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조 사조(辭朝) — 조정에 하직함
제3조 사조(辭朝) — 조정에 하직함
이미 양사(兩司)의 서명을 받은 뒤에야 조정에 하직한다.
속대전(續大典)에 따르면, 각 도(道)의 도사(都事)와 처음 임명된 수령은 모두 서명을 거치게 되어 있다. 일찍이 시종(侍從)이나 당상관(堂上官)을 지낸 자는 서명을 거치지 않는다. 양사가 각기 두 명의 위원을 갖추어 거행하되, 양사가 모두 모이지 못하더라도 한 사(司)가 위원을 갖추면 먼저 행한다. 오십 일이 지나도록 서명하지 못하면 다시 고치도록 아뢴다.
감찰(監察) 때 이미 서명을 거쳤다면 비록 처음 임명된 수령이라도 다시 서명하지 않는다.
서명을 거친다는 것은 안팎 사조(四祖)와 처가 사조의 흠과 허물의 유무를 살피고, 또한 자기 자신의 흠과 허물을 살펴 가부(可否)를 정하는 것이다. 특별한 교지가 있으면 한 사가 서명을 면제할 수 있다.
하직하는 절차는 예법의 형식이 있다. 그러나 형식만을 지키지 말고 마음에 깊이 새겨야 한다.
하직 후 임지로 떠나는 길에서도 신중하여야 한다. 한 마디 말 한 가지 행동도 임금의 명령을 받은 자로서 부끄러움이 없도록 해야 한다.
하직 인사를 마치고 친지에게 작별을 고할 때, 잔치를 베풀거나 예물을 받는 것은 마땅한 도리가 아니다.
옛 사람들이 사조하는 날에는 종묘(宗廟)에 절하고 부모의 신주(神主)에 절하여, 자기 한 몸이 이미 만민의 것임을 마음에 새겼다.
임지로 떠나는 행로(行路)에서는 가는 곳마다 백성의 살림을 살피고, 풍속을 묻고, 산물(産物)을 헤아려, 미리 다스릴 계책을 세워야 한다.
하직의 순간은 한 평생 다스림의 첫 결단을 보이는 자리니, 정중하고 엄숙해야 한다.
양사 서명의 옛 제도는 수령의 인격과 자질을 검증하려는 뜻이었다. 형식이 되었더라도 그 본뜻은 잊어서는 안 된다.
사조 후의 행로에서 무엇보다 삼갈 것은 술과 잔치다. 한 잔의 술이 한 백성의 눈물이 될 수 있다.
하직을 마치고 임지로 향하는 길은 자기 자신과의 약속을 거듭 다지는 길이어야 한다.
사조의 예가 가볍지 않으니, 한 발 한 발 무겁게 디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