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 2026-09-30 · 읽는 시간 약 3분
손자병법 전문 번역, 자일스의 1910년 영역·주석본을 한국어로 무료로 읽기
라이오넬 자일스가 1910년에 펴낸 손자병법 영역·주석본을 한국어로 옮겼다. 13편 본문과 서론, 조조·두목·장예 등 역대 주석가 인용까지 모두 담았고 무료로 읽을 수 있다.
Pagera 편집팀
영어로 건너갔다 돌아온 손자병법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는 한국인이면 누구나 아는 말이다. 손자병법은 서점에 번역서가 넘치고, 한문 원문과 풀이를 붙인 책도 많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길로 이 고전을 만나 보자. 서양은 손자를 어떻게 읽었을까.
Pagera에 올라온 이번 번역은 한문 원전을 바로 옮긴 책이 아니다. 영국의 중국학자 라이오넬 자일스가 1910년에 펴낸 영어 번역과 주석을 한국어로 옮긴 책이다. 영어권에서 널리 읽혀 온 「The Art of War」의 1910년 판을 이제 무료로, 한국어로 읽을 수 있다.
무엇을 담은 책인가
손자병법은 모두 13편이다. 「시계(始計)」에서 전쟁 전에 무엇을 헤아려야 하는지 따지고, 「작전(作戰)」과 「모공(謀攻)」을 거쳐 군의 형세와 기세, 행군과 지형, 화공을 다룬 뒤 마지막 「용간(用間)」에서 첩자 쓰는 법으로 끝난다. 전쟁은 나라의 생사와 존망이 걸린 일이니 결코 소홀히 살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첫 편의 첫마디다.
잘 알려진 구절도 자일스를 거치면 조금 다르게 읽힌다. 자일스는 「백전불태」를 「백 번 싸워도 그 결과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옮겼고, 이번 번역도 그 해석을 따랐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두려울 것이 없다.
「위태롭지 않다」와 「두려울 것이 없다」 사이의 차이를 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재미다.
이 번역본의 특징
자일스의 서론과 주석을 모두 옮겼다. 본문 13편 앞에는 손무라는 인물과 원문의 전래, 역대 주석가, 전쟁을 옹호하는 논의까지 다룬 자일스의 긴 서론이 붙어 있다. 영어권 첫 번역이 어떻게 나왔고 자일스가 앞선 번역을 어떻게 비판했는지도 여기서 읽을 수 있다. 본문의 각 절 뒤에는 괄호로 자일스의 주석이 달려 있는데, 이것도 빠짐없이 옮겼다.
역대 주석가들의 말이 함께 실려 있다. 자일스는 주석에서 중국 역대 주석가의 풀이를 자주 끌어온다. 삼국지의 조조, 당나라 시인이기도 한 두목, 송나라의 장예와 매요신 등 열 명이 넘는 주석가가 본문 곳곳에서 말을 보탠다. 이들이 드는 옛 전투 일화 덕분에 짧은 경구가 실제 전쟁에서 어떻게 쓰였는지 볼 수 있다. 자일스가 웨이드식 로마자로 적은 인명과 지명, 책 이름은 한국 한자음으로 바꾸고 처음 나올 때 한자를 함께 적었다.
저본의 오식에는 역자 주를 달았다. 저본으로 쓴 Project Gutenberg 전자 텍스트에는 입력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보이는 오식이 몇 군데 있다. 예를 들어 쥐 두 마리가 「굴(hole)」 속에서 싸운다는 비유가 저본에는 「whole」로 적혀 있다. 이런 여섯 자리는 바른 뜻으로 옮기고, 저본에 어떻게 적혀 있는지 역자 주로 밝혀 두었다.
영어 원문과 나란히 읽기
읽기 화면에서 이중언어 모드를 켜면 자일스의 영어와 한국어 번역이 절 단위로 나란히 놓인다. 한국어로 뜻을 잡고 영어 표현을 확인하면, 병법 용어를 영어로 어떻게 말하는지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모르는 영어 단어는 탭하면 사전 풀이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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