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瓊姬)
나혜석
“아이구, 무슨 장마가 그렇게 심해요.” 하며 담배를 붙이는 뚱뚱한 마님은 오래간만에 오신 사돈 마님이다. “그러게 말이지요. 심한 장마에 아이들이 병이나 아니 났습니까. 그동안 하인도 한번 못 보냈어요.” 하며 마주앉아 담배를 붙이는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이마에 주름살이 두어 줄 보이는 마님은 이철원(李鐵原)댁 주인 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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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석
“아이구, 무슨 장마가 그렇게 심해요.” 하며 담배를 붙이는 뚱뚱한 마님은 오래간만에 오신 사돈 마님이다. “그러게 말이지요. 심한 장마에 아이들이 병이나 아니 났습니까. 그동안 하인도 한번 못 보냈어요.” 하며 마주앉아 담배를 붙이는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이마에 주름살이 두어 줄 보이는 마님은 이철원(李鐵原)댁 주인 마님
이광수
난수는 사랑스럽고 얌전하고 재조있는 처녀라. 그 종형 되는 문호는 여러 종매들을 다 사랑하는 중에도 특별히 난수를 사랑한다. 문호는 이제 십팔 세 되는 시골 어느 중등 정도 학생인 청년이나, 그는 아직 청년이라고 부르기를 싫어하고, 소년이라고 자칭한다. 그는 감정적이요, 다혈질인 재조있는 소년으로 학교 성적도 매양 일,
백신애
청년회 회관을 X X 건축하기 위하여 회원끼리 소인극(素人劇)을 하게 되었다. 문예부(文藝部)에 책임을 지고 있는 나는 이번 연극에도 물론 책임을 지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시골인 만큼 여배우(女俳優)가 끼면 인기를 많이 끌 수가 있다고들 생각한 청년회 간부들은 여자인 내가 연극에 대한 책임을 질 것 같으면 다른 여자
현진건
새침하게 흐린 품이 눈이 올 듯하더니 눈은 아니 오고 얼다가 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었다. 이날이야말로 동소문 안에서 인력거꾼 노릇을 하는 김 첨지에게는 오래간만에도 닥친 운수 좋은 날이었다. 문안에(거기도 문밖은 아니지만) 들어간답시는 앞집 마나님을 전찻길까지 모셔다 드린 것을 비롯으로 행여나 손님이 있을까 하고 정류장에
이상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육신이 흐느적흐느적하도록 피로했을 때만 정신이 은화처럼 맑소. 니코틴이 내 횟배 앓는 뱃속으로 스미면 머릿속에 으레 백지가 준비되는 법이오. 그 위에다 나는 위트와 패러독스를 바둑 포석처럼 늘어놓소. 가증할 상식의 병이오. 나는 또 여인과
Homer
PREFACE TO FIRST EDITION This translation is intended to supplement a work entitled “The Authoress of the Odyssey”, which I published in 1897. I could not give the whole “Odyss
채만식
"뭐 어디 빈자리가 있어야지." K사장은 안락의자에 푹신 파묻힌 몸을 뒤로 벌―떡 젖히며 하품을 하듯이 시원찮게 대답을 한다. 미상불 그는 두 팔을 쭉― 내뻗고 기지개라도 한 번 쓰고 싶은 것을 겨우 참는 눈치다. 이 K사장과 둥근 탁자를 사이에 두고 공손히 마주 앉아 얼굴에는 '나는 선배인 선생님을 극히 존경하고 앙모합
김명순
평양 대동강 동쪽 해안을 이 리쯤 들어가면 새마을이라는 동리가 있다. 그 동리는 그리 작지는 않다. 그리고 동리의 인물이든지 가옥이 결코 비루하지도 않으며 업은 대개 농사다. 이 동리에는 ‘범네’라 하는 꽃인가 의심할 만하게 몹시 어여쁘고 범이라는 그 이름과는 정반대로 지극히 온순한 팔구 세의 소녀가 있다. 그 소녀가 이
나혜석
발서 옛날 내가 十九[십구] 歲[세] 되엿슬 일이외다. 約婚[약혼]하엿든 愛人[애인]이 肺病[폐병]으로 死去[사거]하엿습니다. 그 내 가슴의 傷處[상처]는 甚[심]하야 一時[일시] 發狂[발광]이 되엿고 連[연]하여 神經衰弱[신경쇠약]이 漫性[만성]에 達[달]하엿섯습니다. 그해 여름 放學[방학]에 東京[동경]에서 나는
김유정
땅속 저 밑은 늘 음침하다. 고달픈 간드렛불, 맥없이 푸르끼하다. 밤과 달라서 낮엔 되우 흐릿하였다. 겉으로 황토 장벽으로 앞뒤좌우가 콕 막힌 좁직한 구뎅이. 흡사히 무덤 속같이 귀중중하다. 싸늘한 침묵, 쿠더브레한 흙내와 징그러운 냉기만이 그 속에 자욱하다. 곡괭이는 뻔질 흙을 이르집는다. 암팡스러이 내려쪼며,
岡本綺堂
秋……殊に雨などが漕々降ると、人は兎角に陰気になつて、動もすれば魔物臭い話が出る。さればこそ、七偏人は百物語を催ほして大愚大人を脅かさんと巧み、和合人の土場六先生はヅーフラ(註:オランダ渡来の、ラツパのような形状をした呼筒。半七捕物帳「ズウフラ怪談」に詳しい。)を以て和次さん等を驚かさんと企つるに至るのだ。聞く所に拠れば近来も怪談大流行、到る所に百物語式の会
김동인
싸움, 간통, 살인, 도둑, 구걸, 징역, 이 세상의 모든 비극과 활극의 근원지인, 칠성문 밖 빈민굴로 오기 전까지는, 복녀의 부처는,(사농공상의 제 이 위에 드는) 농민이었었다. 복녀는, 원래 가난은 하나마 정직한 농가에서 규칙 있게 자라난 처녀였었다. 이전 선비의 엄한 규율은 농민으로 떨어지자부터 없어졌다 하나, 그러
Shakespeare, William
In addition to the notes below, and so you will *NOT* think all the spelling errors introduced by the printers of the time have been corrected, here are the first few lines of Haml
Jack London
CHAPTER I. I scarcely know where to begin, though I sometimes facetiously place the cause of it all to Charley Furuseth’s credit. He kept a summer cottage in Mill Valley, unde
나혜석
「나는 그 잘낮다는 녀자들 부럽지 않아」 틈만나면 한운의 방에 와서 「히々[히] 허々[허]」하는 주인마누라는 오날 저녁에도 또 한운과 리긔봉과 마조 안저 아랫방에 잇는 김선생 귀에 들니라고 일부러 목소리를 크게 하여 말했다. 「왜요」 리긔봉은 주인마누라의 심사를 잘 아는터이라 또 무슨 말인가 하고 드러보기 위하야 이렇게
Fitzgerald, F. Scott
The Great Gatsby by F. Scott Fitzgerald
Austen, Jane
I suppose, however, that the majority of at least competent votes would, all things considered, be divided between Emma and the present book; and perhaps the vulgar verdict (if ind
Karl Marx
Note: The tonic system has been changed from polytonic to monotonic. The spelling of the book has not been changed otherwise. Words in italics are included in _, while bold words i
Horace Walpole
INTRODUCTION Horace Walpole was the youngest son of Sir Robert Walpole, the great statesman, who died Earl of Orford. He was born in 1717, the year in which his father resigne
Baum, L. Frank
Folklore, legends, myths and fairy tales have followed childhood through the ages, for every healthy youngster has a wholesome and instinctive love for stories fantastic, marvelous
이상
극유산호(郤遺珊瑚)— 요 다섯 자(字) 동안에 나는 두 자 이상의 오자를 범했는가 싶다. 이것은 나 스스로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워할 일이겠으나 인지가 발달해가는 면목이 실로 약여하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이 산호(珊瑚) 채찍일랑 꽉 쥐고 죽으리라. 내 폐포파립(廢袍破笠) 우에 퇴색한 망해 우에 봉황이 와 앉으리라. 나는
현진건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차중에서 생긴 일이다. 나는 나와 마주앉은 그를 매우 흥미있게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두루마기격으로 기모노를 둘렀고, 그 안에서 옥양목 저고리가 내어 보이며, 아랫도리엔 중국식 바지를 입었다. 그것은 그네들이 흔히 입는 유지 모양으로 번질번질한 암갈색 피륙으로 지은 것이었다. 그리고 발은 감발을
이상
어서, 차라리 어두워버리기나 했으면 좋겠는데─벽촌의 여름날은 지리해서 죽겠을 만치 길다. 동에 팔봉산. 곡선은 왜 저리도 굴곡이 없이 단조로운고? 서를 보아도 벌판, 남을 보아도 벌판, 북을 보아도 벌판, 아─이 벌판은 어쩌라고 이렇게 한이 없이 늘어 놓였을꼬? 어쩌자고 저렇게까지 똑같이 초록색 하나로 돼먹었노? 농가가
H. G. Wells
I. Introduction The Time Traveller (for so it will be convenient to speak of him) was expounding a recondite matter to us. His pale grey eyes shone and twinkled, and his 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