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of 8

이쿠우 군 족하(足下, 옛 서간의 정중한 호칭).

하코다테 닛닛 신문(函館日々新聞), 그리고 자네가 제 가집에 베풀어 주신 깊고 큰 후의는 제가 이제 새삼 만강의 감사를 바치는 바입니다. 제가 받은 호의를 제 입으로 비평한다는 것이 묘한 노릇이긴 합니다만, 실로 그만한 호의를 자기 저서에 표해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먼저 그 진실의 감사를 말로 옮기려 할 때, 자기가 가진 어휘의 빈약함을 한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하코다테는 제 홋카이도 방랑의 처음을 기념하는 땅이었습니다. 그리고 또한 마지막을 기념하는 땅이었습니다. 저는 하코다테에 머무는 동안, 마음껏 하코다테를 사랑하였고 또한 사랑받았습니다. 저와 하코다테의 관계가 저와 그 어떤 땅의 관계보다도 따뜻했던 것, 지금도 그러하다는 것은 자네도 분명 인정해 주실 것입니다. 저 또한 늘 한 가닥 슬픔으로… 그 따뜻한 관계가 이어지는 것은, 제가 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화재라는 순전한 우연 탓에 떠나야만 했기 때문이라는 슬픔으로, 그 관계를 이해하고 회상하며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제 가집을 세상에 내놓음에 있어, 마음 한구석에 그 그리운 땅으로부터 어떤 호의를 기대하고 있었음을 여기에서 고백하기를 마다하지 않는 바입니다. 그리고 그 호의가 마침내 사실로 드러나기에 이르러, 저는 끝내 제가 가진 어휘가 감사의 말에 얼마나 빈약한가를 한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자네의 그 길고도 친절한 비평과, 또 그 광고가 실린 신문을 친구에게 보여 주었을 때의 어린아이 같은 자랑스러움까지도, 단지 어린아이 같다는 이유로 떨쳐 버리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일에 관해서는 이미 자네에게, 또 다이켄 군(大硯君)에게도 적어 보낸 바 있을 터입니다. 이에 대한 자네의 답장도 받았습니다. 저는 이제 더는 저에게 너무도 어색한 감사의 말을 되풀이하기를 그만두려 합니다.

자, 저는 지금 자네에게 알려 드릴 한 가지 기쁨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지금 이렇듯 긴 편지를 자네에게 적어 보낼 수 있는 처지에 놓여 있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일찍이 병에… 되도록 아프지도 괴롭지도 않은 병에 걸려, 보름이든 한 달이든 병원이라는 곳에 들어앉아 보고 싶다고 진지하게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무릇 병에라도 걸리지 않고서는, 저는 제 분주한 생활의 압박에서 단 하루의 휴식도 찾아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저의 이러한 약한 마음을 굳이 남에게 알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저의 그 슬픈 소망이 마침내 이루어질 시기가 온 것입니다. 이미 알려 드린 대로, 저는 이달 나흗날에 이 대학병원의 손님이 되었습니다. 몇 해 동안 거의 편안한 날 없이 싸움을 이어 와, 어느 사이엔가 야위고 또 지친 저의 몸과 마음은, 지금 새하얀 침대 위에 평온히 얹혀 있습니다.

휴식. 그러나 곤란하게도, 오랫동안 분주함에 길든 저의 마음은, 어느 결엔가 흡족하게 휴식이라는 것을 음미하기에 어울리지 않는 것이 되어 있었습니다. 무언가 하지 않고서는 하루의 목숨도 부지하기 어려운 사내의 처지보다 더 비참합니다. 저는 그 비참한 마음을 스스로 위로하려는 뜻에서… 그 비참한 마음에는 너무도 길게 남은 저의 시간을 메우는 한 가지 방편으로, 이 편지를 적어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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