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7 — October 2026
운수 좋은 날 표지

운수 좋은 날

현진건 · 한국어

1924년 6월 『개벽』에 발표된 현진건의 단편소설. 1920년대 식민기 서울 인력거꾼 김첨지의 일진 좋은 하루 — 종일 손님이 끊이지 않고 큰돈을 벌지만, 집에 돌아가니 종일 그를 기다리던 아내가 죽어 있다. 한국 사실주의 단편의 정수, 「설렁탕을 사다놓았는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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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ra 서평

1924년 6월 『개벽』에 발표된 현진건의 단편소설. 1920년대 식민기 서울 인력거꾼 김첨지의 일진 좋은 하루 — 종일 손님이 끊이지 않고 큰돈을 벌지만, 집에 돌아가니 종일 그를 기다리던 아내가 죽어 있다. 한국 사실주의 단편의 정수, 「설렁탕을 사다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결구는 한국 문학사 가장 유명한 결구 중 하나.

작품 길잡이

동소문 안에서 인력거를 끄는 김 첨지가 겨울비 내리는 하루 동안 손님을 잇달아 태우며 뜻밖의 큰돈을 버는 이야기다. 돈이 들어올수록 그는 기뻐하면서도, 앓아누운 아내를 두고 나온 일이 자꾸 마음에 걸린다.

발표
1924년 6월, 『개벽』 제48호
갈래
단편소설
시점
3인칭. 서술자가 이야기 밖에서 김 첨지의 속마음까지 들려준다
배경
1920년대 서울, 겨울비 내리는 어느 하루. 동소문 안, 남대문 정거장, 선술집, 김 첨지의 셋방

시대 배경

1920년대 서울이 무대다. 전찻길과 기차역이 들어선 도시였지만, 김 첨지 같은 인력거꾼은 열흘 가까이 돈 구경을 못 하는 날도 있었다. 작품이 실린 『개벽』은 천도교 계열의 월간 잡지다. 현진건은 이 작품에 이르러 지식인을 주인공으로 한 자전적 소설에서 벗어나 가난한 민중의 삶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등장인물

  • 김 첨지 · 동소문 안에 사는 인력거꾼. 입이 거칠어 아내에게 욕을 달고 살지만, 아내가 먹고 싶다던 설렁탕은 늘 마음에 두고 있다.
  • 김 첨지의 아내 · 달포 넘게 기침을 하며 앓아누워 있다. 사흘 전부터 설렁탕 국물이 먹고 싶다고 했고, 이날 아침에는 남편에게 나가지 말라고 붙잡는다.
  • 개똥이 · 김 첨지 부부의 세 살 난 아이. 앓는 엄마 곁에서 배고파 보챈다.
  • 치삼 · 김 첨지의 친구. 살찐 몸집과 달리 말씨가 부드럽다. 길가 선술집 앞에서 김 첨지와 마주친다.
  • 학생 손님 · 동광학교 학생. 방학을 맞아 고향에 가려는 듯 남대문 정거장까지 태워 달라며 김 첨지를 불러 세운다.

낱말 풀이

동소문
한양 도성 북동쪽의 작은 문. 혜화문이라고도 한다. (東小門. 일제강점기에 헐렸다가 1994년에 복원되었다.)
인력거꾼
사람을 태운 두 바퀴 수레(인력거)를 끄는 일을 하는 사람.
첨지
나이 든 남자를 낮추어 부르는 말. (僉知. 본래 조선 시대 무관 벼슬 이름이다.)
문안
사대문 안. 옛 도성의 안쪽을 가리킨다.
댓바람
아주 이른 시간. '아침 댓바람에'는 아침 일찍부터라는 뜻.
백통화
백통(구리와 니켈의 합금)으로 만든 돈.
모주
술을 거르고 남은 재강에 물을 타서 걸러 낸 막걸리. (母酒)
달포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
오라질
'오라(죄인을 묶던 줄)에 묶여 갈'이라는 뜻의 욕. (김 첨지가 아내에게 입버릇처럼 쓰는 말이다.)
남대문 정거장
지금의 서울역이 있는 곳에 있던 기차역. (이 역은 1920년대에 경성역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우장
비를 맞지 않으려고 차려입는 것. 우산, 도롱이 따위. (雨裝)
시오 리
십오 리. 6km 가까운 거리. (1리는 약 0.393km다.)
선술집
술청 앞에 선 채로 간단히 술을 마시는 술집.
곱배기
두 그릇 몫을 한 그릇에 담은 분량. (오늘날 표준어는 '곱빼기'다. 여기서는 막걸리를 두 잔 몫 담은 잔이다.)
행랑방
대문간에 붙어 있는 방. (김 첨지는 안채와 뚝 떨어진 이런 방 한 칸을 세 들어 산다.)

생각해 볼 거리

  1. 제목 「운수 좋은 날」은 결말과 어떻게 어긋나는가? 김 첨지에게 이날은 정말 운수 좋은 날이었을까?
  2. 김 첨지는 아내에게 욕을 퍼부으면서도 끝내 설렁탕을 사 들고 집에 간다. 거친 말과 행동이 서로 다른 까닭은 무엇일까?
  3. 돈을 벌수록 김 첨지는 집에 가까워지기를 두려워하고, 선술집에서 시간을 끈다(c1-p032~c1-p039). 그는 무엇을 미루고 싶었을까?
  4. 선술집에서 김 첨지는 "우리 마누라가 죽었다네."라고 했다가 곧 거짓말이라며 웃는다. 이 장면은 마지막 장면과 어떻게 이어지는가?
  5. 첫 문단의 '얼다가 만 비'와 선술집을 나설 때의 '궂은 비'는 작품의 분위기를 만드는 데 어떤 구실을 하는가?

참고한 자료: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운수 좋은 날」 · 위키문헌 「운수 좋은 날」(본문 저본)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낱말 풀이) · 국립국어원 우리말샘(낱말 풀이) · 2026-10-11 작성

저자

현진건

현진건(玄鎭健, 1900~1943, 호 빙허(憑虛)). 한국 1920~30년대 사실주의 단편 거장. 대구 출생, 도쿄 세이세이중학·상하이 후장대학 수학. 1920년 《개벽》 「희생화」로 등단. 「빈처」(1921) 「술 권하는 사회」(1921) 「운수 좋은 날」(1924) 「불」(1925) 「고향」(1922) 「B사감과 러브레터」(1925) 등 식민지 조선의 빈민·여성·민족 비극을 응축된 사실주의 단편으로 그렸다. 동아일보 사회부장 재직 중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일장기 말소사건으로 투옥. 1943년 결핵으로 사망. 한국 사실주의 단편의 가장 정련된 형식 완성자.

자주 묻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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