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7 — October 2026
경희(瓊姬) 표지

경희(瓊姬)

나혜석 · 한국어

나혜석(1896~1948)의 1918년 단편소설. 한국 페미니즘 문학의 효시. 일본 유학생 경희가 가족·사회의 가부장적 인습과 자기 의지 사이에서 겪는 내면 갈등을 그렸다. 한국 최초 여성 서양화가이자 신여성 3대 작가(김명순·김일엽·나혜석) 한 사람이 박은 한국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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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ra 서평

나혜석(1896~1948)의 1918년 단편소설. 한국 페미니즘 문학의 효시. 일본 유학생 경희가 가족·사회의 가부장적 인습과 자기 의지 사이에서 겪는 내면 갈등을 그렸다. 한국 최초 여성 서양화가이자 신여성 3대 작가(김명순·김일엽·나혜석) 한 사람이 박은 한국 여성 자아 의식의 출발점.

작품 길잡이

일본에 유학 중인 경희가 여름방학을 맞아 집에 와 지내는 며칠을 그린다. 집안 어른들은 '어서 시집을 가거라. 공부는 해서 무엇하니.' 같은 말을 되풀이하고 아버지는 혼처까지 정해 오는데, 경희는 그 앞에서 자기가 갈 길을 고민한다.

발표
1918년 3월, 『여자계』 제2호
갈래
단편소설
시점
3인칭. 서술자가 경희뿐 아니라 어머니, 사돈 마님, 시월이의 속마음도 들려준다
배경
발표 무렵인 1910년대, 군수를 지낸 아버지를 둔 넉넉한 집안. 장마가 심했던 여름의 방학
구성
4장

시대 배경

경희는 일본에 유학 중인 여학생인데, 사돈 마님, 할머니, 이모님 같은 어른들은 만날 때마다 시집 이야기를 꺼내며 여자가 공부는 해서 무엇 하느냐고 묻는다. 떡장수는 여기저기서 들은 여학생 험담을 옮긴다. 이런 말에서 여학생을 바라보던 당시의 시선을 읽을 수 있다. 나혜석은 도쿄 여자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한 유학생이었고, 도쿄의 조선 여자 유학생들이 펴낸 잡지 『여자계』의 편집부원으로도 일했다. 이 작품도 그 잡지에 실렸다.

등장인물

  • 경희 · 일본에 유학 중인 열아홉 살 여학생. 방학에 집에 와서도 바느질, 김치 담그기, 다락 청소를 쉬지 않고 한다.
  • 이철원 · 경희의 아버지. 철원 군수를 지낸 적이 있다. 재산 많은 김 판사 댁 맏아들과 경희를 혼인시키려 한다.
  • 김 부인 · 경희의 어머니. 딸을 대견해하면서도, 딸이 왜 일본까지 가서 공부하는지는 처음에 잘 알지 못했다.
  • 사돈 마님 · 경희 언니의 시어머니. 여학생은 바느질도 할 줄 모른다고 여기고, 여학생 흉을 들으면 부풀려 옮긴다.
  • 시월이 · 경희 집에서 빨래와 부엌일을 하는 하녀. 경희와 사이가 좋다.
  • 수남 어머니 · 일찍 남편을 잃고 유복자 수남이를 키운 과부. 며느리 때문에 속을 끓이며 이 집에 자주 들른다.

낱말 풀이

사돈 마님
1장
사돈집 부인을 높여 부르는 말. 여기서는 경희 언니의 시어머니.
오라버니댁
1장
오빠의 아내를 높여 이르는 말.
속적삼
1장
저고리나 적삼 속에 받쳐 입는 적삼. (본문의 '양복 속적삼'은 양복 안에 받쳐 입는 옷이다.)
활동사진
1장
'영화'의 옛말. 초기의 무성 영화를 이르기도 한다. (活動寫眞)
군주사
1장
군청에서 사무를 맡아보던 관리. (郡主事)
시앗
1장
남편의 첩.
수부다남
1장
오래 살고, 재산이 넉넉하고, 아들을 많이 둠. (壽富多男. 사전에는 '수부다남자'로 올라 있다.)
내외시키던
1장
남녀가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피하게 하던. 딸을 집 안에만 두던. ('내외하다'에 '-시키다'가 붙은 '내외시키다'의 활용형)
개피떡
2장
얇게 민 떡에 소를 넣고 반달 모양으로 찍어 만든 떡.
유복자
2장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에 태어난 자식. (遺腹子)
폐백
2장
신부가 처음 시부모를 뵐 때 큰절하며 올리는 예물. (幣帛)
소제
3장
쓸고 닦아 깨끗하게 함. 청소. (掃除)
삼종지도
4장
여자는 아버지, 남편, 아들을 차례로 따라야 한다던 옛 도리. (三從之道)
십삼 관
4장
열세 관. 1관은 3.75kg이라 약 49kg이다. (貫. 무게 단위)
안자
4장
공자의 제자 안회를 높여 이르는 말. (顔子. 경희가 인용한 구절은 『논어』에서 공자가 안회를 칭찬한 말과 공자 자신의 말을 섞은 것이다.)

생각해 볼 거리

  1. 사돈 마님, 떡장수, 아버지는 여학생을 어떻게 보는가? 경희는 그런 시선에 말로 맞서는가, 행동으로 맞서는가?
  2. 김 부인은 재봉틀 회사 감독이 찾아와 졸업하면 회사 일을 맡아 달라며 월급 이야기를 한 뒤로 생각이 바뀐다(c1-p052~c1-p053). 공부의 값어치를 '존대'와 '월급'으로 헤아리는 어머니의 생각은 경희의 생각과 같은가?
  3. 다락 청소가 '기계적'인 데서 '건조적(建造的)이고 응용적'인 것으로 바뀌었다는 대목(c3-p020)은 경희가 일본에서 무엇을 배웠다고 말하는가? 여기서 '건조적'은 '메마르다'는 뜻이 아니라 '새로 짜 세운다'는 뜻이다.
  4. 4장에서 경희는 '두 길' 앞에서 흔들린다. 경희를 다시 일으켜 세운 생각은 무엇인가? "경희도 사람이다. 그 다음에는 여자다."(c4-p023)의 순서에 주목해 보자.
  5. 경희의 결심이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작품은 말하지 않는다. 작가는 왜 기도 장면에서 이야기를 끝냈을까?

참고한 자료: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나혜석」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여자계」(제2호 발행 연월, 편집진) · 위키문헌 「경희」(본문 저본, 출전 『여자계』 1918.3) · 위키백과 「나혜석」(『여자계』 제2호 게재)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낱말 풀이) · 국립국어원 우리말샘(낱말 풀이) · 2026-10-11 작성

저자

나혜석

나혜석(羅蕙錫, 호 정월 晶月, 1896~1948). 경기 수원 출생.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소설가이며 여성해방론자. 도쿄여자미술학교를 졸업하고 1918년 소설 「경희」를 발표했으며 1921년 조선 최초의 여성 개인 유화전을 열었다. 1934년 《삼천리》에 「이혼고백서」를 실어 조선 사회의 이중 잣대를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가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후 생활이 무너져 1948년 서울 시립병원에서 무연고자로 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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