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화 · 한국어
이상화(1901~1943)가 1923년 9월 동인지 《백조(白潮)》 3호(종간호)에 발표한 한국 낭만주의 시 정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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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ra 서평
이상화(1901~1943)가 1923년 9월 동인지 《백조(白潮)》 3호(종간호)에 발표한 한국 낭만주의 시 정수입니다. 「마돈나, 지금은 밤도, 모든 목거지에 다니노라 피곤하여 돌아가려는도다」 첫 행으로 시작해 「마돈나, 별들의 웃음도 흐려지려 하고, 어두운 밤 물결도 잦아지려는도다」 결구로 닫히는 12연 시는, 「마돈나」 호명 12회 anaphora로 한국 시에서 가장 격렬한 호명 격조를 자리 잡았습니다. 「수밀도(水蜜桃)」 「양털 같은 바람결」 「부활(復活)의 동굴(洞窟)」 같은 관능과 종교가 한 자리에서 만나는 비유는, 1920년대 한국 낭만주의 백조파의 정수를 압축한 자리입니다. 1926년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저항시로 옮겨가기 전, 이상화의 백조 동인 청춘 데카당 시기 가장 깊은 자기 응시 작품으로 기록됩니다. 백조 동인 라인(홍사용, 박종화, 박영희, 나도향, 이상화)의 종간호 표제격 정수입니다.
저자
이상화
이상화(李相和, 1901~1943). 대구 출생. 1922년 동인지 《백조》 창간에 참여해 「나의 침실로」로 이름을 알렸고, 초기의 낭만적 탐미에서 식민지 현실을 정면으로 다루는 저항시로 옮겨갔다. 1926년 《개벽》에 발표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국권을 잃은 땅의 봄을 묻는 물음으로 한국 저항시의 대표작이 되었다. 이후 교직과 신문사 일을 하다 1943년 위암으로 별세했다.
이상화 · 한국어
이상화(1901~1943)가 1923년 9월 동인지 《백조(白潮)》 3호(종간호)에 발표한 한국 낭만주의 시 정수입니다.
전문
원문 (한국어)
『가장 아름답고 오랜 것은 오직 꿈 속에만 있어라』, 『내 말』
「마돈나」 지금은 밤도, 모든 목거지에 다니노라 피곤하여 돌아가려는도다,
아, 너도, 먼동이 트기 전으로, 수밀도(水蜜桃)의 네 가슴에, 이슬이 맺도록 달려오너라.
「마돈나」 오려무나, 네 집에서 눈으로 유전(遺傳)하던 진주(眞珠)는, 다 두고 몸만 오너라,
빨리 가자, 우리는 밝음이 오면, 어디인지도 모르게 숨는 두 별이어라.
「마돈나」 구석지고도 어두운 마음의 거리에서, 나는 두려워 떨며 기다리노라,
아, 어느덧 첫닭이 울고 뭇 개가 짖도다, 나의 아씨여, 너도 듣느냐.
「마돈나」 지난 밤이 새도록, 내 손수 닦아 둔 침실(寢室)로 가자, 침실(寢室)로!
낡은 달은 빠지려는데, 내 귀가 듣는 발자국, 오, 너의 것이냐?
「마돈나」 짧은 심지를 더우잡고, 눈물도 없이 하소연하는 내 맘의 촉(燭)불을 보아라,
양(羊)털 같은 바람결에도 질식(窒息)이 되어, 얄푸른 연기로 꺼지려는도다.
「마돈나」 오너라 가자, 앞산 그림자가, 도깨비처럼, 발도 없이 이곳 가까이 오도다,
아, 행여나 누가 볼는지, 가슴이 뛰누나, 나의 아씨여, 너를 부른다.
「마돈나」 날이 새련다, 빨리 오려무나, 사원(寺院)의 쇠북이, 우리를 비웃기 전에,
네 손이 내 목을 안아라, 우리도 이 밤과 같이, 오랜 나라로 가고 말자.
「마돈나」 뉘우침과 두려움의 외나무다리 건너 있는 내 침실(寢室), 열 이도 없느니!
아, 바람이 불도다, 그와 같이 가볍게 오려무나, 나의 아씨여, 네가 오느냐?
「마돈나」 가엾어라, 나는 미치고 말았는가, 없는 소리를 내 귀가 들음은,
내 몸에 피란 피, 가슴의 샘이 말라 버린 듯, 마음과 몸이 타려는도다.
「마돈나」 언젠들 안 갈 수 있으랴, 갈 테면, 우리가 가자, 끌려가지 말고!
너는 내 말을 믿는 「마돈나」, 내 침실(寢室)이 부활(復活)의 동굴(洞窟)임을 네야 알련만…….
「마돈나」 밤이 주는 꿈, 우리가 얽는 꿈, 사람이 안고 뒹구는 목숨의 꿈이 다르지 않으니,
아, 어린애 가슴처럼 세월(歲月) 모르는 나의 침실(寢室)로 가자, 아름답고 오랜 거기로.
「마돈나」 별들의 웃음도 흐려지려 하고, 어두운 밤 물결도 잦아지려는도다,
아, 안개가 사라지기 전으로, 네가 와야지, 나의 아씨여, 너를 부른다.
『비음(緋音) 가운데서』
Pagera 서평
이상화(1901~1943)가 1923년 9월 동인지 《백조(白潮)》 3호(종간호)에 발표한 한국 낭만주의 시 정수입니다. 「마돈나, 지금은 밤도, 모든 목거지에 다니노라 피곤하여 돌아가려는도다」 첫 행으로 시작해 「마돈나, 별들의 웃음도 흐려지려 하고, 어두운 밤 물결도 잦아지려는도다」 결구로 닫히는 12연 시는, 「마돈나」 호명 12회 anaphora로 한국 시에서 가장 격렬한 호명 격조를 자리 잡았습니다. 「수밀도(水蜜桃)」 「양털 같은 바람결」 「부활(復活)의 동굴(洞窟)」 같은 관능과 종교가 한 자리에서 만나는 비유는, 1920년대 한국 낭만주의 백조파의 정수를 압축한 자리입니다. 1926년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저항시로 옮겨가기 전, 이상화의 백조 동인 청춘 데카당 시기 가장 깊은 자기 응시 작품으로 기록됩니다. 백조 동인 라인(홍사용, 박종화, 박영희, 나도향, 이상화)의 종간호 표제격 정수입니다.
저자
이상화(李相和, 1901~1943). 대구 출생. 1922년 동인지 《백조》 창간에 참여해 「나의 침실로」로 이름을 알렸고, 초기의 낭만적 탐미에서 식민지 현실을 정면으로 다루는 저항시로 옮겨갔다. 1926년 《개벽》에 발표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국권을 잃은 땅의 봄을 묻는 물음으로 한국 저항시의 대표작이 되었다. 이후 교직과 신문사 일을 하다 1943년 위암으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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