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갱부의 아이
하야마 요시키
발전소 굴착이 진척되었다. 이제 수면 아래 50자에까지 미쳐 있었다.
세 대의 펌프는 밤낮없이 모터가 타들어 갈 만큼 끊임없이 돌아갔다.
굴착 갱부들은 어느덧 주야겸행이었다.
오전 다섯 시, 오전 아홉 시, 정오 열두 시, 오후 세 시, 오후 여섯 시가 되면 취수구에서, 수로에서, 발전소에서, 댐에서, 곳곳에서 무시무시한 발파의 굉음이 일었다. 단무지 누름돌만 한 바위 조각이 몇 정이나 떨어진 농가의 지붕을 뚫고 화롯가로 날아들었다.
농민은 주재소로 항의를 가져갔다. 주재소는 회사 사무소에 주의를 주었다. 회사원은 조원에게 주의를 주었다. 조원은 명의인에게 주의를 주었다. 명의인은 하청에게 한 소리 했다.
하청은 십장에게 한 소리 했다. 십장이 갱부에게,
“좀 살살 해라. 시끄러워서 못 살겠다”
“시끄러운 놈은 귀나 막아두라고 해”
“그게 아냐. 회사가 시끄럽다는 거야”
“그럼 말이지. 회사 그놈한테, 발파를 눌러 막을 놈 한 명 보내라고 그래라. 우리야, 다이너마이트를 눌러 막는 그런 재주는 못 부린다고 말이야. 빌어먹을! 발파랑 배짱 시합 따위, 딱 질색이라고”
이런 사정인지라―어떤 사정이 있건, 발파를 눌러 막는다는 건 될 일이 아니다―이와하나 화약 제조소제 벚꽃표 다이너마이트, 대(大)다이를 여섯 자루나 채워 넣은 발파는 굉장한 위력을 발휘했다. 젖은 거적 한 장 덮어 봤자, 그런 건 문제가 아니었다.
게이칸잔(鷄冠山) 포대를 토대째로 들썩들썩 뒤집어엎어 버릴 만한 폭파력을 가진 다이너마이트의 위력이니, 클 만도 하지 않겠는가?
대체로 겨울이면 강이 마른다. 강물이 마르지 않으면 강 한복판의 발전소 일은 몹시 하기 어렵다. 아니, 거의 할 수 없다. 한겨울에 끝마치지 못하면 봄, 여름, 가을을 쉬고 또 그 다음 겨울이 아니고서는 일을 할 수 없다.
한겨울 사이에 거대한 구덩이, 수만 킬로와트짜리 발전소 굴착을 해치우자면, 다이너마이트도 갱부도 잔뜩 “소비”되지 않을 수 없었다.
오후 여섯 시 마무리 발파 때였다.
한낮을 넘기면서 사나운 눈보라가 들이닥쳤기에, 권상 인부도, 사석장 인부도, 자갈꾼이며 모래 퍼올리는 패거리도 “오 분”에 다 올라가 버렸다.
갱부도 사람이라면야, 일찌감치 끝내고 올라가고 싶은 마음은 다른 패거리와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굴착이 다급했다. 기한 안에 마무리하면 회사에서 조에 십만 엔, 조에서 두목에게 삼만 엔의 상여가 나온다. 마무리 못 하면 벌금이다.
어쨌든 펌프로 끌어 둔 동력선의 전봇대가 풀처럼 휠 만큼, 바람이 눈과 뒤섞여 휘몰아쳤다.
코고 입이고 가릴 것 없이 마구잡이로 눈이 들이쳤다.
부르르, 손으로 얼굴을 쓸면 마치 동상 약이라도 발라 둔 것처럼 기계유가 끈적끈적 얼굴에 들러붙었다. 그 기계유라는 것이, 한껏 돌아가는 잭해머의 나비 밸브며 외부의 쇳녹을 녹여 머금고 있었으니, 그것은 그야말로 눈과 먹만큼이나 절묘한 대비를 이루었다.
체구 작은 인도인들이 한 줄로 늘어서기라도 한 듯, 그저 잿빛으로 미쳐 날뛰는 장막 속에서 갱부들은 착암기를 돌리고 있었다.
잭해머도 라이너도, 비행기 열 대가 저공비행이라도 하는 양 굉장한 기세로 압축공기를 루브에서 뿜어냈다.
컴프레서에서 게이지는 90파운드까지 올라가 있었다. 덕분에 착암기의 능률은 좋았다.
“이봐, 일찍 끝내자고”
아키야마라는, 라이너 핸들을 쥐고 있는 자가 고바야시에게 말했다.
착암기조차 돌리지 않고 있다면, 눈보라만 없으면 건너편 강 기슭까지도 들릴 만한 큰 소리였다. 한데 그 고바야시는 아키야마와 세 자도 떨어지지 않은 자리에서 정 끝의 굵기를 견주고 있던 참이었다.
“글러먹었어. 저 인다라 대장장이 놈은. 봐 봐, 세 자짜리보다 여섯 자짜리 정 끝이 더 가늘게 나오는구만”
고바야시는 정 이야기인 줄로 알고 그런 식으로 대꾸했다.
“쳇!”
아키야마는 혀를 찼다.
―이 자식, 해머를 귓속에 처박아둔 게로구만, 분명―그렇게 생각하고 아키야마는 입을 다물었다.
아키야마는 십 년, 고바야시는 삼십 년, 갱부 노릇을 해 왔다. 그들은 쳇바퀴 도는 들쥐였다.
그들은 죽을힘을 다해 달린다. 그러면 쳇바퀴가 빨리 돌아간다. 그저 그뿐이었다. 쳇바퀴에서 내려와 그 짜임새를 가만히 들여다보거나 “무엇 때문에 쳇바퀴를 돌리고 있는가?” 하고 생각해 볼 틈이 없었다.
아키야마도 고바야시도 더없이 온순한 사람이었다. 아키야마는 자식을 여섯 두었고 고바야시는 셋을 두었다. 아키야마는 약간 약삭빠르고, 고바야시는 파낸 그루터기처럼 “말도 안 되는 세상”을 건너고 있었다.
“뭐 이리 사납게 부는 거야! 빌어먹을”
고바야시는 그러면서 끝이 빠진 세 자짜리 정을 내던졌다.
아키야마는 운전을 멈췄다.
“이봐, 벌써 다섯 자는 들어갔겠지”
드르륵 핸들을 돌리며 여섯 자짜리 정을 빼냈다.
고바야시는 앞쪽으로 돌아가 정을 풀어내며,
“응?” 하고 되물었다.
“벌써 다섯 자는 들어갔겠지”
“그러게 말이야, 들어갔을지도 모르지”
“일찍 끝내자고”
“좋지, 해머 쪽 애들한테도 그래볼까나”
“근데 다이너마이트 채비는 됐냐?”
“글쎄다. 감시소에서 물어보고 오지”
“아냐, 됐다. 너는 기계나 정리해 둬. 내가 채비하고 올 테니”
“그래”
아키야마는 감시소로, 고바야시는 정을 짊어지고 대장간으로, 저마다 권상 케이블을 따라 올라갔다. 어쨌든 일단 불에 좀 쬐지 않고서는 견딜 도리가 없었다.
라이너의 굉음이 그치자, 해머 쪽 패거리도 운전을 멈췄다.
아키야마는 지면에서 80자 깊이로 파내려 간 그들 자신의 굴착장을 기어 올라가다가 허리에 통증을 느꼈다. 그러나 그 통증은 그를 그다지 마음 쓰이게 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늘 있는 일이었으니까.
다이너마이트 채비는 끝나 있었다.
스물세 자루의 발파가 암반 바닥에 채워지고, 고사리처럼 도화선이 눈 속에서 굽은 어깨를 내밀고 있었다.
다섯 명의 갱부―아키야마도 고바야시도 그 안에 섞여―는 저마다 입에 바트를 꼬나물고 감시소의 신호를 기다렸다.
수십 년이나, 거의 매일같이 도화선에 불을 옮겨 온 그들이라 해도, 그 신호를 기다리는 순간만큼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서운 거야. 나만 해도, 30년이나 구리니 돌이니 씹어 먹고 살았는데, 그래도 이가 한 대도 안 빠졌다”
“돌이 우리네 쌀밥이지”
하고 말할 만큼 익을 대로 익은 일이건만, 그래도 그 한순간만큼은, 비록 한여름이라도 몸 어딘가에 추위 같은 것이 스며 오는 것이었다.
감시소에서 종을 딸랑, 딸랑 흔들기 시작했다. 눈보라의 신음과 종소리가 묘하게 쓸쓸히 뒤엉켜 흘러갔다.
지고마 모자 속으로 눈과 입만 내놓은 다섯 갱부는, 괴물이라도 되는 듯한 모습으로, 종이 차츰 빨라지다가 한 번 끊기는 그 순간을, 귀를 기울이고 어깨에 힘을 주고 기다렸다.
종이 점차 가락을 높이고, 마침내 여운이라곤 남지 않을 만큼 절정에 이르자, 한순간 뚝 끊겼다.
다섯 갱부는 뾰족하게 솟거나 옴팡지게 패인 바위 모서리를, 서두르는 기색 없이, 그러나 민첩하게 도화선마다 불을 옮기며 걸음을 옮겼다.
스슥! 슈우우, 도화선은 바트 불을 받자, 가는 연기를 피우며 타들어 갔다. 그 냄새는 갱부들에게는 정겨운 것이었다. 그 연기는 눈보라보다도 빠르고, 짙었다.
저마다 맡은 다섯 자루 또는 일곱 자루의 도화선에 점화를 마치자, 등산이라도 하듯 뜀걸음으로, 양쪽 권상 레일을 따라 달려 올라갔다.
필요한 굴착이라는 것은, 직사각형 꼴로 강기슭을 따라 수면 아래 60자 깊이까지 구덩이를 뚫는 일이었다.
그러므로 권상 레일은 쓸데없는 흙이며 바위를 깎지 않도록 45도가 넘게 가파르게, 강 위쪽과 강 아래쪽에서 구덩이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광차 레일보다 더 넓게 폭을 잡아 두지는 않았다.
이런 점들은, 회사가 설계상의 굴착 외에는 결코 돈을 더 들이지 않는다는 사정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왜냐하면 회사 입장에서 필요한 것은, 한 푼 한 푼 어긋남 없이, 그 안에 발전소가 쏙 들어맞기만 하면 그뿐이었기 때문이다.
강 아래쪽 권상길을 오르면 그대로 그들은 함바까지 돌아갈 수 있었다. 함바에는 바람이 들이치는 자리이긴 해도 목욕물이 끓고 있었다. 목욕은 반주만큼이나 그들에게는 끌리는 것이었다.
강 위쪽은 굴착해 낸 바위를 버린 둔덕이어서, 그저 권상 오두막이 있을 뿐이었다. 그 오두막은 거적 한 장으로 덮여 있을 뿐이었다. 그러니 그저 마음의 위안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갱부들은 그곳을 대피소 삼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쪽에 가까운 곳에서 점화한 자는 그쪽으로 달려 올라가는 편이 빨랐기 때문이다.
아키야마는 종이 끊기기를 기다리는 내내, 십수 년 만에 처음 겪는 허리 통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 시간은 2분도 채 안 되었으나, 그에게는 두 시간처럼 느껴졌다.
아키야마는 평소부터 믿고 있었다. 도화선에 불을 옮길 때만큼은, 어떤 병이라도 잠시 비켜서는 법이라고. 그것은 발이 꿰뚫린 병졸이 걸을 수 있을 리 없는데도 걷는 것과 같다고 굳게 믿어 왔다. 그리고 그것은 완전히 같다고는 할 수 없을지언정, 전혀 다르지도 않았다.
그는 종이 끊긴 그 순간에 도화선에 무사히 불을 옮겨 놓기는 했다.
그러나, 아픈 것은 허리라고만 여기고 있었는데, 강 위쪽 권상 레일을 따라 오르기 시작하는 것과 정확히 동시에, 그 허리의 통증이 위쪽으로 치솟아 오르는 것을 깨달았다.
달리고 있었을 셈이건만, 뒤에서 올라오던 고바야시에게 따라잡혔다.
하긴 무릇, 익숙한 갱부라면 그렇게 도망이라도 치듯이 허둥지둥 달리지는 않는 법이다. 허둥대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고바야시는 아키야마보다 한층 더 노련했다. 그러니 그 역시 유난히 서두르는 꼴사나운 짓은 하지 않는다. 그래도 “좀 너무 늑장 부리는데”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봐. 벌써 절반은 탔다고!”
하고 고바야시는 바로 뒤에서 아키야마에게 외쳤다.
한데 아키야마는, 말하자면 자기 아픈 데를 들여다보고 있기라도 한 듯, 그 눈은 길을 보고 있지 않았다.
눈보라도 권상길도, 어느 것도 그는 보고 있지 않았다. 이를테면 탈선해 비스듬히 기운 기관차가 관성으로 20간이나 날아간 것 같은 걸음새였다.
고바야시가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찰나, 그는 짜부라진 접이 컵처럼 푹, 그 자리에 무너지듯 웅크리고 말았다.
고바야시는 가슴이 철렁했다.
동시에 강 위쪽 권상 쪽을 보았다. 그쪽은 눈보라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설령 보였다 해도, 다들 벌써 다 올라가 목욕탕으로 서둘러 갔을 것이었다.
바람이 으르렁거렸다. 눈이 눈 속으로 들이쳤다.
“이봐, 안 돼. 어떻게 된 거야!”
아키야마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봐, 이제 곧이다. 조금만 더야. 참아라!”
아키야마는 움직이지 않았다.
순간 고바야시는 아키야마를 둘러업었다.
하지만 혼자서도 오르기 힘든 길을, 한 사람을 업고 달린다는 것은 될 일이 아니었다.
그들이 강 위쪽 권상 오두막에 닿기 전에, 첫 발이 울렸다.
“해머 구멍 거다!”
고바야시는 그렇게 알아챘다. 소리가 파앙 하고 울렸기 때문이다.
두, 두왕!
“맞장구네. 라이너구만”
두 사람은 오두막 입구에 다다라 있었다.
두두웅, 두두웅, 두웅, 우르르, 두왕
고바야시의 머리 위로, 마침 그의 머리만 한 굵기의, 모서리투성이로 뾰족하게 깎인 바위 조각이 떨어져 내렸다.
고바야시는 아키야마를 내던지고 머리통을 감싸 안았다.
두웅, 바앙, 두두웅―
발파는 기관총처럼 잇따라, 또는 속사포처럼 잠깐씩 사이를 두고 울려 퍼졌다.
이윽고 발파는 그쳤다.
해발 2,000자, 산골짜기를 흐르는 강은, 눈보라의 신음과 한목소리가 되어 거품을 물고 있었다.
소리라곤 그뿐이었다.
굴착장 안은, 눈의 살갗을 걷어차고 대지가 그 검은 바위 창자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 위로 애도라도 하듯, 눈보라 빛깔에 어우러진 다이너마이트 연기가 가시지 않은 채 기어다녔다. 그러다 이윽고, 고바야시와 아키야마가 쓰러져 있는 강 위쪽 권상 오두막 쪽으로 바람에 실려 흘러갔다. 그러다 위쪽까지 올라서자, 그것은 눈보라와 한 덩어리가 되어 날아가 버렸다.
발파가 끝난 뒤에는 갱부가 한 차례 둘러보아야 하는 법이었다. “썩는” 것(불발)이 있으면 위험했기 때문이다.
그 둘러보는 일은 늘 고바야시가 맡아 왔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고바야시는 그 역할을 해낼 수 없었다.
시간은 눈보라 치는 밤 그 자체처럼 매정하게 흘러갔다. 너무 늦도록 돌아오지 않으니, 아키야마네 사택에서도 고바야시네 사택에서도, 으레 아빠와 함께 먹기로 되어 있는 저녁상을 진작부터 못 기다리던 꼬마들이 결국 떼를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졸라댈 거면, 사무소 가서 아빠 모셔 와”
하고 아낙들이 아이들에게 일렀다.
고바야시와 아키야마의, 둘 다 열 살 먹은 두 사내아이가 버선발로 뛰어나갔다.
일이 끝난 뒤의 공사장은, 화창한 봄날에도 쓸쓸한 법이다. 그것이 어두운 눈보라 치는 밤이라면, 더더욱 황량한 풍경이었다.
두 아이는 컴프레서, 대장간, 변전소, 감시소, 수리 공장 등등을 돌아다녔지만, 그 아비들은 보이지 않았다.
깊은 골짜기 같은 굴착장에 네 개의 작은 눈이 쏠렸다. 갱부의 자식이라고는 해도, 그 안에 들어가는 것은 허락되지 않았고, 또 허락된다 한들 그곳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어린 마음에도 사무쳐 있었다.
“구덩이 안엔 없네. 권상 오두막에 계실지도 몰라”
고바야시네 아이가, 무엇인지 모를 불안에 작은 심장이 죄어드는 채로 말했다.
두 작은 그림자가 강기슭을 따라 강 위쪽 권상 오두막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눈보라의 잿빛 어스름 속에 그림자놀이처럼 떠올랐다.
두 아이는 지금까지, 여기저기 일터에서 참혹하게 죽은 시신을 몇 구나 몇 구나 보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신기하다는 듯 들여다보다가 두들겨 맞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자기 아비가 그렇게 죽으리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한데 지금, 두 열 살배기 아이는 그 아비의 목에 매달려, 저녁상으로 데려가기라도 하려는 듯 일으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아키야마도 고바야시도, 결코 그 늠름한 다리를 움직이거나 그 손을 뻗으려 하지 않았다. 그저 마구 눈물을 흘리며 일으키려는 아이의 힘만큼, 그 차가운 목이 들릴 뿐이었다.
그래도 아이들은, 그 작은 심장이 터질 듯이 헐떡이면서, 그 시신을 일으키는 일에 매달려 있었다. 만약 함바 사람들이 부모도 자식도 돌아오지 않는 것을 걱정해 찾으러 오지 않았더라면, 그 아비들과 같은 운명이 되었을 만큼, 끈덕지게 목을 받쳐 올리기를 그치지 않았을 것이다.
함바의 혈기 왕성한 일꾼들은, 깜깜해진 눈보라 속에서, 시신의 목을 억지로라도 들어 올리려 하는 아이들을 보고는, 누구나 울었다.
―1927. 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