으며 깡총깡총 뛰어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짜증의 밀물은 꼭대기를 지나 차츰 썰물로 바뀌어 갔다. 아무리 격렬한 일을 떠올려 봐도, 거기에는 아까만큼 충실한 진실미가 떠돌지 않게 되었다. 떠올리기만 해도 싫은 후회의 전조가 마음 한구석에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꺼내고 싶으면 꺼내면 되지 않나」

이 말을 듣자 아내는 끌려가듯 일어서려는 모습이었으나, 마음을 고쳐먹은 듯 다시 자세를 고쳐 앉으며, 비로소 그쪽을 돌아보면서,

「하지만 당신이 넣고 제가 꺼내 주는 거라면, 저만 좋은 사람이 되는 거잖아요」

라고 답했다. 그것이 그에게는, 자기를 두려워해서 한 말로는 도무지 들리지 않고, 그저 보복적인 빈정거림으로만 울렸다.

무엇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침묵이 한참 동안 두 사람 사이에 이어졌다.

그동안 그는 자기 호흡이 차츰 잦아드는 것을, 어쩐지 마음이 허전한 기분으로 지켜보았다. 인스피레이션이 멀어져 가는 듯한, 표면적인 자기로 돌아가는 듯한, 무언가의 세계에서 아무것도 아닌 세계로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호흡이 잦아드는 것과 정비례하여, 아이의 울음소리는 절절하게 그의 가슴에 사무치기 시작했다. 자애의 품에서 뜻하지 않게 외로움의 경계로 던져진 아이는, 힘껏 문을 두드리며, 식모의 이름이며 집에 있지도 않은 가까운 이의 이름까지 번갈아 부르면서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 그 호소의 목소리에는 사람의 부모 된 가슴을 찢는 무언가가 도사리고 있었다. 아내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가만히 참으며 이 목소리에 채찍질당하고 있었던 것이로구나, 하고 비로소 깨닫고 보니, 그에게는 아내의 행동이 너무도 정당한 행동으로 여겨졌다.

그래도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불붙은 듯 아이가 발을 동동 구르며 울부짖는 사이에도, 침실에서는 두 사람 사이에 다시 불길한 침묵이 이어졌다.

그는 가만히 견딜 수 있는 만큼 견뎌 보았다. 그러나 이렇게 되고 보니 그의 인내심이라는 것은 비참할 만큼 약한 것이었다. 일 분이 지날 때마다 그의 가슴에는 무게가 열 배 백 배 천 배로 더해져, 오 분도 채 지나지 않아 그는 면목 없이 일어서고 말았다. 그러고는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

그는 아내 앞에 아이를 앉히고,

「자, 엄마한테 잘못했다고 사과하렴」

하고 일렀다. 평소라면 이렇게 되면 고집을 부리는 성미인데, 이날 밤은 어지간히 혼이 났던 듯 아이는 흐느끼면서 가녀리게 고개를 숙였다. 그것을 보자 별안간 그의 가슴은 옥죄듯 죄여 왔다.

싸늘하게 식은 작은 잠자리에 아이를 눕히고서, 그는 작은 목소리로 반쯤은 으름장을 놓듯 반쯤은 타이르듯, 앞으로는 절대 한밤중에 떼를 쓰면 안 된다고 일러 두었다. 아이는 지금까지의 두려움에 여전히 떨고 있는 듯, 그가 하는 말 따위는 귀에도 담지 않고, 멍한 채 그의 가슴에 몸을 기댔다.

뒤를 돌아보니, 아내는 옆으로 누워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 우는 얼굴을 보이는 것을 싫어하고, 또 우는 모습을 보이더라도 결코 소리를 낸 적이 없는 아내가, 잠자리 속에서 어떻게 하고 있을지는 그에게도 대강 짐작이 갔다. 아이는 울다 지칠 대로 지쳐, 이따금 꿈에 깜짝거리면서도 머지않아 잠 속으로 떨어졌다.

그는 돌멩이처럼 딱딱하게 굳은 몸과 마음으로 자기 잠자리로 돌아왔다. 사방은 죽어 끊어진 듯 고요해졌다. 뒤척이기조차 꺼려질 만큼 고요해졌다.

그는 그대로 한숨도 자지 못한 채 생각에 잠겨 있었다.

숨을 죽이고는 있어도, 아내가 마음속으로 울며 분해하고 있는 것이 그에게는 또렷이 느껴졌다.

이렇게 한 반시간쯤 지났다 싶을 무렵, 희미하게 아내의 잠숨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내의 마음과 어긋나 버린 그의 마음은, 이로써 끝내 완전한 외로움 속에 남겨졌다.

아내와 아이를 거느린 그의 생활도, 그저 한 자락의 잠이 저마다를 이렇게 뿔뿔이 떼어 놓고 만다. 그는 어디에서랄 것도 없이 밀려드는 얼음 같은 외로움에 마음껏 짓눌리고 있었다. 옅은 하늘색 보자기로 감싼 전구가 방 안을 음울하게 비추고 있었다. 그는 아내의 잠숨을 듣는 것이 견딜 수 없어, 그쪽으로 등을 돌리고 둥글게 몸을 웅크려 귓가까지 이불을 덮어썼다. 분노의 쓰디쓴 뒷맛이 머리 안쪽에서 언제까지나 그를 괴롭히려 했다.

후회하지 않는 마음, 그것이 갖고 싶은 것이다. 이리저리 생각을 굴리다가 여기까지 다다르고 보니, 그는 거기에 살아갈 보람이 없는 자기 자신을 찾아내었다. 패배의 쓰디쓴 외로움이, 그를 돌베개라도 베고 있는 듯한 기분에 잠기게 했다. 그의 마음은 정말로 돌멩이처럼 차갑게, 시리도록 추운 겨울밤 속에 딱딱히 굳어 있었다.

(다이쇼 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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