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of 2

우리가 그 마을에 살던 무렵 — 올해 정월에도, 여느 때처럼 아침부터 저녁까지 술을 마시며 토론을 벌이고 싸움을 하느라 도통 끝이 없을 테니,

“올해는 한 번 —”

하고, 멋 부리기 좋아하고 농담 좋아하는 우리 촌장이 제언했습니다. “크게 취향을 바꿔서 — 말을 끌고 와라! 이웃 마을들을 찾아다니며 마시러 다니자. 다들 머리를 짜내어, 저마다 떠오르는 대로 가장을 차려 입고는, 말 위의 기사가 되어 보세.”

“찬성이오!”

“찬란하구나!”

“벌써부터 혼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듯하다!”

어느새 촌장은 이러한 화려한 동조의 함성과 허공에 흔들리는 주먹의 깃발에 둘러싸였습니다.

이 글은, 그 출발의 아침, 하늘은 화창하게 개어 머지않아 복숭아꽃이라도 피어날 듯 따뜻한 아침의, 삼면을 귤나무 우거진 산자락으로 깊이 둘러싸인 언덕을 병풍 삼은 마을의 — 우리 일행이 출발하던 광경입니다.

나는 도무지 마땅한 묘안이 떠오르지 않아, 평소에도 즐겨 입던 아메리카 인디언 토템 무늬를 짜 넣은 가운을 걸치고, 특별히 새 깃털을 장식한 추장용 몽크스 후드(투구꽃 모양 두건)를 펄럭이며, 물레방앗간의 도리안에 올라타서, 출발점으로 정해진 마을 어귀의 마두관음 앞으로 달려갔습니다. 누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나는 그것이 즐거움이었습니다.

“오, 마키노 군인가 — 도무지 일행이 늦게 와서 심외로다. 설마하니, 그토록 동조의 뜻을 보여 놓고서, 막상 때가 되니, 저들이 갑자기 쑥스러워진 것은 아니겠지?”

석탑 옆에서 로시난테의 재갈을 종자에게 맡기고 우뚝 서 있는, 은빛 갑옷을 차려입은 노기사가 못마땅한 듯 으르렁거렸습니다. 보니, 다소 낯빛이 변한 촌장이었습니다.

“그런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촌장!”

나는 공손하게 아침 인사를 올리며 기사 곁으로 다가갔는데, 분명 진짜로 보이던 은빛 갑옷은 마분지로 손수 만든 것이었으나, 그 솜씨의 빼어남에는 진심으로 경의를 표했습니다. 촌장은 아니나 다를까 라만차의 재주 많은 신사로 변장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토록 시간 엄수에 관해서는 늘 그 사상을 고취해 두건만, 아직껏 이 모양인즉 참으로 미덥지 못한 일이로다.”

노기사는 원통형 망원경을 꺼내 들고 발아래 멀리 펼쳐진 가도를 둘러보며 불만에 찬 가슴을 부풀리고 있었습니다. 나도 이마에 손바닥을 그늘 짓고, 한 줄기 강이 은빛으로 반짝이며 뻗어 나가는 환한 들판 끝까지 바라보았습니다만, 그곳에는 나른히 일렁이는 아지랑이가 끝도 없이 흔들릴 뿐, 사람의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도 조금이나마 마음 한구석에 허전함이 밀려와, 움직이는 그림자라면 새의 모습이라도 찾아내겠다는 양 달마의 눈을 부릅떴습니다.

한 십 분쯤이나 우리가 그대로 입상이 되어 시선을 못 박고 있을 즈음, 갑자기 촌장이,

“오, 모였구나, 모였어, 오는구나, 와!”

하고 큰 환희의 소리를 질렀습니다. — “먼저 선두에서, 릴리의 고삐를 잡고 나타난 성주 흉내 가미시모 차림은 양조장 주인이로다. 그 뒤를 잇는, 다홍 갑옷의 무사는 지주 장남이로다. 바람의 신을 본떠 한 듯 큰 자루를 메고 귀면을 쓴 큰 사내는, 선술집 곤타로가 아닌가. 과일 도매상 해피 프리건이 바커스가 되어 술통을 목에 매단 그 모습은, 그 익살스러움이 참으로 감탄을 자아낼 만하구나. 그 뒤로 붉은 도깨비, 푸른 도깨비, 외눈 동자에 우산 요괴……”

Chapter 1 of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